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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불레즈/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어느덧 푸른 기운이 감도는 봄이다.어쩌면 계절적인 변화란 거의 불변의 영역에 있는지도 모른다.원시시대와 우리시대의 봄이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다.계절이란 과거와 오늘을 연결시켜주는 많지 않은 공감대중 하나다.

러시아 작곡가 스트라빈스키는 이 공감대를 한편의 발레음악에 담아냈다.『봄의 제전』은 1913년의 음악사회를 뒤흔들었다.80여년전의 파리 관객들은 그리 관대하지 못했나 보다.초연을 맡은 피에르 몽퇴가 지휘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않아 관객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무슨 이따위 음악이 다 있단 말이냐.』이윽고혼란과 욕설.박수.야유….

스트라빈스키는 안무가 니진스키의 뒤에 서서 약간 혼란스런 감정으로 관객들이 빚어내는 또하나의 불협화음,진보와 보수가 정면으로 부닥치는 현장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봄의 제전』은 지휘자의 역량을 가늠하고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테크닉을 따져보는 잣대가 되었다.탁월한 작곡가겸 지휘자 피에르 불레즈쯤 되면 그 테스트는 시효가 지난 셈이다.

이미 2종의 레코딩을 남긴 그는 91년 세번째 『봄의 제전』에 도전했다.불레즈 팬이라면 69년의 CBS레코딩을 잊지 못할것이다.26년전 이미 그는 위대한 현대음악의 한 지평을 열어보였다. 그것도 똑같은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를 기용해서.그렇다면새 레코딩은 왜 필요했을까.

새로워진 몇개의 악장에서 간접적인 이유를 건져낸다.제물로 바쳐지는 젊은 여인의 희생제를 그린 2부의 셋째곡에서 불레즈는 전에없이 매우 긴밀한 앙상블을 들려준다.마지막 희생의 춤에서도철저히 조여진 리듬감으로 오케스트라를 지배한다.

현란한 음향으로 과대포장되기 쉬운 『봄의 제전』의 내부를 이처럼 잘 응시한 레코딩도 드물 것이다.

올해 70세를 맞는 피에르 불레즈의 건재를 알리는 기사가 해외음악전문지에 가득하다.『봄의 제전』에 대해 어느 비평가는 이런 조크를 남겼다.『「봄의 제전」이 충격적이라고? 우리는 1913년이래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소음공해에 시 달려왔기 때문에 더이상 충격을 받지 않는 청중이 돼버렸다.』 나이를 잊게하는 불레즈의 명레코딩이 계속돼 이런 불감증을 일깨웠으면 하는마음 간절하다.

<서동진 음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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