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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 인터뷰]막오른 드라마 '3김시대' 고석만 PD

지난 주말 막이 오른 SBS 정치드라마 '3金시대' 의 첫장면은 15대 대통령 취임식이다.

유인촌.길용우.정동환 등 실제 인물과 닮은꼴의 캐스팅이 방송전부터 화제를 몰고왔었는데, 첫회 첫머리에서는 3金이 각각 자신을 연기하게 된 셈이다.

등장인물들이 드라마속 가상과 현실 사이를 오가는 이런 특징이 정치드라마의 다큐적 성격을 단편적으로 드러낸다.

실제 정치와 탄력관계를 유지해야 인기를 누리는 것이다.

여의도 광장의 대규모 정치집회가 상징하던 '열정시대' 를 TV토론으로 대표되는 '이성시대' 가 대신한 지금, TV는 다시 정치드라마를 내놓기 시작하고 있다.

'제1공화국' 에서 '3金시대' 까지 그의 작품연보가 바로 한국 정치드라마의 계보를 형성해온 고석만PD.그는 변화한 시대에 어떻게 적응하려는 것일까. 인터뷰는 지난달 24일 SBS 탄현제작센터에서 "DJ역이 너무 잘생겼다고들 한다" 는 말에 "젊었을 때 사진보니까 더 잘생겼더라" 하고 답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 정치드라마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게 평소 지론이던데.

"완성도보다도 시의성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정치드라마 특성상 오늘의 정치행태와 과거의 정치행태가 연결지어져야 탄력이 붙고 시청자의 공감대가 커진다.

예컨대 JP 총리인준을 놓고 한나라당에서 자유투표 논란이 벌어졌던 게 3선개헌 때와 비슷하다.

드라마에서 그런 걸 착착 맞아떨어지게 보여줘야 역사의 아이러니가 제맛을 낸다."

- DJ가 대통령이 된 지금이 '3金시대' 방영에 적절한가.

3金의 시대는 아직 끝난 게 아니지 않은가.

"낙선했어도 할 계획이었다.

역사의 한 장이 접어지는 지금이 보다 더 확실하게 3金 역할을 재조명할 기회다.

DJ당선으로 탄력이 붙기 시작한 건 사실이다.

이 표현이 옳은지 그른지 모르지만 '후3金시대' 라고도 하더라. "

- '후3金시대' 라니.

"각 개인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오해와 편견, 허상을 깨고 싶다.

현재까지는 3金, 혹은 양金을 등가개념으로 평가해왔지만 이런 시각이 한국정치를 인스턴트화한다고 본다.

이제야말로 제대로 평가할 때가 아닌가 한다."

- 저울눈이 DJ쪽에 기우는 느낌이다.

이제까지 정치드라마를 만들면서 부닥쳐온 시련과는 또다른 종류의 장애물을 넘어야 할 것 같다.

"솔직히 부인하지 않는다.

연표상으로도 당시 사건의 70~80%가 DJ관련 내용이다.

모르고 있던 것을 제대로 알자는 얘기다.

예나 지금이나 내 주제는 '3金' 이 아니라 민주주의, 다시 말하면 '제3공화국' '코리아게이트' 가 아니라 민주주의다.

외압.내압이 충분히 있으리라고 보지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객관이라는 미명 아래 (DJ에 대한) 평가절하를 요구하는 것이다.

드라마 할 때마다 언론이 많이 도와줬는데 이번에는 따끔한 얘기도 겸허히 듣겠다."

- 정치권에서 반응이 어떻게 오나. 캐스팅 두고 말이 많지 않았나.

"프로가 시작되면 나는 외부와 차단된 생활을 한다.

집에도 열흘에 한번이나 옷갈아 입으러 가는 정도다.

그래도 어떻게든 말이 전해온다.

지켜보겠다는 둥, 나 모르겠느냐는 둥. 그러면 주장을 입증할 자료를 보내달라고 한다.

바쁠 때는 꼭 읽어봐야할 부분에 밑줄쳐서 보내란 말도 덧붙인다.

DJ역 캐스팅때 탤런트 정욱씨가 막판까지 올랐던 건 사실이다.

KBS드라마 '진달래꽃 필 때까지' 에 황장엽으로 나온게 걸렸다.

김종필 역의 정동환씨는 김정일 역을 했더라도 오케이다.

그러나 DJ역은 색깔론이 끼어들면 곤란하다.

