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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국주의 망상? … 고이즈미 마이웨이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左)가 종전일인 15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서 참배하기 위해 궁사의 인도를 받으며 본전 제단 앞으로 걸어가고 있다. 신사에서는 구두를 벗어야 하기 때문에 슬리퍼를 신고 있다. [도쿄 AP=연합뉴스]
고 히로히토(裕仁) 일왕도 한국의 광복절인 15일 야스쿠니(靖國)신사로 참배하러 가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발길을 막지는 못했다. 그래서 그는 현직 총리로서 21년 만에 8.15에 참배하는 기록을 세웠다.



현직 총리론 21년 만에 8·15 신사 참배
히로히토 전 일왕 "참배 말라" 유지도 무시

1978년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合祀.명부에 이름을 함께 올림)된 것을 계기로 야스쿠니 참배 중단을 결심했다는 히로히토의 88년 메모가 일본 언론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달 20일. 히로히토의 무게감으로 판단할 때 고이즈미의 행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일본 안팎에서 나왔다. "참배하지 마라"는 한국.중국 정부의 충고는 이미 수 없이 무시한 터라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든 상태였다.



실제로 이 메모가 공개된 후 일본에서 참배 반대 여론이 크게 늘었다. 요미우리 신문이 5, 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참배 반대'는 50%로 두 달 전보다 8%포인트 상승했다. 반면'찬성'은 40%로 6%포인트 하락했다.



주변국의 반대와 일본 내 여론, 전 일왕의 견해까지 모든 걸 흘려들은 고이즈미가 이날 오전 7시40분 도쿄 도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나타났다. 참배를 마치고 관저로 돌아와 쏟아낸 말은 '누가 뭐래도 나는 나의 길을 간다'는 것이었다.



그는 한국과 중국을 향해 "참배하면 정상회담을 안 한다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이냐"고 받아쳤다. 이어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야스쿠니에 가지 말라 해도 난 간다"고 말했다. 왜 8.15에 참배했느냐는 질문엔 "언제 참배해도 비난은 똑같다"고 주장했다. A급 전범이 합사된 신사이기 때문에 참배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엔 "일부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압도적 다수의 전몰자에 대해 애도의 뜻을 갖고 참배하는 것이 왜 나쁘냐"고 항변했다. 참배 성격에 대해서는 "인간 고이즈미로서 참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스쿠니 방명록에는 '내각총리대신 고이즈미 준이치로'라고 기재했다. 참배가 헌법 위반이라는 대목에 대해서는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거론했다.



비서관이 "각의(오전 10시) 때문에 질문을 그만 받겠다"고 했으나 그는 작심한 듯 추가 질문까지 받았다. 고이즈미는 "반대하는 이들은 내가 지금 한 말을 잘 새겨들어라"라는 퉁명스러운 충고를 던지고 17분간의 기자회견을 마치고 오전 10시4분 회견장을 떠났다.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전 자민당 간사장은 "이번 일로 아시아 외교는 붕괴 직전까지 왔다"며 "총리에게 공적이냐 사적이냐는 아무 차이가 없고, 총리의 외교에 관한 행동은 '마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야스쿠니가 지니는 의미를 되새겨보기 위해 14일 밤부터 신사 앞에서 기다렸다는 한 대학생(24)은 "총리가 이렇게 확신범처럼 야스쿠니를 참배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이즈미의 뒤를 이어 60명이 넘는 각료.국회의원들이 이날 참배에 동참했다.







도쿄= 예영준.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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