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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한 경호과장 “이상한 행동 보여 잡으려 했지만 이미 뛰어내려”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경남지방경찰청은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직후 이운우(사진) 경남지방경찰청장을 본부장으로, 이노구 경남경찰청 수사과장과 김정규 김해 서부서장을 부본부장으로 하는 94명의 수사본부를 구성했다. 본부는 봉하마을 관할 경찰서인 김해 서부경찰서에 설치했다.

경찰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노 전 대통령의 시신에 대해 부검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노 전 대통령이 투신했을 당시 수행했던 청와대 소속 이병춘 경호과장을 상대로 경위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경남경찰청과 김해 서부경찰서 수사관 5~6명은 이날 오후 4시30분쯤부터 김해 봉하마을의 사저 경호동 건물에서 이 경호과장에게 노 전 대통령의 사저 출발과 등산·투신 경위 등을 물었다. 사고 당시 경호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조사했다. 이 경호과장은 이날 오전 노 전 대통령과 함께 봉화산에 등반했으며, 투신하기 직전까지 함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다. 이 경호과장은 “노 전 대통령이 이상한 행동을 보여 조심했으나 1~2m 떨어져 있었다”며 “잡으려 했으나 이미 절벽 아래로 뛰어내려 어쩔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한 사저 뒤편 봉화산 부엉이바위 주변에서 왼발 등산화 한 쪽과 피가 묻은 상의를 수거해 감식했다. 또 다른 유류품을 찾기 위해 경찰 20여 명을 투입해 사고 현장에 대한 수색작업도 벌였다. 경찰은 부엉이 바위 주변의 현장을 보존하는 한편 주변 등산로에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노 전 대통령의 유서를 최초로 발견한 사저 비서관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사저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이 오전 5시10~21분 아래한글 워드 프로세서로 작성한 유서가 컴퓨터 바탕화면에 떠 있던 것을 출력,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정재성 변호사에게 연락했다. 경찰은 정 변호사가 갖고 있던 유서 출력본을 입수해 언론에 공개했다.

또 다른 유서 여부 조사
일부 언론은 노 전 대통령이 또 다른 유서를 남겼다고 이날 보도했다. 공개된 유서에는 포함돼 있지 않은 내용이다. 그러나 경찰은 “공개된 유서의 내용 이외에 다른 내용이나 제2의 유서는 없다”고 밝혔다. 언론의 보도처럼 제2의 유서가 있는지에 대한 확인 작업에 착수했다. 보도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사는 것이 힘들고 감옥 같다. 나름대로 국정을 위해 열정을 다했는데 국정이 잘못됐다고 비판 받아 정말 괴로웠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나를 마치 국정을 잘못 운영한 것처럼 비판하고 지인들에게 돈을 갈취하고, 부정부패를 한 것처럼 비쳐지고, 가족 동료, 지인들까지 감옥에서 외로운 생활을 하게 하고 있어 외롭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 “아들 딸과 지지자들에게도 정말 미안하다”며 “퇴임후 농촌 마을에 돌아와 여생을 보내려고 했는데 잘 되지 않아 참으로 유감이다”고 말했다. 유서는 끝으로 “돈 문제에 대한 비판이 나오지만 이 부분은 깨끗했다”며 “나름대로 깨끗한 대통령이라고 자부 했는데 나에 대한 평가는 먼 훗날 역사가 밝혀줄 것”이라고 적혀 있다고 한다.

바위에 머리 부딪쳐 서거
이운우 경남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사건 개요를 브리핑하면서 “노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6시40분 봉하마을 사저에서 500m 떨어진 봉화산 내 높이 30m 규모 부엉이바위에서 투신해 서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밝힌 노 전 대통령의 사인은 ‘두부에 외상으로 인한 골절’. 지면에서 30m 이상 높이에 있는 바위에서 떨어진 노 전 대통령의 머리가 바위에 부딪친 것이 서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늑골골절, 척추와 우측 발목에 다발성 골절이 확인됐으나 추락으로 인해 생긴 상처로 경찰은 추정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노 전 대통령이 경호관을 밀치고 뛰어내렸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경남청장은 “확인된 바 없다”고 짧게 답했다. ‘경호관이 왜 자살 시도를 막지 못했는지를 조사했느냐’는 질문에는 “필요한 사항에 대해 모두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봉하마을 사저에 폴리스 라인을 설치하고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했다.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을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봉하마을로 옮기는 과정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요 길목에 경찰을 배치했다. 장례 일정이 결정되면 전직 대통령의 예우에 맡는 경호·경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담당하고 있는 창원지검은 이날 정오쯤 검사와 수사관 등 수사팀을 봉하마을로 급파, 노 전 대통령이 부엉이바위에서 투신하게 된 경위를 확인했다.

부산=이기원황선윤 기자 eyo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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