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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공식 영화감독의 변심 “코로나를 이길 순 없다”

칸 영화제가 사랑한 일본 여성 감독, 가와세 나오미(河瀨直美). [가와세 나오미 감독 공식 홈페이지]

칸 영화제가 사랑한 일본 여성 감독, 가와세 나오미(河瀨直美). [가와세 나오미 감독 공식 홈페이지]

 
한국에도 팬층이 두터운 영화감독 가와세 나오미(河瀨直美·52)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지난해, 도쿄올림픽의 공식 기록영화 감독직으로 자신을 선정했을 때 “어렵지 않겠네”라고 쉽게 생각했다고 한다. 올림픽 공식 기록영화엔 일종의 공식이 있다. 선수들의 피 땀 눈물과 감동의 순간, 세계가 스포츠를 통해 하나가 되는 순간을 엮어내는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며 상황은 달라졌다. 일본 국내에서도 올림픽 강행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가와세 감독은 이 공식을 깨기로 했다.
 
곡절 끝 23일 개막을 앞둔 도쿄 올림픽을 목전에 둔 21일, 그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도쿄에서 만나 “올림픽에 대한 비판적 여론도 영화에 담으려 한다”고 밝혔다. 올림픽 공식 기록영화에 올림픽에 대한 비판적 시각 역시 솔직히 담아내겠다는 것이다.  
 
가와세 감독 대표작 '앙: 단팥 인생 이야기' 공식 포스터.

가와세 감독 대표작 '앙: 단팥 인생 이야기' 공식 포스터.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서는 인류가 코로나19를 극복해냈을 거라고 예상했었지만 내가 너무 낙관적이었다”라며 “코로나19라는 걸 극복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의 아름다운 면만 드러내는 게 아니라, 코로나19라는 초유의 팬데믹 상황에서 열리는 올림픽의 면면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FT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진정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도쿄올림픽 관계자와 일본 정부는 여론 악화라는 전투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이런 현실을 솔직히 담아내려는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가와세 감독(검은색 마스크 착용 여성)이 지난 5월 경기장을 둘러보고 있다. AP=연합뉴스

가와세 감독(검은색 마스크 착용 여성)이 지난 5월 경기장을 둘러보고 있다. AP=연합뉴스

 
가와세 감독은 지난 1월 요미우리(讀賣)신문 기고문에선 올림픽에 대해 보다 희망적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당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열정을 갖고 앞을 향해 돌파하는 것이 삶이라는 점이 스포츠의 아름다운 메시지”라며 “코로나19에 지쳐서 자신들이 가진 최대의 힘의 근원이 시들어가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인류에게 지금이야말로 올림픽이 필요하다”는 요지의 논리를 펼쳤다. 가와세 감독 본인이 10대 시절 농구 선수로 활약한 적이 있어 당시 요미우리 기고문은 더 울림이 크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개막을 이틀 앞두고 진행한 FT와의 인터뷰 당일, 도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000명에 육박한 상황. 가와세 감독은 “인간의 힘으로 근절할 수 없는 무언가를 근절하겠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에고이스트적인 사고 방식인 것 같다”며 “코로나19를 무릎을 꿇릴 수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살아나가야 하며, 그 메시지를 올림픽과 내 기록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가와세 감독은 칸 영화제가 사랑하는 영화인이다. 1997년엔 칸 사상 최연소로 28세에 황금카메라상을 장편 데뷔작인 ‘수자쿠’로, 2007년엔 ‘너를 보내는 숲’으로 칸 최대 영예인 심사위원대상을, 2017년엔 ‘빛나는’으로 에큐메니컬 상을 받았다. 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는 “칸 영화제가 가장 사랑하는 여성 감독”이라고 평했다.  
 
가와세 감독의 영화는 빛을 활용한 영상미가 아름답다. '빛나는' 공식 포스터.

가와세 감독의 영화는 빛을 활용한 영상미가 아름답다. '빛나는' 공식 포스터.

 
빛을 잘 활용해 빚어내는 영상미와 섬세하면서도 차분한 인생에 대한 관조와 서정적 서사로 한국에서도 매니어층이 탄탄하다. 2018년 작고한 키키 키린(樹木希林)이 출연한 단팥 장인 스토리, ‘앙: 단팥 인생 이야기’ 등이 한국엔 잘 알려져 있다. 이혼한 전 남편의 성(姓)을 한때 따랐던 탓에 센토 나오미(仙頭 直美)라고도 불린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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