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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지난해 중독성 멜로디 대부분 이들이 만들었다

 “걸~ 유고걸!” “어쩌다 어쩌다~” “내가 미쳤어~ 정말 미쳤어~” “지지지지 베이베베이베~”

지난 몇 달간 많이도 흥얼댔다. 그러다 알게 됐다. 우리를 중독시킨 이 멜로디들이 단 몇 사람의 머릿속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원더걸스’의 연이은 히트곡을 작곡한 박진영을 제외한다면, 2008~2009년 ‘중독 멜로디’를 쏟아낸 주범은 대략 두 작곡가로 모아진다. 요즘 가요계에서 가장 바쁜 이들, ‘이 트라이브(E-Tribe)’와 ‘용감한 형제’다. 평가는 엇갈린다. 누구는 ‘혜성처럼 나타난 천재들’이라 칭송하고, 누군가는 ‘단순한 멜로디의 반복으로 대중음악의 퇴행을 가져왔다’고 단죄한다. 음악을 만들어낸 당사자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2인조 프로듀싱팀 ‘이-트라이브’

작사·작곡의 안명원(左)과 프로듀서 E.D로 구성된 ‘이-트라이브’. 이효리의 ‘유고걸’과 소녀시대의 ‘지(Gee)’를 연이어 히트시킨 이들은 "가수의 본래 스타일에 살짝 새로움을 가미한 것”을 성공의 비결로 꼽았다.

‘이-트라이브’는 두 사람이다. 작사·작곡의 안명원(31)과 전체적인 프로듀싱을 담당하는 E.D(32), 둘이 팀을 이뤄 일한다. 이들이 만든 ‘소녀시대’의 미니앨범 타이틀곡 ‘지(Gee)’는 올 초 발표와 동시에 각종 차트의 1위를 휩쓸며 돌풍을 일으키는 중이다.

“반응이 너무 빨라 저희도 깜짝 놀랐어요. 전체적으로 발랄한 노래지만 사운드 자체만 들으면 귀에 쏙 들어오는 가벼운 음악은 아니거든요. 약간 무거운 업템포 힙합비트에 ‘너.무.너.무.예.뻐.눈.이.눈.이.부.셔’식으로 끊어 부르는 스타카토 기법을 얹었는데 거기서 독특한 느낌이 나온 것 같아요.”

요즘 가장 잘나가는 프로듀싱팀이지만 둘 다 정규 음악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안명원은 대학에서 환경공학을, E.D는 동양화를 전공했다. 스무살 무렵 ‘이-트라이브’라는 스트리트 댄스팀에서 함께 춤을 추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안명원은 노래방 회사에, E.D는 무용과 대학원에 들어갔다. “노래방 회사에서 디지털 음악을 노래방 음원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했어요. 2년 동안 수천 곡의 노래를 디지털로 ‘카피’한 셈이죠. 그러다 보니 점점 듣는 귀가 생기더라고요.”(안명원) 회사를 그만두고 E.D에게 “우리만의 노래를 만들어보자” 제안했다.

2005년부터 1년여를 단칸방에서 먹고 자며 곡만 썼다. 노래를 알리려 직접 데모앨범을 들고 ‘기획사 마와리’도 돌았다. ‘난 알아요’가 ‘세븐’의 3집 타이틀곡으로 선택되면서 주목을 받았고 2집 ‘노예’로 첫 인연을 맺은 이효리가 3집 타이틀로 ‘유고걸’을 점찍었다. “노력도 했지만 운도 따랐죠. ‘유고걸’도 처음엔 너무 가볍다는 의견이 대세였는데, 댄스팀이나 스태프 중의 젊은 멤버들이 ‘이게 요즘 트렌드’라고 지지해 타이틀이 됐거든요.”

