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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 미사일은 일본 군사 대국화 빌미만 줄 뿐

북한이 12일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광명성 2호’ 인공위성 발사 일정을 통보했다.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 탄도탄(ICBM) 수준의 미사일 기술을 갖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과시하려는 뜻이다. 우리는 물론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및 유엔 등 국제사회 전체가 우려하며 반대의 뜻을 밝혔으나 북한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최근 한 달여 진행돼 온 외교적 설득 노력이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하면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실험은 동북아 전체의 안보 균형을 뒤흔들 것이다. 우선 일본의 안보 불안감을 크게 자극할 것이 분명하다. 1998년 북한이 일본열도 위를 지나가는 로켓을 발사한 뒤 일본은 전국이 들끓었다. 이를 빌미로 일본의 우파 세력들은 군사력 강화 필요성을 소리쳐 주장했고, 그에 발맞춰 실제 군비 증강 작업이 착착 진행됐다. 이번에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일본 극우파들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오히려 환영한다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닌 것이다.

일본은 1998년 사태를 계기로 미국 주도의 미사일 방어(MD)체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일본은 현재까진 방어 능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군비를 강화하고 있지만 앞으론 그 성격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일본엔 이미 ‘평화헌법’을 수정해 세계 2위의 경제력에 걸맞은 군사력을 갖춰야 한다는 ‘보통국가론’이 팽배한 상태다. ‘보통국가론’엔 공격 능력을 갖춘 군사강국이 되고 싶다는 속내가 담겨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일본 우파의 ‘군사 대국화’ 주장을 결정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다.

일본의 군사 대국화는 필연적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하게 된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북한에도 부메랑이 될 것이 분명하다. 강대국들의 군비경쟁은 그들 서로에게도 큰 부담이지만 우리나 북한엔 재앙이다. 강대국들 사이에서 군비경쟁에 가담하는 것은 ‘뱁새가 황새를 좇는 격’이기 때문이다. 북한 미사일은 동북아 국가들이 평화롭게 상호 번영하는 기회를 가로막고 있다. 북한은 자충수(自充手)일 뿐인 미사일 발사 놀음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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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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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