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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어렵다” 택시 월급제 완전 퇴출

택시기사들의 생계안정을 취지로 도입된 법인택시 월급제가 다음달부터 수도권이외 지역에선 완전히 퇴출된다.



울산 화진교통 노사,사납금제 전환 합의
세금·유류비 부담 커져 경영난
근로자도 “일한 만큼 수익 없어”

비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월급제를 유지해오던 울산 화진교통의 노사는 다음달 1일부터 사납금제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월급제를 고수할 경우 무거운 세금 등으로 회사가 쓰러질 수밖에 없다는 데 노사가 의견 일치를 본 결과다.



이에 따라 16개 시·도에서 월급제 택시는 서울·인천 2곳에 65개 업체만 남게 됐다. 전체 1770여개 택시회사의 3.7%에 불과하다. 정부 주도로 1997년 9월 도입된지 12년여만에 명맥만 남게됐다. 불참 업체에는 과태료·감차(減車) 등의 불이익을 주는 법률(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도 제정됐으나 사문화되다시피했다. 국토해양부도 시기가 문제일뿐 월급제를 포함한 택시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울산시 야음동 화진교통 차고지. 이 회사는 비수도권에서 마지막까지 택시기사 월급제를 고수해오다 다음달 부터 사납금제로 전환키로 최근 노사가 합의했다. [이기원 기자]


◆월급제-사납금제=차량 65대에 근로자 100여명인 화진교통은 2002년 10월부터 월급제를 도입했다. 유류비를 모두 회사가 대고, 근로자들은 택시 운행수익을 모두 회사에 납입했다. 월급은 기본급 55만원에 납입금 실적에 따른 성과급을 합쳐 140만~160여만원을 받아왔다. 그러나 11월부터 사납금제가 실시되면 근로자는 수익이 많든 적든 하루 5만1000원을 내고 나머지는 개인이 가져간다. 대신 월급은 40만원뿐이고 유류비도 근로자가 부담해야한다.



월급제에 대해 화진교통노조측은 “상대적으로 수익이 안정되고, 퇴직금도 4배이상 많다”며 포기를 아까워했다. 그러나 울산택시사업조합측 자료에 따르면 “수익이 일한 만큼 늘지 않는다”며 반대하는 근로자가 시·도별로 72~97%나 됐다.



사측은 월급제가 엄청난 부담이다. 똑같은 택시요금을 받아도 회사에 전액 납입하는 월급제가 사납금제보다 회사 수납액(매출액)이 훨씬 많고, 그만큼 부가가치세(매출액의 10%)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폭등하고 있는 유류비도 경영난을 가중시켰다.



◆“회사 사정 알고나니 더 고집 못해”=화진택시노조가 회사 속사정을 알게 된 계기는 2006년 임금협상.



노조는 월급을 10만원 인상하라고 요구했고, 회사측은 “수개월째 임금(9000여만원)을 채불할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하다”며 되레 20만원 삭감안을 내놨다.



70여일간 전면파업과 직장폐쇄로 극렬한 마찰을 빚은 노사는 그해 8월 “6개월간 회사를 공동 경영해 본 뒤 임금 인상률을 정한다”는 데 합의했다. 그 결과 노조는 지난 5월 월급을 7만원 삭감하기로 했지만 월급제만은 유지했다.



그래도 회사가 경영난을 버텨내지 못하고 지난달 5일 청산결의를 하고 부동산 등 자산 매각절차에 들어가자 노조도 결국 사납금제를 수용했다.



황현진 노조위원장은 “사납금제를 하는 회사보다 세금부담이 3배(2000여만원)나 되고, LNG가격이 1ℓ당 200원 오를 때마다 부가세액만큼 비용이 추가되더라”며 “2년째 회사 속사정을 들여다보고 나니 월급제를 포기하지 않으면 일터 자체를 잃게 되어있었다”고 말했다.



◆사문화된 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21조, 26조)에는 ‘운송수입금(택시요금) 전액을 회사가 수납해야한다’고 규정, 회사가 수입금 전액을 관리하면서 매달 봉급을 주는 월급제의 시행을 의무화했다. 어기면 회사에는 최고 1000만원의 과태료와 운행차량 감축, 근로자에게는 50만원의 과태료나 50일 자격정지 등의 처벌기준도 있다.



그러나 지난달말 현재 1770여개나 되는 택시회사중 월급제 참여업체는 65개(3.7%)에 불과하다. 울산에서도 45개 업체 중 4곳이 참여했으나 현재는 한 곳도 없다.



국토해양부 대중교통정책 담당자는 “사납금제를 시행하는 업체도 소액이지만 일정한 봉급이 있다”며 “이를 월급제라고 우기면 위법사실을 입증하기가 애매해지는데다 전체의 96%가 넘는 업체를 선별적으로 처벌할 수도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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