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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한민국 16대 대통령의 충격적인 서거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대한민국 16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逝去)했다.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현직 대통령의 피살·망명·귀양·투옥으로 점철된 한국 현대사에서도 이런 비극은 없었다. 세계 현대사에서도 사례가 거의 없다. 한국인에겐 형용하기 어려운 비통한 충격이며 세계인에게도 슬프고 놀라운 사건이다. 노 전 대통령은 국민의 위임을 받아 5년 동안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안녕을 책임진 국가원수였다. 우리는 그의 공과를 떠나 진심으로 그가 영원한 안식을 찾기를 바란다. 그리고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에게 가슴 밑바닥에서 차오르는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가난하고 힘없고 배운 게 별로 없는 이들에게 노무현은 용기를 주는 성공 사례였다. 그는 경남의 오지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돈이 없어 상고밖에 나오질 못했다. 그렇지만 그는 각고의 노력으로 판사가 됐다. 그는 법원을 떠나 평범한 변호사로 시작했지만 나중엔 시절의 대부분을 학생·노동자를 위한 인권운동에 힘썼다.

그런 축적으로 야당 국회의원이 됐다. 낙선해서도 그는 지역감정과 싸워보겠다며 고집스레 불리한 곳에 출마했다. 그는 나름대로 일관성을 추구했고 권위주의를 거부했으며, 서민형 언행을 고수했다. 노무현은 그래서 귀족형으로 분류됐던 야당 후보를 꺾고 대통령이 됐다. 대통령이 돼서도 그는 계속해서 형식적인 권위주의를 거부했다. 말투가 거칠었지만 그는 서민을 옹호했고, 사회가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창했다. 그의 재임 시절 정경유착이 크게 줄고 돈 선거도 많이 개선됐다. 노무현 개혁은 일정 부분 자취를 남겼다.

노무현 정부 5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권위주의 타파를 가장 큰 업적으로 꼽지만 오히려 미숙한 언행으로 대통령과 국가의 권위를 많이 훼손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국과 국가 정체성이 도전을 받았다는 비판도 따랐다. 파격적인 언행은 급기야 탄핵 소추까지 당했다. 국민이 모르는 사이 재임 중 가족·친지·측근의 비리가 진행돼 퇴임 후 검찰 수사를 받기에 이르렀다.

공과를 남기고, 영욕을 안은 채 노 전 대통령은 떠났다. 전직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충격을 딛고 한국 사회는 냉철하게 할 일을 하면서 전진해야 한다. 그가 서거하기 전 지지자들은 노 전 대통령이 결백하며 검찰이 무리하게 유죄를 예단한다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에 무리한 부분이 없었는지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 그렇다고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이 사건 전체에 성급한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 검찰은 차분하고 냉정하게 박연차 수사의 남은 부분을 마무리해야 한다. ‘살아 있는 권력’과 관련된 부분도 균형 있게 다뤄야 한다.

어느 누구도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해선 안 된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전 정권에 대한 탄압으로 몰아가거나 비극적인 죽음을 정쟁의 도구로 삼으려고 하는 건 역사의 건전한 진행에 반(反)하는 것이다. 떠난 전직 대통령이 바라는 국민 화합과도 어긋난다. 가뜩이나 강경 노조와 일부 운동권 세력의 ‘6월 투쟁’을 앞두고 있어 국민의 걱정이 작지 않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서 사회는 엄정한 교훈을 찾아야 한다. 대통령의 통치가 얼마나 냉혹한 역사의 평가를 받는지, 대통령의 가족·친인척·측근은 권력과 돈의 유혹으로부터 얼마나 냉정해야 하는지 현 정권은 깊이 느껴야 한다. 우리 역사에서 대통령들은 대부분 아름답지 못한 뒷모습을 보였다. 측근에게 시해되거나 재직 중 비리로 법의 심판을 받았다. 가족들의 부패로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는 일을 반복했다.

전임 대통령을 심판한 대통령이 또다시 그 전철을 걸었다. 또다시 이런 비극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다시 한번 노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이 용기를 내어 그의 열정과 유지를 받들어 나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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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