최근 가요계를 강타하고 있는 ‘R&B, 힙합 기반의 댄스곡’은 그들의 장기다. “사람들은 흔히 비슷한 멜로디가 반복되는 댄스곡을 수준 낮은 음악 이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노래를 만들어본 이들은 알아요.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 간단한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일이야말로 가장 힘들다는 것.” ‘심플 이즈 베스트’라는 원칙 아래 템포 변화나 다채로운 사운드로 신선함을 더한 곡을 계속 선보이고 싶다는 게 이들의 꿈. 4월에는 ‘이-트라이브’라는 이름을 건 음반도 발표한다. 안명원이 작사·작곡을, E.D가 프로듀싱과 노래를 맡는 이 앨범은 “한국적인 소울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앨범이 될 것”이란다.

 ◆후크송의 대가‘용감한 형제’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어쩌다’, 손담비의 ‘미쳤어’로 지난해 가요계를 평정한 ‘용감한 형제’는 "간단한 멜로디의 반복일수록 받쳐주는 사운드가 탄탄해야 듣는 이들이 지겹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용감한 형제’는 원래 두 사람이었다. 8년 전 힙합 듀오로 데뷔하겠다며 무작정 YG엔터테인먼트를 찾아갔던 강흑철(32), 강동철(30) 형제다. 지금은 형이 ‘블랙 소울’이란 이름으로 독립한 뒤 동생만 ‘용감한 형제’로 활동중이다. 데모앨범 중 ‘눈물씻고 화장하고’(렉시)를 들은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사장이 “가수보다는 프로듀서를 해보라”고 제안해 YG 전속 멤버가 됐다. 렉시의 ‘하늘 위로’, 빅뱅의 ‘마지막 인사’ 등을 만든 뒤 지난해 봄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으로 독립했다. 독립 후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어쩌다’, 손담비의 ‘미쳤어’ 등으로 연속 대박을 터뜨렸다.

용감한 형제라는 이름이 시사하듯 중학교 때까지 ‘조폭’이 꿈이었다. 서라벌 고등학교 1학년 때 중퇴하고 나이트클럽에서 웨이터 관리실장으로 일했다. 스무살 되던 해 운명처럼 음악을 만났다. “클럽 DJ로 일하는 친구가 오늘 틀 거라며 CD를 들려주는데 ‘이게 뭐야’ 싶으면서 심장이 쿵 멎더라구요.” 미국 힙합그룹 ‘사이프레스 힐’이었다. 며칠간 망설이다 DJ 친구에게 “이런 음악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날로 나이트클럽을 그만두고 낙원상가를 찾아가 다룰 줄도 모르는 야마하 건반을 샀다.

지난해 그가 히트시킨 곡들은 ‘후크송’이라 불린다. 기존 노래의 기승전결 형식을 무시하고 인상적인 후렴구를 반복하는 틀을 취했다. “용감한 형제의 음악은 다 똑같다” “자기 복제를 하는 작곡가다”라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저는 대중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만드는 대중음악 작곡가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만들어 ‘이거 좋으니 들어!’ 강요하고 싶지 않아요. 지금은 ‘후크송’이 트렌드니까 비슷한 느낌의 노래가 자꾸 나오죠. 이 흐름은 또 변할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음악 사이트의 ‘30초 듣기’가 곡을 순간적으로 판단하게 만들어 음악의 다양성을 해치고 있다는 데는 동의한다. “제작자의 요구로 뒤 후렴 부분을 앞쪽으로 옮긴 적이 있어요. 음악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미리듣기 시간이 1분30초는 돼야 한다고 봅니다.”

요즘 그가 만드는 모든 노래의 앞에는 ‘브레이브 사운드~’라는 뮤직마크가 녹음된다. ‘용감한 형제가 만들었으니 믿고 들어달라’는 일종의 품질보증서다. 최근 ‘한국의 푸시캣돌스’를 내세운 신인그룹 ‘애프터스쿨’ 음반에 참여했고 지금은 4월께 나올 본인 앨범 ‘용감한 형제’를 만들고 있다.

글=이영희 기자, 사진=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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