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me] 오로지 '록그룹 퀸' 음악만 추구해 온 '영부인밴드'

결성 10주년을 맞은 '영부인밴드'의 멤버들. 왼쪽부터 김종호·안철민·정아란·신창엽·정관훈. 박종근 기자


‘숭배하는 뮤지션을 위해 그의 음악은 물론 음악 외적인 부분까지 완벽하게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밴드’.

10년 연주하다보니 뺴 '판박이



트리뷰트 밴드의 사전적 의미다. 완벽한 모방을 통해 그 가수에 대한 최상의 애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가수에 대한 존경과 헌정의 의미가 담겨있기에 카피밴드와는 차원이 다르다.



영국의 전설적인 록그룹 ‘퀸(Queen)’만을 10년간 연주해온 트리뷰트 밴드가 있다. ‘영부인밴드’다. 한국에 여왕은 없지만, 영부인은 있다는 의미에서 밴드명을 이렇게 정했다. 이들의 활동을 그룹 퀸이 알까? 이들은 그런 것에는 관심없다. “알아달라고 밴드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음악을 사랑하기에 하는 것이다”라고 멤버들은 강변한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짝사랑이다.



다음 달 영부인밴드는 결성 10년을 맞는다. 이들은 퀸의 전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서거일인 11월 24일 이대 근처 퀸 라이브홀에서 ‘프레디 서거 기념공연’을 한다.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의미 있는 무대를 만들겠다는 이들을 홍대 인근의 합주실에서 만났다.



# ‘퀸’만을 사랑하다.



퀸은 원래 4인조지만, 이들은 5인조다. 퀸의 보컬 프레디가 보컬과 키보드를 겸했지만, 영부인밴드의 보컬 신창엽(32·D반도체 엔지니어)씨가 키보드를 못 치기 때문에 키보디스트 정아란(25·게임웹진 기자)씨를 영입한 것이다. 잠시 땀을 식히는 이들에게 처음 던진 질문은 ‘도대체 왜 퀸인가’였다.



“중학교 2학년 때 퀸의 공연 동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그 많은 관중이 프레디 머큐리의 몸짓까지 따라하며 합창을 하더군요. 퀸은 같은 노래라도 공연 때마다 그 색깔이 달라요.”(신창엽)



“원래 메탈리카 취향이었어요. 퀸의 ‘라디오 가가’만 듣고 ‘이게 무슨 록이냐’며 빈정댔었죠. 그러다 직장동료가 소개해 준 퀸의 2,3집 앨범을 듣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어요.”(기타리스트 김종호·37·은행원)



“‘보헤미안 랩소디’ 가사를 보고 완전히 반했어요. 퀸의 음악에는 록, 헤비메탈, 팝, 댄스 모든 것이 들어있죠.”(베이시스트 안철민·33·무역회사 근무)



영부인밴드는 1997년 PC통신 나우누리의 ‘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시솝이던 정관훈(드러머·30·일본회사 근무)씨가 연주가 가능한 회원들을 모집해 만든 밴드다. 밴드는 이후 매년 세 번 정도 공연해 오고 있다. 밴드로서의 틀이 갖춰진 것은 보컬 신씨가 가세한 2000년부터. 미국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 있는 라이브 동영상에 달린 해외 네티즌의 댓글을 보면, 신씨의 보컬이 단순한 흉내 이상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웃길 줄 알고 들어봤는데, 목소리가 대단해’ ‘내가 지금껏 들어본 퀸 트리뷰트 밴드 가운데 최고야’ 등 찬사가 줄을 잇는다.



창단 멤버 정씨는 오직 퀸의 음악을 연주하고 싶다는 목적으로 드럼을 배웠다. 군 복무 중에도 공연에 맞춰 휴가를 나와 공연에 참가했다고 한다.



“퀸의 라이브를 재현한다는 등의 거창한 명분은 없어요. 공연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퀸의 노래를 부르며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것뿐이에요. 퀸의 화음은 한국인의 심금을 울리는 부분이 있어요.”



