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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①] 차화연 “HD 카메라 앞에서 성형 유혹도 느꼈다”

드라마 '온에어'의 오승아도 '사랑과 야망'의 미자와 마주쳤다면 배꼽 인사를 하지 않았을까? 그만큼 미자는 1987년뿐 아니라 20년이 지난 2006년에도 리메이크작으로 부활했을 만큼 시대와 세월을 초월한 현대 여성이자, 아이콘이었다. 미자의 또다른 이름이 바로 차화연이다.

서구적인 마스크에 당찬 연기로 당시 전 국민의 별로 반짝였던 그는 가장 높이서 빛날 때 연예계를 떠났다. 지금의 김태희·전지현·이효리를 합친 것 이상의 인기와 파급력을 가졌던 그였기에, 은퇴 선언은 충격이자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런 그가 대중 곁으로 돌아오는 데 무려 21년이 걸렸다.

지난 4월 SBS TV 일일드라마 '애자언니 민자'(극본 윤정건, 연출 곽영범)로 연예계 복귀를 공식 선언한 차화연은 묵혔던 연기 갈증이라도 풀듯이 매일 같이 TV에 얼굴을 내비치고 있다. 드라마 종영을 2주 앞두고 만난 그의 얼굴에서 한결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21년만에 신문사 들어와 인터뷰 하는 건데 별로 낯설지가 않다. 오히려 기자들이 날 어색해하는데, 혹시 기자도 날 모르고 자란 세대 아닌가?(웃음)"

소속사 매니저가 옆에서 "워낙 솔직 털털한 스타일이니, 궁금한 게 있으면 앞에서 다 물어보시라"고 귀띔을 했다.


-미모가 여전하다. 아직도 번데기로 관리하시는가?

"컴백 기자회견 때 번데기로 건강을 되찮았다는 말을 하니까 여기저기서 '번데기 사업 해보라'고 난리였다.(웃음) 정말 잘 챙겨먹었는데 좀 질리기도 하고 그래서, 끊은 지 8개월 정도 됐다. 나중에 먹고 싶으면 다시 찾겠지. 솔직히 잠잘 시간도 별로 없어서 요즘 따로 관리하는 것은 없다.

'예쁘다'는 말, 듣기 좋지만 속으로 걱정도 많았다. TV에 나온 내 모습이 예상보다 나이들어보이는 것 같아서다. 방송 모니터한 후, 주사(보톡스) 유혹도 들었다. 그렇지만 캐릭터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가족을 챙겨나가는 어머니 역이라, 예뻐보이겠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접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HD카메라가 처음에는 부담스러웠겠다.

"무지하게 부담되더라. 원래 피부관리실도 2주에 한번 정도 가고 헬스장에서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는 편이었는데 지난 반년간 관리할 틈이 없었다. 살도 좀 찐 것 같고~. 그래도 실제로 보니까 화면보다는 좀 젊어보이지 않나?(웃음) 이제야 카메라 마사지 받고 붓기도 빠져서 적응되는데, 드라마가 끝난다니 아쉽다."



-시청률이 10%를 넘겨, 안정적인 복귀라는 평가를 받는데?

"우리 드라마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라는 얘기를 들었다. 물론 시청률을 염두에 두고 작품하는 건 아니지만 주위에서 재미있다고 얘기해 주시니 좋다. 일주일에 5일 촬영하고 이틀 쉬는데, 쉴 때 장보러 가면 여기저기서 '드라마 잘 보고 있다. 다음 회는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신다. 20년을 한 동네에서 살아서 원래 이웃들과 잘 아는 사이인데, 맨날 집안 일 얘기하다가 이제는 드라마 얘기 하니까 연기 컴백한 게 실감난다."



-주위 사람들 말고, 시청자 게시판이나 인터넷 기사로 네티즌 반응을 체크해보진 않는가?

