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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문화 '새뚝이']'초록물고기' '접속'주연 영화배우 한석규

한석규 (33) 는 참 먼길을 돌아 영화에 발을 디딘 늦깎이다.

막연히 영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그는 재학중 2년동안 모은 2백만원으로 자신이 쓰고, 찍고, 편집한 단편영화 '무지개를 찾아서' 를 만들면서 영화라는 매체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는 지금도 웬만한 영화는 극장에서 놓치지 않고 본다.

하지만 졸업 후 그가 처음 시작할 수있었던 연기생활은 목소리 연기였다.

91년 방송사 성우로 취직한 그는 TV탤런트를 거쳐 95년 이광훈 감독의 '닥터 봉' 에 출연, 만 31살에 데뷔했다.

하지만 기다림의 세월은 오히려 현재의 연기에 크나큰 보탬이 되고 있다.

고교때 합창단 활동을 하며 발성을 익힌 그의 목소리는 성우생활을 하면서 또렷한 발음과 국어의 올바른 사용이란 장점을 보탰다.

많은 부분이 내레이션으로 채워진 '접속' 은 그의 목소리 덕에 차분하고 잔잔한 분위기를 더할 수 있었다.

신년 설 개봉예정인 '8월의 크리스마스' 에서 그는 노래까지 불러 사운드트랙앨범에 수록했다.

배우가 되기 위해 오랜 세월을 기다려온 때문인지 그에게서는 기다림을 견뎌낸 여유와 고집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 여유와 고집은 그에게 올해 스타덤을 안겨주었다.

한석규의 유명한 두가지 고집은 시나리오의 완성도에 대한 집착과 영화홍보를 위한 TV출연을 극도로 자제한다는 것. 그래서 그는 영화홍보담당자들에게는 '야속한' 존재다.

“영화는 시나리오 이상으로 나올 수없다” 는게 그의 지론. 그래서 그는 '은행나무침대' 의 흥행 이후 '초록물고기' 를 만나기까지 무려 9개월을 쉬었다.

연기변신을 통해 배우로서의 폭을 넓히고자 했던 그의 욕심에 들어맞는 작품이었다.

이후 그는 '넘버 3' '접속' 에 잇따라 출연했다.

세 작품 모두 신인감독의 데뷔작이고 소재나 장르가 모두 다르지만 비평적인 호의와 흥행성공, 그리고 한석규 주연이란 사실을 공유하고 있다.

까다로운 작품선정과 "영화는 배우가 나서는 홍보가 아니라 작품성으로 승부해야 한다" 는 그의 고집은 올 한해 관객들에게 "한석규가 출연한 영화는 괜찮다" 는 신뢰를 심어주었다.

그래서 요즘 충무로에서는 지금 한국영화시장을 움직이는 파워맨을 뽑으라면 한석규가 당연히 1위일 것이라고들 이야기한다.

한석규의 캐스팅은 흥행은 물론 경제위기 속에서도 제작비 조달걱정을 할 필요없는 보증수표이기 때문이다.

이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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