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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사기만 떨어뜨려” vs “촌지 없애는 상징 효과”

교사 촌지를 놓고 학부모들은 속앓이를 한다. 건네자니 경제적 부담이 되고, 눈을 감자니 아이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교사는 촌지를 받지 않고 묵묵히 아이들을 가르친다. 손을 벌리는 일부 교사 때문에 전체 40만 교원이 비난을 받는 것이다. 교사들에 대한 국민권익위원회의 촌지 단속은 이런 학부모 심정을 반영한 것이다. 일벌백계라는 상징성도 있다.



교육계 “음주단속식 감찰, 현장서 역효과 날 것”
권익위 “학교 찾는 학부모 미행 단속 계속할 것”



하지만 인권침해 논란이 만만치 않다. 권익위는 학기 초 강남·분당 지역 학교를 대상으로 암행 단속성 촌지 감찰을 했다. 스승의 날(5월 15일)이 있는 다음 달에도 같은 방식의 단속을 할 예정이다. 권익위 김종윤 행동강령과장은 “업무 특성상 조사관의 규모, 조사대상, 조사기간 등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익위는 방과후 학교를 찾는 학부모를 따라 들어가 현장에서 금품이 전해지는지 조사관들을 파견해 계속 확인할 예정이다.



교육계는 반발하고 있다. 서울 D중학교 김모(50) 교사는 “음주단속을 하는 교통경찰식으로 교사의 촌지수수를 단속한다는 것은 교사의 자부심을 떨어뜨려 교육현장에서 역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2005년에도 서울·인천·광주시 교육청 감사실 직원이 학부모를 가장해 학교에 잠입, 교무실 캐비닛을 뒤져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사들을 겁박하는 단속으로 자긍심과 사기만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부모 미행 단속의 실효성도 지적된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이모(43)씨는 “택배·퀵서비스 또는 온라인으로 촌지를 건네는 현실에서 그런 주먹구구식 단속은 아무런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권익위원회의 김 과장은 “실태조사를 통해 촌지수수가 많은 지역을 우선적으로 단속하고 있다”며 “그런 상징적인 조치만으로도 촌지관행을 없애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다섯 명 중 한 명 촌지 준다=서울 대치동에 사는 주부 김모(41)씨는 D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2월 말 5학년 4반에 배정되자 뛸 듯이 기뻤다. 담임이 촌지를 안 받는 교사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남편 사업이 요즘 힘들어 교육비가 부담이었는데, 촌지라도 아낄 수 있게 돼 안심했다” 고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워킹맘 최모(37·서울 서초동)씨는 학기 초 동료 학부모들로부터 유용한 정보를 들었다. 아들 담임교사의 ‘적정’ 촌지 액수가 분기당 최저 30만원이라는 것이다. 그는 “ 지난달 중순 찾아가 한꺼번에 30만원을 줬다”고 밝혔다.



권익위가 지난달 전국 학부모 1660명을 대상으로 ‘촌지 의식조사’를 한 결과 18.6%가 ‘지난해 교사에게 촌지를 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학부모 다섯 명 중 한 명이 촌지를 줬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이 36.4%로 가장 높았고 전남(36.2%), 부산·광주(31.9%)의 순이었다. 학년별로는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25.9%)가 가장 많았다. 촌지관행이 없어지지 않는 원인은 ‘학부모 이기심’이 54.7%였고, ‘교사 윤리의식 부족’(20.3%)이 그 뒤를 이었다.



정현목·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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