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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생각하고 대출 이자 아끼고 … 녹색 펀드 올인은 곤란

색깔에도 감정이 있다. 녹색(그린)은 노랑과 파랑, 곧 따뜻한 색과 차가운 색의 중간에 있다. 무지개(빨주노초파남보)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된다. 녹색은 자연을 상징한다. 마음을 평온하게 해 주기도 한다. 색채심리학에서 녹색을 즐겨 사용하는 아이는 능동성과 수동성의 중간, 즉 중용의 상태에 있다고 여겨진다. 외향성과 내향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거나 두 성향을 잘 조화시킨다는 평가를 듣는다.

각종 제품에 녹색은 단골로 쓰인다. 긍정적 이미지 때문이다. 특히 ‘자연’과 결합된 상품이 그렇다. ‘초록매실’은 녹색으로 병을 디자인해 자연을 마신다는 의미를 덧씌웠다. ‘참이슬’은 병을 녹색 대나무 한 그루가 식탁에 올려진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어졌다. 아기공룡 ‘둘리’는 자연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공룡 피부색과는 전혀 관계없는 녹색으로 몸을 칠했다.

주로 유형의 물건에만 쓰이던 녹색이 최근에는 금융상품의 테마로 부상했다. 이명박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녹색 성장’에 보조를 맞춰 금융회사들이 이와 관련한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친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예금·대출·보험에 랩까지
녹색 관련 금융상품은 전방위적이다. 그 가운데서도 은행권이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녹색 관련 예·적금은 물론, 대출 상품도 내놓았다.

국민은행은 2월 은행장을 단장으로, 연구소장을 부단장으로하는 ‘녹색금융경영추진단’을 발족했다. 부서별로 추진하던 녹색 관련 업무를 통합했다. 친환경 상품 제조 기업에 연 0.3%포인트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사업자 우대적금’을 내놓았다. 국민은행과 은행 거래를 하는 기업엔 최고 0.7%포인트까지 금리를 더 얹어준다.

신한은행은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뽑고 불필요한 조명등은 끄고 적정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겠다고 서약하면 이자를 더 준다. 3년짜리 적금에 가입하면 현재 연 2.8%의 이자를 받지만 서약서를 작성하면 연 4%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은행권 적금 상품 가운데서 최고 수준이다. 기업·우리은행 등에서 판매하는 녹색 관련 예금에 가입하면 은행의 판매 수익 일부를 녹색 관련 사업에 기부할 수 있다. 일반 금융상품과 비슷한 수익을 거두면서도 공익을 위해 기여할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대출 상품도 있다. 주로 녹색 관련 사업을 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상품이다. 보증 없이 최대 3억원까지 시설 자금을 추가 대출해 주고 대출 금리도 깎아 준다. 신용장 개설 때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곳도 있다. 다만 이런 혜택을 받자면 정부 기관으로부터 기술력을 인증받았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하나은행은 개인을 대상으로 한 녹색 대출 상품을 내놨다. 경차나 저공해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청구서를 e-메일로 받으며, 전기·가스·수도 사용량이 전달보다 10% 이상 줄었다는 걸 입증하면 대출 금리를 0.3%포인트까지 절약할 수 있다.

보험사들은 고객에게 보험가입증권을 종이가 아닌 온라인으로 발급하는 대신 보험료를 깎아주고 있다. 또 자전거 이용자들을 위해 자전거를 몰다가 사고를 내거나 당했을 때 사망이나 상해 등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개인용 자전거 보험을 조만간 판매할 예정이다.

녹색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랩도 있다. 대우증권이 3월 판매를 시작한 ‘대우그린코리아주식형마스터랩’은 녹색 바람에 힘입어 100억원 가까이 팔렸다. 펀드와 달리 편입 종목 수에 제한이 없고 유망한 주식은 운용 자산의 10%를 초과해 보유할 수도 있어 집중 투자가 가능하다. 3월 12일 이후 최근까지 32.7%의 수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26.1%)에 비해 성과가 좋다.

펀드도 대거 출시됐다. 지난달 출시된 녹색 관련 펀드는 20개에 달한다. 투자 대상 기업도 국내뿐 아니다. 이달 말 한국투신운용은 녹색 성장과 관련된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자전거 보험 출시는 삐그덕
은행·보험권에서 출시되는 녹색 금융상품은 대부분 공익적 성격을 띄고 있다. 수익률이나 혜택이 특별히 더 좋고 많다기보다는 보통의 금융상품에 ‘환경을 생각한다’는 개념을 가미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금리만 놓고 따지자면 다른 예·적금 상품이 더 높은 경우도 많다.

급하게 준비하다 보니 판매 예정 소식만 들리고 정작 상품은 출시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자전거 보험이 그렇다. 금융감독원이 정부의 자전거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보험사에 개인용 자전거 보험 상품 개발을 지시했지만 아직까지 상품은 나오지 않고 있다. LIG손해보험 관계자는 “자동차와 달리 자전거는 감가상각을 측정하기 어려워 적정 가격 산출이 어렵다”며 “또 등록제가 아니라서 도난 여부 확인도 안 돼 도난과 파손에 대한 보상액 산출이 힘들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관련 통계가 부족해 보상 범위나 보험료 수준을 정하기가 만만치 않다. 앞서 1997년 삼성화재가 자전거 보험을 처음 선보였지만 거둔 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금이 많아지면서 출시 4년 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녹색 금융상품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펀드다. 우후죽순 펀드가 쏟아지고는 있지만 성과가 입증이 안 됐다. 연초 이후 불어온 녹색 바람에 녹색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해 녹색 펀드의 수익률은 아직까지는 괜찮다. ‘미래에셋녹색성장증권투자신탁1(주식)’은 최근 한 달 수익률이 13.3%로 주식형 펀드 평균(8.3%)보다 높다. 그러나 수익률만 보고 섣불리 투자하기에는 무리다. 이미 녹색 성장 테마주의 주가가 너무 오른 상태다. 자칫 거품이 꺼지면 펀드 수익률이 곤두박질칠 수 있다.

이름만 ‘녹색’ 펀드일 뿐 편입 종목을 뜯어보면 일반 대형주 펀드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도 많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흥국녹색성장증권투자신탁주식C-e’는 3월 2일 현재 삼성전자(3.65%)·현대차(3.52%)·삼성전기(3.52%)·KT&G(3.25%) 등을 보유하고 있다. 녹색 펀드인지 일반 펀드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국내에 녹색 성장 기업이 적어 녹색 펀드가 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때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워터펀드나 럭셔리펀드처럼 녹색 펀드도 특정 테마에 집중 투자하는 만큼 위험이 크다”며 “자산의 10% 내외에서만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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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