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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건평씨, 구속집행 정지로 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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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규진)는 23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신청을 받아들여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67)씨의 구속집행을 6일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건평씨는 이날 오후 5시4분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짙게 선팅된 흰색 쏘나타 차량을 타고 나왔다. 서울구치소의 한 교도관은 “TV 시청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건평씨는 접견인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전해들은 것 같다”며 “(건평씨가) 말없이 눈물만 주룩주룩 흘리는 모습을 내가 직접 봤다”고 전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법원은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구속된 피고인의 주거를 제한해 구속집행을 정지할 수 있다. 건평씨의 주거지는 집과 노 전 대통령의 빈소, 장지로 제한했다. 건평씨는 29일 오후 5시 다시 서울구치소로 돌아가야 한다. 건평씨는 지난해 12월 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 수감됐고 이달 14일 1심에서 징역 4년, 추징금 5억7000여만원을 선고받았다.

건평씨와 같은 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연차(64) 전 태광실업 회장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듣고 이날 오후 1시로 예정된 가족 면회를 거부했다. 박 전 회장의 변호인인 박찬종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심경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이자 후원자인 강금원(57) 창신섬유 회장은 교도소 안에서 서럽게 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대전교도소에서 강 회장을 접견한 임정수 변호사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강 회장이 운동 도중 누군가로부터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들은 것 같다. 강 회장은 초췌한 모습으로 20분 동안의 접견시간 내내 펑펑 울었다”고 전했다. 강 회장은 “그 분(노 전 대통령)은 돈 욕심도 없고 자존심만으로 살아왔는데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선택을 했겠느냐. 평생 동지로 살아가기로 약속했는데 왜 죽느냐”라고 말했다고 임 변호사는 전했다. 이어 “옆에서 지켜주지 못해 안타까울 뿐이다. 이런 세상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임 변호사는 “강 회장이 하루라도 빨리 문상을 가고 싶어한다”며 “최근 신청한 구속집행 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부산 창신섬유와 충북 충주 시그너스 골프장의 회사 돈 305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최근 “뇌종양을 앓고 있다”며 법원에 보석·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법원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사실 조회를 의뢰해 놓은 상태다.

최선욱·박유미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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