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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종영 KBS"바람은 불어도" 마지막 녹화

『눈물이 날 것 같아.「시원섭섭하다」란 말이 있지만 시원한 느낌은 전혀 없고 섭섭하기만 해.』 서울여의도 고수부지에 꽃샘바람이 조금씩 휘날리던 20일 오후 『바람은 불어도』녹화장인 KBS별관 C스튜디오.분장을 막 마친 할머니 나문희가 한숨을 쉰다.『평소처럼 대사만 외우고 나오자니 왠지 허전해.고무신 벗어던지는 마지막 장면을 괜히 연습하고 왔어.근데 잘 안벗겨지더라고….』 오는 29일 2백45회로 막을 내리는 『바람은 불어도』출연진은 종영 1주일전인 이날 드라마와 먼저 이별을 했다.
매주 수요일에 다음주 5회분을 한꺼번에 녹화하기 때문에 이날이마지막 녹화였다.
평소처럼 오후2시 스튜디오에 모여든 연기자들은 「오늘이 마지막」이란 감상 때문인지 서로 『수고했다』는 덕담을 나누며 아쉬움을 달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특히 이 드라마로 연기생활중 최고의 조명을 받은 박성미.윤유선.유호정등은 쉴새없는 농담으로 마지막임을 잊으려는 모습이 역력했고,신윤정은 떡을 손수 마련해 동료들에게 돌리며 이별을 아쉬워했다.
그러나 가장 슬퍼보인 연기자는 나문희.지난해 연기생활 26년만에 대상을 안겨준 이 드라마에 애착을 숨기지 못한 채 녹화도중 침울한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는 모습이 여러번 목격됐다.
KBS는 이날 오후6시 별관로비에서 홍두표사장까지 참석한 종영 자축연을 열고 연기자들의 서운함을 달랬다.
하지만 모든 연기자가 드라마 종영을 서글퍼한 것은 아니었다.
코믹연기로 초반 인기몰이의 주역이 됐던 한진희는 『인기는 즐거웠으나 이미지가 희화화될지 모른다는 걱정도 컸다』며 『코믹연기는 이 드라마로 끝』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녹화된 마지막회는 해피엔드로 막을 내렸다.아버지(김무생)와 어머니(김윤경)는 부부생활 30년만에 식을 올리고 뒤늦은밀월여행을 떠난다.둘째아들 찬해부부(정성모.윤유선)도 부모와 동행,신혼여행 못간 한을 푼다.첫째 진해부부(송 기윤.박성미)는 아버지로부터 자금을 받아 사업기반을 다지고 출산문제로 다퉈온 셋째 산해부부(최수종.유호정)는 마침내 임신에 성공,가족을기쁘게 한다.드라마의 피날레는 아들부부 결혼식을 마치고 빈집에돌아온 할머니가 『아무도 없네』하 고 역정을 내며 고무신을 벗어던지는 장면.
지난해 4월3일 1회 첫 장면과 똑같은 이 마지막 신은 『바람은 불어도』가 「특별한 끝 없이 항상 한결같은 일상 그 자체」임을 상징하고 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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