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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만 있는 당신, 괜찮나요?

40대 초반에 대기업 부장까지 오른 L씨는 남부러울 게 없었다. 그런 그에게 최근 서글픈 변화가 찾아왔다. 몇 년 전만 해도 신입사원 시절이 부럽지 않던 몸이 녹슬기 시작한 것이다.

L씨는 승용차로 출근해 16층의 사무실까지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하루 종일 책상 앞에 편히 앉아 인터넷과 책상 위의 결재서류만 훑어보고 술과 담배로 하루를 마감하면서 배가 점점 나왔다.

특별한 성인병도 없는데 발기력이 떨어지고 성생활을 기피하게 됐다. 간혹 주변에서 건넨 발기 유발제를 얻을 때만 아내와 잠자리를 가졌다.

하루 종일 운전을 하거나 중장비를 조작하는 기사, 앉아서 연구에만 몰두하거나 컴퓨터만 들여다보는 사람들 등등. 일 때문에 앉은뱅이가 된 사람들은 모두 L씨처럼 성기능 저하의 위험에 처해 있다.

운동과 성기능에 관해 3만 명을 조사ㆍ연구한 베이컨 하버드 의대 박사는 운동을 하지 않는 중년 남성의 발기부전 위험성이 운동을 하는 사람에 비해 30% 높다고 보고했다.

절대적인 활동량이 부족한 모든 남성에게 해당된다. 운동 부족은 혈관 기능에도 치명적이지만 회음부에 미치는 악영향도 심각하다. 음낭과 항문 사이의 부위인 회음부는 성기로 들어가는 혈관과 신경이 지나가기 때문에 회음부 손상은 곧 성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승마 선수나 사이클 선수들이 회음부가 손상돼 성기능이 저하된 경우는 많이 보고돼왔다.

하지만 이런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오랫동안 앉아서 일과를 처리하는 직장인들 역시 회음부가 지속적으로 무딘 압박을 받게 돼 성기로 들어가는 혈류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앉아만 있다 보면 전립선이나 정자와 성호르몬을 생산하는 고환의 기능도 일찍 쇠퇴할 수 있다.

“말단 직원 시절로 돌아가시죠.”

필자의 말에 L씨도 열심히 뛰던 그 시절의 매력을 떠올렸는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우선 차를 주차할 때 현관에서 가장 먼 위치에 차를 세우기로 했다. 남들이 다 싫어하는 그 자리가 L씨의 건강에는 명당자리다. 엘리베이터를 타더라도 몇 층 미리 내려 걸어서 올라간다. 회음부에 좋다는 반신욕과 좌욕을 즐기고 회사에 앉아 있을 때도 남모르게 케겔운동(항문을 조였다 풀었다 하는 회음부 운동)도 한다. 책상에 앉아 일하다가도 수시로 앉았다 일어섰다 하면서 운동에 열심이다.

그러다 보니 칸막이 너머로 머리가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것이 마치 ‘두더지 잡기’ 게임에서 두더지가 머리를 내밀었다 넣었다 하는 것처럼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모양인지 부하 직원들이 “요즘 부장님이 이상하다”고 수군거린다면서도 L씨는 환하게 웃었다.

“그럼 뭐 어떻습니까? 내가 젊어지는데….”


강동우·백혜경은
서울대 의대 출신 전문의(醫) 부부. 미 킨제이 성 연구소와 보스턴ㆍ하버드 의대에서 정신과·비뇨기과·산부인과 등 성(性) 관련 분야를 두루 연수, 통합적인 성의학 클리닉ㆍ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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