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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책임 중요하지만 생존이 먼저”

Q.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기업이 사회적으로 책임을 진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정말 필요한 건가요, 아니면 배부른 소리에 불과한 건가요?
(불가리아 산단스키에서 트리폰 마놀로프)

A.시절이 좋든 나쁘든 기업은 반드시 사회적 책임을 집니다. 그것은 기업의 숙명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상당히 힘든 상황입니다. 뭐니 뭐니 해도 기업은 사업을 잘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어떤 이들은 이게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고 여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합니다. 경영을 잘하는 기업이 일자리도 만들고 세금도 내며 경제를 성장시킵니다. 다시 말해 기업이 잘 굴러 가야 사회적 책임도 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업의 제일 사명은 이익 추구인 것이죠. 일단 그게 이뤄져야 다른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우리의 이런 생각을 비판하기 전에 당신이 먼저 알아야 할 게 있습니다. 우리도 자선 사업이나 기부 활동을 외면하고, 경기가 좋을 때만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 곧 CSR도 달라진 경제 환경에 따라 변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CSR이 배부른 소리 취급을 받아서도 안 되지만 경영자는 회사와 직원들을 위해 어느 수준까지 CSR을 해야 할지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CSR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됩니다. 첫째, 돈이나 물건·서비스 등을 학교나 노숙자 시설, 병원 등에 기부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둘째, 회사 직원들이 학생들의 멘토가 되거나 자원봉사를 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업이 CSR 개념에 입각해 물건을 만들고 서비스 전략을 세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친환경 정책에 초점을 맞춰 회사를 경영하고 환경을 고려해 제품을 생산하는 것입니다.

경기가 좋을 때야 대부분의 기업이 최소 두 가지 측면 이상에서 CSR을 시행합니다. CSR은 도덕적으로 옳을 뿐 아니라 직원들을 채용할 때나 직원들의 회사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업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익은 줄고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줄여야 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어떨까요. 기부 활동은 위축되기 마련입니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 현금 흐름은 기업의 생존에 치명적입니다. 적은 돈을 여러 곳에 균등하게 나눠 주거나, 기부 단체를 줄여 돈을 몰아줄 수 있습니다.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후자가 더 낫습니다. 기부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죠.

직원들이 봉사 활동을 통해 CSR을 하는 것은 어떨까요. 직원들의 참여가 원활하도록 교통편을 제공하고 시간적 여유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그러나 설령 직원들이 봉사 활동에 전처럼 적극적이지 않더라도 이해해야 합니다. 회사 업무만으로도 피곤할 텐데 봉사 활동까지 강제할 수 없습니다.

CSR 개념에 입각에 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생각해 봅시다. 예를 들어 기름값이 갤런당 4달러라고 합시다. 도요타 프리우스(하이브리드카)를 살 만합니다. 그런데 기름값이 갤런당 2달러로 떨어졌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생활에 여유가 있다면 돈을 더 주고서라도 프리우스를 살 겁니다. 그러나 은행 계좌가 바닥을 드러내는 마당에 프리우스를 사기는 어렵습니다.

이게 바로 우리가 강조하고 싶은 점입니다. 기업 경영에 CSR을 전략적으로 도입하기가 어느 때보다 어려워졌습니다. 소비자는 점점 더 가격에 민감해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해서 지갑을 열지는 않습니다. 얼마나 경제적인가가 결정적 요인이 됐죠. 이게 ‘사회적 책임’을 다한 제품이 끝났다는 걸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물건을 팔 때 가격이란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CSR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불황기에도 기업은 사회적으로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다만 지금은 기업이 생존을 고민할 때라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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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