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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코닝 클래식

‘코닝(Corning)’은 튼튼한 유리그릇의 대명사다. 주부에게 특히 친숙한 이름이다. 유리그릇뿐 아니라 유리섬유 제품을 만들어 내는 코닝사는 미국 뉴욕주 남부의 작은 도시 코닝에 자리 잡고 있다. 일본의 도요타시처럼 기업명이 그대로 도시 이름이 된 경우다.

해마다 5월이 되면 코닝시에선 큰 지역 축제가 열린다. LPGA투어 코닝 클래식이다. ‘코닝’이란 도시의 ‘코닝’ 컨트리 클럽에서 ‘코닝’ 클래식이 열리는 것이다. 지역 축제답게 입장료는 16~20달러 수준으로 다른 대회에 비해 30%가량 싼 편이다. 15세 이하는 무료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1979년 처음 시작된 이 대회는 올해로 31회째를 맞았다. LPGA투어 단일 대회로는 최장수 기록이다. 31회를 맞는 동안 코닝 골프장 이외에 단 한번도 다른 장소에서 열린 적이 없다. 물론 대회명도 바뀐 적이 없다. PGA투어와 비교하면 31년이란 시간이 긴 세월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강산이 세 번 바뀔 동안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이름으로 줄곧 대회를 치러 왔다는 점만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1회 대회 당시 우승 상금은 1만5000달러. 31회를 맞는 올해는 22만5000달러다. 30년 만에 상금이 15배가량 뛴 셈이다.

코닝 클래식은 자원봉사자들이 대회를 꾸려 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미국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골프 대회가 그렇지만 코닝 클래식엔 해마다 1200명의 자원봉사자가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지난해엔 30년 동안 줄곧 1번 홀 주변을 지켰던 한 자원봉사자를 위해 주최 측이 성대한 파티를 열어 주기도 했다.

코닝 클래식 주최 측은 해마다 1월 이전에 자원봉사자 선발을 끝낸다. 우리나라에선 자원봉사자가 되면 교통비나 식비 정도는 지급받는 게 보통이지만 코닝 클래식의 자원봉사자가 되려면 거꾸로 돈을 내야 한다. 올해의 경우 자원봉사자가 되려면 65달러를 내야 했다. 대신 주최 측은 대회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와 바지·모자 등 약 300달러 상당의 물품을 준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자원봉사자가 낸 성금이 수백만 달러를 넘는다.

주최 측은 해마다 이 돈을 모아 지역 병원에 기부해 왔다. 단일 기업이 골프 대회를 통해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기여한 모범 케이스라 할 만하다. 31년 동안 3억 달러(약 380억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창출했다는 분석도 있다.

코닝 클래식은 2005년 강지민, 2006년 한희원, 2007년 김영 등 우리나라 선수가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해 한국 팬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그런데 올해를 마지막으로 코닝 클래식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후원사 측이 경제 한파를 이기지 못하고 올해를 끝으로 대회를 중단키로 결정한 것이다. 경제난으로 크고 작은 스포츠 이벤트가 없어지는 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31년 역사의 LPGA투어 최장수 대회가 없어지는 건 아쉽기 짝이 없다. 마침 오늘은 코닝 클래식 마지막 날이다. 이른 시일 내에 대회가 재개되길 바랄 뿐이다.

“코닝이란 도시는 무척 작지만 내 마음속에선 가장 커다란, 최고의 도시로 남을 것이다.” 2007년 챔피언 김영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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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