멤버 모두 직장인이기 때문에 연습시간이 충분하지는 않다. 연습실 사용료, 공연장 대관료도 일단 멤버들이 주머니를 털어 준비한다. 유료 관객이 덜 찰 경우 손해를 볼 때도 있다. 너무나 힘든 ‘이중생활’이지만 한번도 후회하지 않는 이유는 멤버들 모두 퀸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몰래 드럼을 쳤어요. 집에서 싫어했거든요. 공연 때 받은 꽃다발을 집에 갈 때 버리고 들어가곤 했죠. 이제는 부모님께 더 이상 숨기지 않아요. 공연 때 가발을 쓰는 것만 빼고는 부모님도 대체로 인정해 주세요.”(정관훈)



“주위에서 퀸에 빠진 노총각이라고 놀려요. 사실 여자보다 퀸이 더 좋아요. 무대에 오르면 그 순간만큼은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가 돼요.”(김종호)



“7년 전 첫 무대에 올랐을 때 ‘어디 감히 프레디 머큐리 흉내를 내느냐’며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많았죠. 그래서 죽도록 연습했어요. 운전하면서 차 안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더니 주변 운전자들이 미친 사람 보듯 하더라고요.”(신창엽)



#퀸, 그들을 닮아가다



10년이란 세월과 함께 영부인밴드의 무대는 많이 세련되고 퀸과 흡사해졌다. 퀸이 실제 사용하던 장비를 구비했고, 퀸의 공연의상까지 똑같이 만들어주는 전담 코디네이터까지 생겼다. 무대의 사실감이 더욱 충만해진 것이다. 지난 8월 홍대 롤링홀에서 연 10주년 기념공연은 사실감 있는 무대와 뜨거운 객석의 반응이 어우러진 무대였다.



“유료 관객은 350명뿐이었지만, 퀸의 노래 30여 곡을 연주하며 내리 달렸어요. 40,50대 중년 관객도 많았는데, 그것이야말로 세대를 아우르는 퀸 음악의 힘이죠.”(정아란)



사운드도 비슷하고, 의상도 같지만 실제 퀸과 가장 다른 부분은 안철민씨의 체형이다. 넉넉한 안씨의 체형이 퀸의 베이시스트 존 디콘의 그것과 너무나 다르다.



“베이스가 너무 뚱뚱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데, 체형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잖아요. 대신 저는 베이스를 치며 백보컬도 하니까 예쁘게 봐주세요.”



김종호씨의 경우 자신의 모델인 브라이언 메이와 관련한 상품은 모두 사들이는 수집광이다. 브라이언 메이의 라이선스 기타 6개, 사인 앰프 3개, 이펙터 등 그가 사들인 악기만 해도 중형차 한 대 값이다. 피크 대신 6펜스 동전을 사용하는 브라이언 메이의 주법을 따라하기 위해 단종된 6펜스 동전을 300개나 구입했다.



“방 하나가 퀸 물건들로 가득 찼습니다. 똑같은 사운드를 내고 싶다는 생각에 악기에까지 욕심이 가죠. 정씨도 로저 테일러가 실제 사용했던 호주 드럼을 주문했다고 하니, 이것도 일종의 전염이네요. (웃음)”



‘투 머치 러브 윌 킬 유’‘아이 워즈 본 투 러브 유’ 등 퀸이 라이브로 하지 않은 곡들을 연주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연주는 ‘퀸 음악의 재탄생’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일본의 퀸 트리뷰트 밴드 ‘퀸(Kween)’이 퀸 스타일의 신곡을 내는 것처럼 우리도 작곡에 대한 욕심이 있어요. 혹시 퀸이 내한공연을 한다면, 그때 오프닝 무대에 선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아요.”(김종호)



“퀸이 정말 지겨워질 때까지 노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때가 올 것 같지는 않지만요. 프레디 머큐리 보컬을 맡다 보니 얼굴도 그를 닮아가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나요?”(신창엽)



정현목 기자



음반 2억 장 팔린 그룹 퀸은…



◆1971년 결성된 영국의 록그룹. 프레디 머큐리(보컬), 브라이언 메이(기타), 로저 테일러(드럼), 존 디콘(베이스) 등 네 명으로 구성됐다. 73년 첫 앨범 발매 이래 탄탄한 팀워크를 유지하며, 20년 가까이 정상급 밴드로 활동했다. ‘보헤미안 랩소디’ ‘위 윌 락 유’ ‘라디오 가가’ ‘어너더 원 바이츠 더 더스트’ 등 수많은 히트곡이 있다. 네 명의 진용으로 총 693회의 공연을 했으며, 지금까지 음반판매량은 2억 장 이상으로 추정된다. 91년 프레디가 에이즈로 사망한 뒤 지금까지도 프레디 추모 분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브라이언과 로저는 보컬 폴 로저스를 영입해 투어공연을 하고 있지만, 존은 ‘프레디 없는 퀸은 의미가 없다’며 은퇴했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