"전혀 안 본다. 혹시라도 안 좋은 글이 올라와 있을까봐 두렵다. 컴퓨터를 잘 못하는 것도 있고. 하지만 매니저나 지인들을 통해 이런 반응이 있다는 식의 얘기는 듣는다. 기자가 보기에는 나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어떻던가?(웃음)"



-21년 전하고 드라마 환경과 많이 달라져서 처음엔 힘들었을텐데?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다만 방송 기술이나 환경이 바뀌어서 처음엔 어색했다. 예전엔 배우들이 더빙을 해야 했고, 촬영장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감정잡고 연기했다. 음악이 없어서 아쉽긴 하지만, 일하고 있는 자체가 좋으니까 상관 없다."



-곽영범PD와 여러 아군 덕분에 촬영장에서 든든했겠다.

"이덕화·한진희·정재순과는 예전에도 같이 작품을 했던 터라, 촬영장에서 만나면 동창생 만난 것처럼 반갑다. 촬영이 워낙 바쁘고 스케줄도 달라서 따로 모임이나 회식을 갖진 못했다. 하지만 같은 세대 배우들과 함께 연기하고 있다는 건 매우 큰 힘이다. 같은 드라마는 아니지만, 예전에 함께 활동했던 이미숙과 친분이 있어 요즘 '에덴의 동쪽'도 열심히 본다. 이미숙에게 문자로 응원 메시지도 보냈다."



-헌신적인 어머니인 주민자 캐릭터가 실제 주부로서의 모습과도 비슷한가?

"나 현모양처 맞다.(웃음) 우리 딸이 나한테 '자랑스러운 엄마'라고 자주 얘기해 준다. 지난 20년간 가족을 위해 내 모든 걸 쏟아부으면서 살았다. 시어머니가 살아계실 때에는 집에서 손님 50명을 요리까지 직접 해가며 치르기도 했다. 남편에게 처음 반항해 본 게 바로 이번에 연예계에 복귀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도 남편이 화가 나 있나? 아니면 이제 후원자로 돌아섰나?

"자기가 한 말이 있어서인지, 대놓고 연기 얘기는 안 한다.(차화연의 남편은 결혼과 함께 연예계 활동을 접길 바랐으며, 컴백 또한 끝까지 반대했다고 한다) 워낙 사업 때문에 바쁘고, 또 우리 식구들이 각자 일은 각자 알아서 하는 편이라서 서로 꼼꼼히 챙겨주지는 않는다. 나 혼자 열심히 모니터하고 연구한다. 하하."



-아이들은 엄마 차화연이 아닌 연기자 차화연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20년간 한번도 내 작품을 아이들에게 보여준 적이 없다. 엄마가 연기자라는 얘기를 주위에서 들어서 알고는 있었을 텐데, 서로 직접적으로 이야기한 적은 없다. 고3인 딸은 지금 미국에서 공부 중이라 드라마를 못 봤을 거다. 중3인 아들은 몇번 보긴 한 것 같은데, 그냥 '엄마가 좋아하는 일을 하니까 나도 참 좋다'라고 얘기하는 정도다. 아이들에게 난 평범한 엄마다."



-이덕화 부녀가 한 드라마 출연하고 있는데, 혹시 아이들이 배우가 되겠다고 하진 않는지?

"아이들이야 부모 영향을 많이 받으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아직 둘 다 어려서 잘 모르겠다.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반대다. 그래도 원한다면 해야지, 말린다고 듣겠나? 연예계라는 곳이 화려한 이면에 힘든 일들도 많아서, 다 겪어본 선배로서는 '글쎄'다."


이인경 기자 [best@joongang.co.kr]
사진=이영목 기자 [ymlee@joongang.co.kr]

[인터뷰 ①] 차화연 “HD 카메라 앞에서 성형 유혹도 느꼈다”
[인터뷰 ②] 차화연 “나도 '엄뿔' 마니아!”
[인터뷰 ③] 차화연 “최진실 죽음에 선배로서 책임감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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