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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통 이어받은 불교계 ‘연등 집회’

종교단체가 주도하는 미국산 쇠고기 반대 집회가 이어졌다. 4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선 ‘시국법회 추진위원회’가 주최한 시국법회가 열렸다. 지난달 30일 이후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과 개신교의 광우병 기독교대책회의의 집회 이후 불교계가 바통을 이어받은 것이다.

두 시간가량 진행된 법회엔 9000여 명(경찰 추산)이 모였고 이후 거리행진이 이어졌다. 집회에 참석한 700여 명의 스님과 4000여 명의 신도들은 대형 연등을 앞세워 걸어갔다. 주최측은 오후 10시30분쯤 해산을 선언했다. 경찰 관계자는 “8일 정도까지는 종교단체가 주도하는 촛불집회가 이어질 것이다. 9일엔 농민연합 주최 집회가 있고 10일께부터 다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집회를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촛불집회 지원 측과 반대쪽은 이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전국교수노조·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등 진보 성향의 교수 단체 소속 20여 명은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정부가 민주주의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정부가 쇠고기 수입 고시를 철회하고 재협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시국선언에 앞서 황상익(서울대 의대)·김상곤(한신대 경영학)·김서중(성공회대 신문방송학) 교수 등은 ‘촛불과 한국사회 2차 토론회’를 열고 “정부가 언론 장악을 기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촛불시위에서의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가 파견한 노마 강 무이코(Norma Kang Muico) 조사관이 이날 입국했다. 무이코 조사관은 “지난 한 달 반 동안 한국의 쇠고기 촛불집회를 계속 지켜봤다. 촛불집회의 인권 상황이 심각한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이를 조사하기 위해 내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 반대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인터넷 카페 ‘구국! 과격불법촛불시위반대 시민연대’는 “촛불집회에 참가한 천정배(통합민주당)·강기갑(민주노동당) 등 의원 16명을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 이익을 우선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정권 타도를 외치고 불법적·폭력적인 촛불집회 시위에 앞장서며 직무를 유기했다”고 주장했다.

또 “국회의원들이 옥외집회 금지 시간 규정을 어기고 도로교통 소통에 대한 제한도 무시했다”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고발장에 포함했다. 시민연대는 북한민주화위원회(위원장 황장엽)와 함께 5일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를 반대하는 네티즌과 재미교포·외국인·탈북자 등이 참가하는 ‘반(反)촛불 집회’를 연다.

라이트코리아와 6·25남침피해유족회 등 회원 50여 명은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 퇴진을 외치면서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즉각 해체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반정부 투쟁으로 변질된 촛불시위에 동참한 것은 성직자의 본분을 벗어난 일이므로 거리로 나선 신부들은 성당으로 돌아가라”며 명동성당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이충형·장주영·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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