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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장에 나타난 할머니 두 분의 의미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만들러 증권사 지점을 찾았다. 앞 자리에서 뭔가를 열심히 적고 있는 60대 할머니가 눈에 띄었다. 슬쩍 보니 공모주 청약 신청서였다. 뭔가 잘 안 풀리는지 신청서를 쓰다가 구겨버리곤 다시 쓰기를 반복했다.

계좌 개설을 기다리고 있던 중 또 다른 60대 할머니가 창구에 다가왔다.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라며 직원에게 도움을 청했다. 직원은 차례를 기다리라며 할머니를 돌려세웠다. 할머니는 내게 물었다. “청약하러 왔어?” “아니요” 고개를 흔들자 못내 아쉬운 듯 발걸음을 돌렸다.

할머니가 자리를 뜬 후 직원에게 공모주 청약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지 물었다. “시장이 좋아지면서 많아졌죠. 특히 공모주 청약하러 오신 분이 많아요.” 직원의 대답이다. 공모주 청약은 인터넷으로도 가능하다. 그러나 증권사 거래 계좌가 없는 사람들이 계좌를 만들러 오는 데다,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여전히 객장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날을 포함해 이틀간 이 증권사가 청약을 받은 공모주의 최종 경쟁률은 696.23대 1이다. 37만8000주 모집에 2억6317만여 주를 청약했다. 청약 증거금만 7237억원에 달했다.

앞서 지난달 상장한 금형 제조업체 에이테크솔루션의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1496대 1을 기록했다. 최근엔 경쟁률 100대 1은 기본이다. 올 들어 거래소·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된 총 18개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100%가 넘는다. 대박을 꿈꾸며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개인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정확히 들어맞지는 않게 됐지만 증시 과열을 판단하는 몇 가지 인간 지표들이 있다. 먼저, 객장에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는 경우다. 너도나도 주식을 사려고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둘째, 증권사 직원들이 연필을 굴릴 때다. 고객에게 추천해 줄 만한 주식이 없으니 직원들이 연필을 굴려서 종목을 찍는다는 얘기다. 셋째, 대학 교수들이 증권계좌를 개설할 때다. 주식시장은 경기에 선행한다. 그러나 학자들은 과거 통계를 기초로 분석하기 때문에 언제나 한발 늦는다. 그리고 객장에서 얘기하는 우스개로 충청도 지점이 영업이 잘될 때다(지역 차별적 발언은 아니다). 충청도 사람들은 워낙 신중하기 때문에 좀체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이 움직일 때면 이미 시장은 정점을 지났다는 거다.

객장에서 마주친 할머니 두 분은 또 다른 인간 지표였던 셈이다. 할머니 지표의 신호는 뭘까. 과열일까. 판단은 투자자의 몫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버블은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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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