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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총리 “외무상 시절 인연… 진심으로 명복 빌어”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동포들이 23일 시내 한 한식당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기사가 실린 중앙일보 미주판 호외를 읽고 있다. 동포들은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 소식에 놀라워하며 앞으로 한국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했다. LA지사=김상진 기자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에 세계의 많은 지도자는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세계 언론들도 서거 소식을 긴급 속보로 전했다.

도널드 창 홍콩 수반 “깊은 충격”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는 이날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는 동시에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태평양·섬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홋카이도(北海道)를 방문 중인 그는 기자들과 만나 “외무상으로 일할 당시 대화한 인연도 있어 대단히 놀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인품을 기리며, 명복을 기원한다. 동시에 유족과 한국 국민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도 이날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6월 1~2일)를 앞두고 캄보디아를 방문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에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을 들었다. 슬픔의 말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캄보디아와 한국의 관계 발전에 많이 노력했는데 이런 소식을 듣게 돼 진심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캄보디아에 많은 원조와 지원을 했다”며 “다른 아세안 여러 국가와도 깊은 관계를 맺으셨던 분인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홍콩 행정수반인 도널드 창(曾蔭權) 행정 장관도 이날 주홍콩 총영사관을 통해 유족 앞으로 보낸 애도 서한에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깊은 충격과 슬픔을 느꼈다”고 밝혔다. 창 행정 장관은 “2005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 내외로부터 따뜻한 환대를 받은 일을 생생히 기억한다”면서 “고인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머리기사로 보도한 CNN 인터넷판. CNN은 매시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NYT “노 전 대통령은 정치적 이단아”
CNN·BBC·뉴욕 타임스(NYT)·르피가로 등 주요 언론들은 인터넷판 톱 기사로 관련 소식을 긴급히 보도했다.

BBC는 서거 소식을 톱 기사와 함께 부음과 검찰 조사 내용, 한국 현황 등을 게재했다. 이 방송은 서울 주재 특파원들을 인용해 “노 전 대통령은 논쟁적인 인물”이라며 “그의 재임 기간은 롤러코스터 같은 부침을 거듭했다”고 평가했다. CNN은 서울 특파원을 등장시켜 매 시간 주요 뉴스로 서거 소식을 전했다. NYT는 노 전 대통령을 “인권·노동 변호사 출신의 정치적 이단아(maverick)”라고 소개했다. 신문은 “그는 2002년 대선에서 젊은 유권자의 민족주의·반미 정서에 호소해 권력을 잡았다”며 “그러나 한국을 전통적인 대미 의존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그의 노력은 많은 한국인에게 외면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AP통신은 “노 전 대통령은 부패 역사를 지닌 나라에서 깨끗한 정치인이라고 자부했으나 최근 불거진 뇌물 스캔들에 발목을 잡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노 대통령은 전임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시작한 북한과의 화해 정책을 성공적으로 이어갔으나 국내에서 주택가격 상승, 실업 증가, 빈부 격차 심화 등으로 비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영어채널에서 미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의 서울 특파원 론 커크를 인용해 “노 전 대통령은 남북 화해를 위해 싸웠다”며 “그는 ‘미스터 클린(깨끗한 정치인)’이라는 명성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讀賣) 신문은 23일 석간 1면 톱 기사로 보도했다.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노 전 대통령 자살 원인이라는 분석도 곁들였다. 아사히(朝日) 신문은 인터넷판 톱으로 ‘청렴한 이미지 실추한 채 자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신문은 “최근 노 전 대통령의 깨끗한 이미지가 실추된 것에 대해 많은 한국민이 크게 낙담했다”고 소개했다. NHK 방송은 속보로 소식을 전했다. 산케이(産經) 신문은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한국 정계와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한국 정가에 새로운 대립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신화통신 “한국 대통령 체제가 문제“
신화통신은 인터넷판 톱으로 서거 소식을 보도하며 “이번 사건은 한국의 독특한 정치 문화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국 대통령의 권한이 너무 막강한 제도에서 원인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채택하고 있는 집단지도체제의 우수성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대만 언론들은 부패 혐의로 수감된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 사건 때문인지 관련 기사를 대서특필했다. 연합보와 자유시보는 인터넷판 톱으로 “한국 사회가 엄청난 충격에 사로잡혔다”고 전했다. 대만 정치평론가 리핑(李平)은 “부패에 대한 책임을 죽음으로 대신했다는 점에서 부패가 많은 중국과 대만에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고 했다. 중국의 한국 전문가들은 “믿기지 않는다”며 애도를 표했다. 중앙민족대학 황유복 교수는 “너무 충격적”이라며 “노 전 대통령 집권 시절 한·중 무역이 급증하는 등 중국과의 관계가 좋았다”고 말했다. 베이징대 진징이(金景一) 조선문화연구소장은 “노 전 대통령이 한·중 관계 개선에 큰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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