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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사라진 국산 1호 비행기 '부활'

높이 1.5m도 안되는 대구 대명동 경상공고 내 3층짜리 제도실 건물 지하. 사방이 컴컴해 조그만 손전등에 의지해야 했다. 뼈대만 앙상한 비행기 동체가 수십년 된 먼지를 몸에 얹은 채 누워 있었다.

1953년 공군소령으로 국산 1호 비행기 '부활'의 제작을 주도한 이원복(78)씨가 당시 일등중사였던 문용호(78)씨와 동체의 주변을 왔다갔다하길 수십분. 李씨가 동체 앞부분에서 뭔가를 찾고는 "맞다"라고 외쳤다. 먼지를 닦아보니 '부활(復活)'이란 한자어가 선명했다.

53년 10월 세상에 태어난 국산 1호 비행기 '부활'이 틀림없었다. 수십년간 빛을 보지 못한 부활이 다시 '부활'하는 순간이었다.

李씨와 文씨가 지난 13일 '부활'을 다시 만난 것은 54년 명명식 이후 50년 만이다.

李씨는 "부활은 명명식 때 이승만 대통령이 직접 써준 휘호"라면서 "55년 미국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보니 부활이 행방불명됐다기에 어찌나 속이 쓰리던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팔순을 앞둔 노인의 눈가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동체 주변을 샅샅이 뒤졌다. 혹시 다른 부품이 남아 있을지 몰라서다. 아쉽게도 날개나 엔진 등은 찾지 못했다. 2층 창고에서 프로펠러를 찾아냈을 뿐이다.

◇부활을 찾기까지=60년대 말 김해 공군기지에서 폐기 처분하려는 것을 경상공고의 전신인 한국항공대학이 인수했다는 것만 그간 알려졌을 뿐이다.

지난해 12월 17일자 27면 '부활을 찾습니다'라는 본지 기사가 기폭제가 됐다.

결정적인 제보는 경상공고에서 서무과장을 지내고 정년퇴임한 이방치씨였다. "부활이 학교 창고에 보존돼 있다"는 내용이었다.

반신반의하며 李씨와 文씨, 그리고 본사 취재팀이 함께 현장을 뒤진 결과 지하실에서 극적으로 발견할 수 있었다.

李씨는 "미국에선 지난해 말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 1백주년 기념행사에 1주일 동안 20만여명이 몰려 축제를 벌였다"면서 "우리의 값진 자산을 소중히 여기는 풍토가 아쉽다"고 말했다.

◇부활의 앞날은=공군본부 측은 부활이 국산 1호기로 고교 교과서에 실린 문화재급인 만큼 경상공고 측과 협의해 부활을 인수하겠다는 계획이다.

공군 관계자는 "우리항공사의 커다란 이정표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며 "공군의 명예를 걸고 완벽하게 복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군은 동체를 빼내 같은 종의 85마력급 엔진을 탑재해 원상태로 복구한 뒤 첫 시험비행이 있었던 10월 10일, 또는 명명식이 있었던 4월 3일 가운데 하나를 골라 대대적인 기념식을 열 계획이다.

◇부활=53년 공군기술학교가 만들었다. 李소령이 설계를 맡았고, 미군 부속품으로 4개월 만에 완성했다.

날개폭 12.7m에 동체길이는 6.6m. 2인승으로 화물은 30㎏까지 탑재할 수 있다. 관측.연락 및 초등훈련용으로 사용됐다. 최고 시속은 1백80㎞였다.

대구=심재우 기자

<사진설명전문>
(上) 1954년 4월 3일 김해 공군기지에서 열린 국산 1호기 '부활'호의 명명식 모습. [중앙포토]

(下) 이원복씨(右)와 문용호씨가 '부활(復活)'이라는 휘호를 만져보고 있다. [대구=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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