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박범신, 우주의 중심 '카일라스'로 가다

작가 박범신은 티베트에 가서 무엇을 봤을까. 그리고 어떤 깨달음을 얻었을까.



티베트 여행 명상에세이 '카일라스 가는 길'출간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소설가 박범신이 명상 에세이 '카일라스 가는 길'(문이당. 1만 5000원)을 펴냈다. 이 책에는 작가가 지난해 7월 20일부터 8월 21일까지 티베트를 다녀온 다음 그곳에서 보고, 듣고, 겪고, 깨달은 바를 담았다.



그는 이미 히말라야를 여덟 차례나 다녀온 바 있다. 네이버에도 블로그 연재소설 '촐라체'를 연재하고 있다. 본지에도 '엔돌핀 프로젝트'를 연재중이다. 그런데 이 두 소설은 모두 히말라야 산과 관련이 깊다. 마치 산에서 얻은 깨달음을 지상에서 풀어놓는 영혼의 전도사 같은 느낌이다.



이번 여행은 "산 주위를 세번 돌면 원죄가 사라진다"는 속설이 있는 카일라스 일대에서도 특히 수행자들의 삶에 초점이 맞혀졌다. 그들의 속된 마음을 비우고 참된 영혼을 채워 넣는 구도의 여정이 작가의 예민한 시선에 잡혔다. 그래서 태고의 순정과 신에게 향한 순수한 마음을 지닌 구도자로서의 명상과 깨달음이 돋보인다.



왁자지껄한 세간 지옥에서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일반인들에게 현실의 강팍함을 훌훌 털어 버리고 내면으로 가라앉아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작가의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티베트 자연과 사람들의 순수한 사진 속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나 자신도 그곳에 함께 머물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렇다면 카일라스는 어떤 곳인가. 히말라야에는 해발 8000m급의 다른 거봉들이 즐비하지만 6714m에 불과함에도 카일라스는 그 어떤 봉우리보다 인도인들과 티베트인의 경배의 대상이다.



티베트인들은 가장 성스러운 산으로 보고, 이 산을 우주의 중심이자 지구의 배꼽인 수메르산(수미산)이라고 생각하여 강 린포체, 곧 '눈의 부처'라고 부르고, 인도인들은 그들 영웅의 서사시에 등장하는 전설적인 '메루산'이라고 부른다. 이곳은 불교를 비롯한 동양 4대 종교의 성지이자, 갠지스 인더스강을 포함하여 아시아 대륙의 젖줄인 네 개 강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티베트는 1950년 중국에 침략당한 이후 급속히 중국화되고 있다. 세계화와 중국의 폭력적 지배에 의해 자본주의적 소비문화가 널리 팽배해져 가고 있다. 더욱이 2006년 7월 1일 찡장 열차의 개통과 함께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작가는 나름의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중국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을 달리는 찡장 철도를 '하늘길'이라고 명명했다. 관광객이 지금보다 연간 80만 명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보고가 나와 있다. '영혼의 성소'라고 불렸던 티베트고원의 '하늘로 가는 길'이 문명권의 폭주자가 달리는 하늘길 때문에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신에게 가는 길을 더 이상 '하늘길'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것 같았다.



― 본문 중에서



작가는 척박한 땅 티베트에서 무엇을 봤을까. 그의 눈에 비친 티베트인은 현생의 삶에 집착하지 않고, 죽음 또한 두려워하지 않는다. 인간이 생존할 수 있는 조건 중에서 최악이라 할 수 있을 이곳에서 그들이 피워낸 건 뜨겁고 드높은 정신이다.



티베트인들은 한 송이 들꽃에서도 우주를 볼 수 있다. 현상은 영원한 게 아무것도 없지만 본질은 영원하고, 한 생으로서의 이승은 유한하지만 죽음을 거쳐 다시 태어남으로 본원적으로 삶은 영원히 계속된다.



작가의 티베트 여행은 한마디로 '내 안으로 걷기'다. 비록 카일라스가 현대화로 점차 그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을지라도 일주일이라도 거친 티베트 고원의 길에 흘러가보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문명과 과도한 정보 때문에 잃어버린 '내 안으로의 여행'이 절로 시작되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박명기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