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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요환 “중국서 왜 내 성을 갈아?”

‘e스포츠의 황제’ 임요환(27)이 무척 화났다. 중국에서 출간된. 그것도 자신의 책을 번역한 책 한 권이 황제는 물론 ‘황실’(조양 임씨 종가)까지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 책이 황제의 성과 이름의 한자를 엉뚱하게 바꿔 놓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임요환은 2004년 자신의 게임 인생과 명승부를 담은 <나만큼 미쳐 봐>(북로드)를 냈다. 황제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한국 못지않은 e스포츠 열기가 뜨거운 중국에서 눈독을 들였고. 1년 뒤 중국어판(저장런민출판사)이 나오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일간스포츠가 최근 단독 입수한 이 중국어판은 언뜻 보기에도 틀린 표기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이름이다. 임요환의 성(姓)인 ‘수풀 림(林)’은 ‘맡길 임(任)’으로. 이름인 요도 ‘멀 요(息+光)’가 아닌 ‘빛날 요(耀)’로 표기돼 있다. 그의 이름뿐 아니라 한국 유통업자인 북로드(BookRoad)도 ‘Boobroad’로 되어 있다.

심지어 중국 내 유통을 맡은 더난출판사가 임요환에게 보내온 편지에는 “안녕하세요. 임요한 선생님”으로 되어 있어 할 말을 잃게 한다. 한마디로 날치기 번역에다 오자 투성이 날림 출판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다.

‘무례’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2005년 8월 출간된 이 책이 임요환의 아버지 임병태(62)씨 앞으로 전달된 것은 지난 1월 26일로 무려 1년 5개월 만이었다. 뒤늦게서야 이 책의 엉터리 표기를 확인한 임요환의 종가는 “출판사의 장삿속이 임씨 가문 명예를 헌신짝처럼 생각했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27일 제4회 슈퍼파이트에서 일간스포츠와 만난 임씨는 “이름 가운데 한 글자 정도 표기가 틀렸다면 참을 만하지만 성을 바꾼 것은 명백한 조상 모독이다. 임씨 가문 전체의 명예를 훼손한 만큼 상황을 봐서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라고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슈퍼파이트에 공군팀으로 출전한 임요환도 “계약서가 영문으로만 되어 있어 사인만 했다. 내 이름 표기가 그렇게 바뀔 줄 꿈에도 몰랐다. 중국에서 나 아닌 다른 임요환이 있는 줄 알겠다”며 허탈해 했다.

조양 임씨 가문이 격분한 이유는 또 있다. 임씨는 조양 임씨 전국 대종회 부회장이고. 임요환은 조양 임씨 참의공파 25대 종손이다. 현재 중국에 임(林)씨의 일족이 존재해 한국과 중국의 종친들끼리도 왕래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뿐만이 아니라 중국의 임씨를 위해서도 명예 회복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임요환 측은 현재 더난출판사 측에 “중국에서 출간된 책을 전량 회수하고. 어서 빨리 성과 이름을 제대로 표기한 책을 재출간해 보여 달라”고 통보한 상태다. 이에 대해 더난출판사 외서기획팀 김명순씨는 “영어로 계약서를 작성하는 바람에 중국 측에서 자의적으로 성명을 표시한 것 같다.

이름의 한자 표기 등에 대한 세부 과정을 검토하지 못한 점에 대해 (임씨) 가족에게 용서를 구했다. 저장런민출판사 측에도 기존에 배포된 책을 전량 회수하고. 이른 시간 안에 제대로 된 책을 다시 펴내라고 요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나만큼 미쳐 봐

임요환은 2004년 자신의 프로게이머 생활을 묶은 자전 에세이 <나만큼 미쳐 봐>(북로드)를 냈다. 이 책에는 그의 재수 시절. 친구 이야기. 프로 게이머 입문 동기. 그후 성장 과정과 슬럼프 등이 담겨 있다. 나온 지 1주일 만에 판매 순위 10위 권에 진입하는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박명기 기자 [mkpark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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