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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우기 진짜 발명가 장영실 아닌 文宗"

일반인 대다수는 장영실이 측우기를 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문중양 연구교수는 지난달 30일 '이달의 과학기술 인물 장영실 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문 박사는 "조선시대의 정식 역사를 기록한 실록에 측우기의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당시 세자이던 문종이라고 분명히 나와 있다"며 "측우기는 문종의 발명품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측우기 제작연도가 세종 24년(1442년)으로 돼 있고, 이때는 장영실이 세종이 탈 가마의 제작을 책임졌다가 가마가 부서져 관직을 박탈당한 때라 시기적으로도 장영실이 제작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문 박사는 "후대에 측우기가 장영실의 발명품으로 알려진 것은 장영실 가문 족보의 기록과 구전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임진왜란 때 제작된 아산 장씨 세보(細譜)에는 장영실이 측우기를 창안했다는 기록이 들어 있다. 이런 영향으로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세워진 장영실 동상은 장영실이 측우기에 손을 올려놓은 모습이다.

장영실 과학고등학교의 홈페이지에도 장영실의 업적을 소개하는 첫 머리에 측우기가 올라가 있다. 이 때문에 문 박사의 주장은 앞으로 많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문 박사는 "실록에는 문종이 로켓포의 일종인 화차(火車)도 직접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 등 문종이 측우기를 발명할 만한 상당한 과학적 소양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문 박사는 그러나 측우기 외에 자격루와 소간의.일성정시의.현주일구 등은 장영실이 제작을 주도한 독창적인 발명품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장영실의 아버지가 중국인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문 박사는 "실록에 보면 아버지가 중국 소항주(蘇杭州)출신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반면 아산 장씨 세보에는 장영실의 9대 선조가 중국에서 건너온 것으로 돼 있다. 문 교수는 "앞으로 이 부분은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영실은 세종의 인정을 받아 관노출신으로는 최고의 벼슬인 상호군의 벼슬에 올랐다. 하지만 세종이 발탁한 것은 아니라고 문 박사는 주장한다. 실록에 의하면 장영실은 세종대 이전에 이미 태종의 총애를 받으며 궁궐 내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관노 신분으로 조선시대 최고 기술자가 된 장영실은 드라마틱한 몰락으로도 유명하다. 장영실은 세종이 종묘제례 때 탈 가마를 만들었는데,그것이 부서지면서 책임을 지고 국문을 당하게 됐다.

이를 일부에서는 신분이 미천해 희생양이 됐다거나 결국 과학기술자가 당시의 천대를 넘지 못한 것으로 해석해온 것이다. 그러나 문 박사는 "이때 조사받은 사람은 장영실 혼자가 아닌 여러 명일 뿐 아니라 당시 조선시대에는 이만 한 일에 책임을 지우는 일이 일반적이었으므로 확대해석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편 호서대 자연과학부 물리학과 문창범 교수는 "장영실이 당시 설계한 자격루는 오늘날 기술 수준으로 봐서도 대학 및 대학원 수준에 해당한다"며 장영실 발명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자격루의 원리를 현재 대학에서 가르쳐도 우수한 공학자를 길러내는 데 손색이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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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