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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군 소식 1면 싣고 김정일 소식은 2면에

가뜩이나 꼬인 남북관계를 극한 대결로 몰아가는 북한 군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북한군 총참모부가 ‘전면 대결 태세 진입’을 발표하고 군사 도발까지 위협하고 나선 때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을 틈타 막강 파워를 휘두르는 것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견제 세력 없는 북한 군부 무슨 일이…
“군 인사 아닌 다른 관리는 나가라”
군 간부, 개성공단 회의 때 호통쳐
남측 관계자 “군부 힘 생생히 느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 제105 탱크사단’을 시찰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3일 관련 기사를 보도하면서 김 위원장이 새해 첫 공개 활동으로 이 부대를 찾았다고 소개했다. 예년의 경우 김 위원장은 공장 등 경제 부문을 시찰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해 12월 17일 오후 개성공단 관리위원회 강당. 공단 시찰 후 남측 기업인과의 면담을 위해 들어선 북한 국방위 김영철 정책국장은 대뜸 “우리 사회 부문은 다 나가라우”라고 언성을 높였다는 게 당시 우리 측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군 인사를 제외한 북측 공단 관계자나 경제·대남 관리들은 퇴장하라는 지시였다. 김 국장은 공단 운영 실태가 못마땅한 표정이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행사 후 북한 관계자가 우리 측에 회의 내용을 귀동냥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며 “군부의 힘을 생생하게 느꼈다”고 귀띔했다.



19일 노동신문은 1면에 “(총참모부의) 성명을 여러 나라 통신·신문·방송이 보도했다”고 비중 있게 전했다. 김정일 위원장에게 외국 원수들이 연하장을 보낸 소식은 2면에 편집됐다. 김 위원장의 동정이 신문 첫 페이지에서 밀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란 게 정보 당국의 분석이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총참모부를 김정일 위원장의 직접 통제를 받는 전쟁 지휘부로 여길 주민들은 이번 성명을 전쟁 선포에 맞먹는 조치로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은 또 “북한 군부는 이명박 정부를 적대시하는 긴장 조성책으로 여타 사회·경제 부문을 장악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김정일 와병 상황에선 병상을 지킨 장성택(노동당 행정부장) 등 친인척의 입김이 세졌을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소외된 군부가 세 과시를 하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군부의 고삐를 틀어쥐고 견제할 세력이 없다는 점이다. 1998년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판문점 통과 방북 추진 때 북한 군부는 “우리가 지켜낸 신성한 분계선을 소떼가 밟고 갈 수 없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김용순(2003년 사망)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직접 설득해 문을 열게 했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개발 때도 북한 군부는 대남라인의 ‘달러 수입 등 실리 챙기기’ 논리에 패해 전방부대를 옮겨야 했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 전문가는 “군부의 독주를 견제할 북한의 민간 부문 거물급 인물이 사라진 것도 대남 강경 분위기가 팽배하게 된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오히려 북한 군부에 힘을 더 실어주는 모양새다. 새해 첫날 경제 현장을 찾던 예년과 달리 지난 1일에는 ‘유경수 제105 탱크사단’을 방문했다. 이 부대는 한국전쟁 당시 서울 침공의 최선봉에 섰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해 12월 24일 남포시 천리마제강에 들러서는 ‘진군의 나팔을 불며’라는 신년 휘호도 제시했다. “2009년의 총공격전을 구상하시며 새겨준 글발”이란 노동신문의 표현처럼 경제를 포함한 전 부문에 ‘군사 제일주의’의 지속을 예고한 모양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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