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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TV 주말극 '파랑새는 있다' 인기 원인]

연속드라마는 처음부터 안보면 잘 안보게 된다.

'미끼' 가 뿌려지는 첫회를 놓치면 그 중독성에 빠져들기가 쉽지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속극의 인기는 초반부에서 판명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처음엔 별로였지만 (유일한 수치자료인 시청률로 따져볼때)점점 높은 인기를 얻는 드라마가 있다면, 이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독성의 관행을 깨뜨린 경우일 것이기 때문이다.

KBS 주말극 '파랑새는 있다' (극본 김운경.연출 전산)가 그런 경우다.

전작 '첫사랑' 이 드라마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부담을 안고 출발했던 이 드라마는 MBC '신데렐라' 에 밀려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우선 이 드라마에는 소위 '스타' 가 없다.

당대 최고미녀 두명을 등장시켜 화려한 볼거리와 치열한 심리묘사로 포장했던 '신데렐라' 와 달리 이 드라마는 신인과 조연들로 구성된 저자거리의 차력사와 그 주변인물들이 전부였다.

두번째는 딱히 눈길을 줄 주인공이 없으니 치고 돌아가는 낙차 큰 갈등없이 일상위주의 완만한 구성을 보였다는 것이다.

웬만한 자극으로는 눈도 깜짝 않게된 우리 시청자들을 감동시키기는 그래서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신데렐라' 가 끝나며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더니 최근에는 종합시청률 5위 (27.3%)에 성큼 오를 정도의 저력을 보이고 있다.

무엇때문일까. '파랑새' 의 인기는 바로 부진요소를 인기요인으로 바꿔놓은 제작진의 역량때문이다.

다시말해 지금까지 우리 드라마, 특히 주말극의 관건이었던 '스타시스팀' 의 붕괴를 이 드라마는 보여주고 있다.

시청자들은 '왕별' 이 나오지 않아도 '잔별' 들의 아기자기한 반짝거림을 즐기게 된 셈이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작가 김운경의 능력을 꼽지않을 수 없다.

우선 스타를 병적일 정도로 기피하는 그의 경향은 '가마론' 에서 잘 드러난다.

"내 작품을 운반하는데 '키가 너무 큰' 연기자는 방해만 될 뿐이다."

그의 작품에서는 모든 출연진들에게 골고루 조명이 돌아간다.

주위에서는 이를 '인간은 평등하다' 는 작가의지의 반영이라고들 말한다.

'서울의 달' '옥이이모' 등에서 보여주었던 서민층에 대한 따뜻한 시각 역시 여전하다.

KBS 드라마국의 윤흥식 주간은 "촘촘한 관찰이 일상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발로 쓰는 작가라는 말은 괜한 소리가 아니다" 고 말한다.

그의 대사는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라 현실에 대한 풍자가 감칠맛나게 녹아있다.

그 주인공들은 우리 시대를 대변하는 인물들의 희화화된 정형이다.

'하얗게 파먹은 수박처럼 순결하고 착한' 봉미 (정선경 분) 와 차력 신봉자 청풍 (송경철 분) 과 제자 절봉 (백남현 분) 등 조연들이 더 사랑스런 것은 어쩔수 없다.

요즘 부각되는 인물은 통닭값 몇푼을 기어코 깎는 샹그릴라의 심사장 (심양홍 분) 과 업주에게 할말 다하고 사는 자부심강한 MC 앤디 김 (한진희 분) .이런 주인공들이 읊어대는 대사에는 이 풍진 세상에 대한 풍자가 또렷하다.

"손님들 반응 암만 좋아봐야 말짱 황이에요. 일단 사장님 눈에 들어야지. 우리 큰아버지가 정치를 해봐서 아는데요, 아무리 지역주민들한테 인기가 높아도 당총재 눈밖에 나면 그걸로 끝이래요. " 지금까지 진지한 작품을 주로 다뤄왔던 전산 PD의 연출력이 비로소 김운경의 '풍자' 를 소화해내기 시작했다는 것도 성공요인중 하나다.

드라마속 드라마라는 '액자소설' 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점도 시청자들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준다.

'엑스트라' 로 또다른 삶을 보여주는 연기자들은 그대로 소시민의 전형이 아닐런지. 이와함께 이 드라마의 또다른 양념은 결코 잘춘다고 말할수 없는 춤이다.

"춤이 수행하는 분명한 기능중 하나는 '긴장관리' 다" 라고 지적한 미국의 사회학자 러스트의 말처럼 샹그릴라에서 열심히 춤을 추어대는 '쓰리우동' 은 극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이런 잔잔한 재미와 에피소드를 통해 소시민들의 삶을 묘사하고 있는 '파랑새는 있다' 는 당초 60회 예정중 이제 36회를 마쳤다.

"파랑새는 과연 있는 것일까. "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드라마속에서 시청자들이 찾아내야할 각자의 몫으로 남아있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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