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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노예계약은 불공정"

인기 그룹 H. O. T. 의 전 멤버 문희준(26)씨는 가요계에 데뷔하던 1996년 연예기획제작사 ㈜SM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했다.

계약서에는 "계약 해지시 기획사에 총 투자액의 5배와 (계약종료 때까지) 남은 기간 예상이익의 3배 및 별도로 1억원을 지급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文씨는 불리한 조항이라고 생각했으나 신인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도장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동료 멤버 토니안(안승호.26)도 '계약해지시 계약금.투자액.잔여기간 예상이익의 3배와 별도 5000만원 지급'이라는 조건으로 이 회사와 계약했다.

연예지망생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작성된 이른바'노예계약'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02년 7월 "SM 측이 거래상의 지위를 남용했다"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SM엔터테인먼트는 "전속계약 당시 文씨 등이 기획사의 사업 및 투자 방식을 알고 있었고, 다른 가수에 대한 투자비용까지 회수해야 하는 사업의 특성 등을 고려할 때 배상 계약이 과도한 것이 아니다"며 시정명령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서울고법 특별7부(재판장 吳世彬부장판사)는 "SM 측이 소속 연예인이 계약을 위반할 때 막대한 배상액을 물게 한 것은 불공정 거래"라며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가수 지망생이 불리한 조건의 계약임을 알았다 하더라도 기획사가 거래조건과 계약 종료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우월한 지위에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신인가수에게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투자 위험이 크다고 해도 투자 위험이 큰 사업은 높은 수익이 예상되고 투자 위험은 투자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투자에 성공한 가수에게서 실패한 가수의 투자비용까지 회수하는 것은 지나친 손해배상 약정이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또 "연예활동에 대한 의견차로 계약을 파기하는 경우에도 전속계약 위반에 대한 업계의 통상 배상액(1~2배)을 크게 넘는 3~5배를 물게 하는 것은 경쟁사가 가수를 빼가는 '무임승차'를 막기 위한 것이라 해도 지나친 제한"이라고 덧붙였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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