기본적으로는 얼굴이나 분위기가 닮은 배우로 하려고 고심했다.

정애리 (DJ부인 이희호 역) 씨는 턱선이 비슷하고, 이경진 (JP부인 박영옥 역) 씨는 '제3공화국' 할 때 박영옥씨가 보여준 젊었을 때 사진과 꼭 닮았다.

손명순여사 (김용선 분) 는 대외적으로 크게 나서지 않는 성품을 고려했다.

그나저나 유인촌씨는 처음으로 전라도 사투리 연기를 하느라 쩔쩔 맸다."

- YS사투리도 연기하기 쉽지 않을 텐데.

"경상도 사투리는 높은 사람들의 표준말처럼 되지않았는가.

방송에도 많이 나오고, 어느 누구를 시켜도 웬만큼 한다.

전라도 사투리는 나와도 '그랬당께' 하는 식으로 어미를 이상하게 변질시킨 경우가 많다.

유인촌씨한테 너무 힘들어하지 말라고 그랬다.

DJ는 문법과 억양을 빼고는 거의 표준말을 하더라. 천호진처럼 고향이 영남인데도 김상현역을 하는 경우도 있다."

- 이러다 DJ 인기와 드라마 인기가 연동하는 거 아니냐.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규명하는 작업뿐 아니라 과대평가된 부분도 제대로 밝힐 것이다.

자료조사하면서 나도 새로 알게 된 게 많다.

처녀림을 밟는 기분으로 만들고 있다.

그동안 정치드라마가 폭로주의.선정주의에 어느 정도 편승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런 것을 적극 배제하고 정보와 감동에 주력할 것이다.

사건의 이면에 숨은 사실, 연루된 사람 이야기 말이다.

전체적으로 종전보다 드라마적으로 만들고자 한다."

- 화제를 일으키며 시작한 드라마가 늘 끝에 문제가 생기던데.

"끝이 아니라 중간에 생겼다.

이번에는 그렇지 않을 걸로 보지만…. "

- '코리아게이트' 는 왜 중단됐었나.

"소위 정치일정이란 게 있는 모양이다.

전.노 구속에 앞서 '광주얘기' 가 막 나오니까 '네가 정치 다 해먹어라' 란 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누구 말인지는 훗날 밝혀지겠지만. 정치일정을 너무 앞서가면 괴롭다.

정치보다, 시청자보다 반걸음 앞서가야 한다.

그런데 '코리아게이트' 때는 두 걸음쯤 앞서갔나 보다."

- MBC에 그냥 있었으면 이번 드라마도 '공화국' 시리즈로 나갔을 것 같은데.

"SBS하고 5공을 할까, 3金을 할까 얘기했는데 3金이 더 포괄적인 걸로 결론 내렸다.

'제1공화국' 때부터 편년체 (編年體) 방식으로 해왔는데 이제는 큰 재미가 없다.

통사 (通史) 적으로 해보고 싶어졌다.

통사적 방식은 오늘의 현실정치와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하는 힘을 갖는다.

원래 '3金시대' 1, 2회에 IMF정국을 다루려고 했다.

구한말과 교차편집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YS와 고종, 일본방문한 임창열 부총리의 말과 김옥균의 말이 딱딱 맞아떨어지는 걸 촌철살인으로 보여주자는 것이었는데…. 제작비.시청률 문제는 물론 서로 다른 역사인식까지 마구 부닥치는 통에 그만뒀다."

- 새 대통령 취임식까지 드라마에 담았으니 이번이 정치드라마의 완결편으로 자리잡는 것인가.

"대한민국은 드라마의 보고 (寶庫) 다.

드라마 소재의 보고란 말이다.

통일이 되기 직전쯤 남북한 정치드라마를 해보고 싶다.

제1공화국 할 때 처음에 남한.북한 비중을 똑같게 배분해서 끌고 나갔었다.

안기부에 끌려간 결정적 이유가 그게 아니었나 싶다.

지금은 한국전쟁도 제대로 그려볼 때가 되었다고 본다.

할 게 많다."

- 지난해 의욕을 보인 영화 '제이슨 리' 는 완전히 엎어버렸나.

"다 알지 않느냐. 영화는 아직 내 몫이 아니다 싶다."

만난사람 = 김상도 대중문화팀장, 정리 = 이후남 기자, 사진 =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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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