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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회사 아닌 마케팅 회사”

SK M&C 이방형 초대 사장
WHO?
1955년 서울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은행과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MBA를 땄다. 미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던 중 87년 ㈜선경 미주경영기획실에 스카우트돼 SK그룹과 인연을 맺게 된다. SK그룹이 94년인수한 이동통신회사로 자리를 옮겨 지난해 말까지 SK텔레콤에서 줄곧마케팅을 담당해 왔다.


국내 광고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재계 서열 3위인 SK그룹이 마케팅 회사인 SK마케팅&컴퍼니(SK M&C)를 설립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SK텔레콤의 마케팅을 주도해온 이방형(53·사진) 사장이 최고경영자에 임명된 것도 경쟁사를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이 사장은 SK텔레콤의 TTL 광고와 2002년 월드컵 광고 등으로 국내 마케팅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인물이다.

SK그룹의 마케팅 역량은 경쟁사에 위협적이다. SK그룹은 대규모 고객 기반을 갖고 SK텔레콤을 중심으로 엄청난 마케팅비를 쓰고 있다. 그만큼 마케팅 자산과 경험이 풍부하다는 뜻이다. SK M&C는 최근 SK에너지로부터 ‘OK캐쉬백’ 사업권을 3000억원에 인수했다. OK캐쉬백은 3000만 명의 회원과 4만5000개의 가맹점을 보유한 국내 최대 통합 마일리지 서비스다.

SKT 마케팅의 산 역사
이 사장은 SK그룹이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한 이듬해인 199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SK텔레콤에서 줄곧 마케팅을 담당해 왔다. 마케팅 기획1팀장을 시작으로 마케팅 기획본부장·전략본부장·사업본부장을 거쳐 2004년 3월 비즈니스총괄 부사장을 맡았다. SK텔레콤의 마케팅 역사가 이 사장의 역사인 셈이다. 그가 SK M&C 대표를 맡자 SK텔레콤의 마케팅 선임 팀장들이 대거 따라온 데서도 그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후배의 업무에 웬만해선 관여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꼭 필요할 때 한마디 하는 식이다. SK M&C 이시혁 상무는 “한번도 이 사장이 직원을 막 대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크게 나무랄 때도 ‘이게 도대체 뭐야’라고 말하는 게 전부”라고 전했다.

평소 말을 아끼는 그의 한마디는 업무의 부가가치를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리곤 했다. SK텔레콤의 TTL 광고가 한 예다. 99년 SK텔레콤에 비상이 걸렸다. 당시 전체 시장점유율이 60%였지만 10~20대 점유율은 8%밖에 안 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탓이다. KTF와 LG텔레콤 두 신생 이동통신사가 젊은 이미지로 10대와 20대를 장악했던 것이다.
당시 마케팅 전략본부장이었던 이 사장은 SK텔레콤의 이미지를 젊은 회사로 새롭게 자리매김할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러려면 참신한 CF 모델을 찾아야 했다. 광고대행사가 내민 신인 모델 사진첩을 뒤적이던 그는 신비스러움과 중성(中性)적인 이미지를 풍기는 임은경을 보자 바로 결정을 내렸다.

임은경을 모델로 찍은 TTL 광고는 이동통신업계에선 처음으로 특정 연령대를 겨냥해 선보인 마케팅이었다. 하지만 사내 반응은 반신반의였다. 광고가 너무 난해했던 탓이다. 당시 SK텔레콤의 대표이사였던 조정남 부회장이 광고를 보고 “이게 뭘 뜻하는 거야”라고 묻자 표문수 사장이 “부회장님이 이해하지 못하시는 걸 보면 잘 만들어진 광고 같습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 같은 사내 우려와 달리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002년 월드컵 때 이 사장의 마케팅 감각은 또 한번 빛을 발했다. 경쟁사인 KTF가 월드컵 스폰서로 결정되자 SK텔레콤은 망연자실했다. 이때 그는 “축구와 관련해 뭔가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의 지시로 SK텔레콤은 붉은 악마와 손잡고 대규모 응원에 나서면서 엄청난 물량 공세를 퍼부었다. 결과적으로 KTF의 10분의 1 비용으로 10배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일각에선 “남의 잔치 풍악 소리를 빌려 제대로 즐긴 것은 SK텔레콤”이란 말이 나돌았다.

숨죽인 광고업계
SK M&C가 SK그룹 광고를 모두 맡게 되면 순식간에 광고업계 10위권에 포진하게 된다. 이와 관련, 광고업계에서 “SK그룹이 외부 대행사에 지출하는 돈을 그룹 매출로 잡기 위해 계열 광고회사를 세웠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M&C는 광고회사가 아니라 마케팅회사다”고 말했다. 광고보다 마케팅으로 더 많은 매출을 올리겠다는 뜻이다. 이 사장은 “마케팅 전략을 M&C가 수립하고 광고 제작은 외부 대행사에 맡길 수도 있다”며 “이 같은 방식으로 기존 광고업계와 상생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SK M&C는 5년 뒤인 2013년 매출 목표 1조원 중 SK그룹 광고 비율을 30% 이하로 책정해 놓고 있다.

이 사장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보다 인터넷 쌍방향 마케팅에 관심이 더 많다”며 “회원의 소비 행태를 분석하면 회원마다 최적의 소비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OK캐쉬백의 3000만 회원과 계열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는 싸이월드·네이트닷컴 등의 인터넷 사이트를 접목한 마케팅에 나서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경각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그의 구상이 제대로 실현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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