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쟁이 아이를 탓하기 전에 부모가 감정 통제를 잘하고 있는지 반성할 필요도 있다. 사진은 떼쓰는 아이의 상황을 재연한 것. [중앙포토] | |
최근 국내 유병률 10%
주의력 결핍이라면…약물로도 치료 가능
"안 되는 건 안 돼"…부모 일관된 훈육을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과 유한익 교수는 "초등학생이라도 매사 비협조적이며 어른한테 대들고 성질 부리는 일이 다반사인 아이, 자기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매번 남 탓으로만 돌리는 아이 등 반항장애가 의심될 땐 (표 참조) 적극적인 개입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힌다. 반항장애를 방치하면 자칫, 심각한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비행 청소년, 혹은 성인기 범죄를 쉽게 저지르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항장애(적대적 반항장애)는 사회문화적 환경에 따라 유병률(2~16%)에 차이가 많다. 예컨대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억압과 통제가 심했던 한 세대 전만 해도 반항장애는 매우 드물었던 병이다. 반면 서구식 평등개념이 보편화하면서 국내에서도 반항장애 자녀가 급증해 10% 전후로 추정한다. 즉 반항장애는 아이의 타고난 천성과 양육 환경의 결과로 초래된 질병이다.
어린이.청소년은 우울증.불안증 등이 있어도 매사 반항적 태도를 보인다. 물론 이때도 약물치료.정신치료로 우울증 등이 낫게 되면 반항장애도 덩달아 좋아진다.
◆일관적 도덕관과 양육태도가 필요=반항장애 아이를 만들지 않으려면 우선 어릴 때부터 분명한 가치관, 즉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명확히 인식시켜야 한다. 예컨대 두세 돌 된 유아라도 심하게 떼를 쓸 땐 초지일관 '안된다'는 말을 단호히 해야 한다. 공공장소에서 떼를 쓸 때도 남들 보기 창피하더라도 아이의 무리한 부탁을 들어주지 말고 '무시'해야 한다.
유아기부턴 자신의 상상력 표현 방법으로 거짓말도 시작하는데 이때도 부모는 일관된 태도를 취해야 한다. 웃고 넘기거나 무작정 화내는 일은 금물. 아이는 거짓말을 하면서 부모의 반응을 살피는 과정에서 가치관을 형성한다는 점을 명심할 것. 따라서 거짓말은 나쁘며 정직해야 한다는 점을 반복해서 아이에게 설명해 줘야 한다.
유 교수는 "불필요한 스트레스는 아이를 화나게 하면서 반항심을 키우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꼭 필요한 학교 숙제 등을 제외하곤 아이가 싫어하는 과외 학습을 억지로 강요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