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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진 기자의 오토 포커스] ‘빅5 생존론’ 믿고 덩치 키워놨는데 …

 1990년대 세계 자동차업계를 뒤흔들었던 ‘빅5 생존론’은 이제 쓰레기통에 처박아야 할 구닥다리 이론이 됐습니다. 주로 미국 애널리스트와 학자들이 주장한 것으로 ‘세계 5위 안에 끼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내용이죠.



파리 모터쇼를 둘러보면서 ‘빅5론’이 얼마나 허상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간 500만 대를 생산하지 못하면 빅5에 낄 수 없다며 인수합병(M&A)에 열을 올렸던 업체들의 몰락이 뚜렷합니다.



GM은 사브·이스츠·스바루·험머에 이어 2001년에는 대우차마저 인수했지요. 포드는 마쓰다를 필두로 볼보·재규어·랜드로버를 집어삼켰습니다. 이들은 2005년까지 생산 대수에서 나란히 세계 1, 2위를 지켰습니다. 하지만 품질이나 생산성이 따라가지 못해 이내 적자로 돌아섰지요. 규모의 경제를 통해 대당 이익을 높이고 구매비용을 최소화한다는 빅5 이론이 틀린 겁니다. 이들의 몰락은 이제 화제도 아닙니다.



이번 모터쇼에선 연간 20만 대 생산규모의 ‘작은 거인’ 포르셰가 화제였지요. 90년대 중반 도요타 생산방식을 도입해 기사회생한 포르셰가 세계 3위인 폴크스바겐 인수에 나선 겁니다. 올 7월 34%의 지분을 확보해 인수를 눈앞에 뒀습니다. 고급차 시장이 포화상태인 데다 친환경과 거리가 먼 스포츠카만으로는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 대중차 업체를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는 겁니다.



그동안 ‘오직 내 길을 갈 뿐이다’며 M&A를 거들떠보지 않던 도요타·혼다·BMW는 지난해까지 10년 이상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습니다. 지난해 크라이슬러와 헤어진 벤츠도 부활했습니다. 여전히 고급차의 강자입니다. BMW·벤츠는 연간 120만∼130만 대를 팔지만 이익은 매년 4조∼5조원을 냅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성공했을까요. 자신의 특성에 맞는 생산방식을 택해 발전시킨 겁니다. 도요타·혼다는 한 조립라인에서 여러 차종을 동시에 생산하는 혼류 생산방식의 대가지요. 벤츠·BMW는 부품을 조금씩 조립해 덩어리 부품으로 만드는 모듈 생산으로 생산성을 높였습니다.



현대차는 98년 기아차를 인수하면서 ‘빅5 생존론’에 가세했죠. 20만 대였던 해외공장을 2002년부터 증설에 나서 올해 해외 생산규모가 220만 대까지 커졌습니다.



내년에는 300만 대까지 늘어납니다. 문제는 그 5년 동안 현대·기아차 판매는 100만 대만 늘었다는 점이죠.



도요타는 최근 5년간 세계 판매가 250만 대 늘었지만 해외 생산시설은 불과 80만 대만 증설했습니다. 가동률(80→98%)을 끌어올려 늘어난 수요를 감당한 것이죠.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소비침체로 세계 자동차 시장이 공황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현대·기아차가 늘린 해외 공장의 가동을 어떻게 할지 걱정이 앞섭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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