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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드라이브 스루 검사소

장주영 내셔널팀 기자

장주영 내셔널팀 기자

1930년대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그랜드내셔널 은행은 새로운 개념의 창구를 열었다. 은행을 찾은 고객이 차량에 탑승한 채로 방범창 너머 직원에게 돈을 건네 입금하는 방식이다. 이것이 ‘드라이브 스루(DT·Drive Thru)’ 영업의 효시로 알려져 있다. 이후 미국에선 고속도로의 햄버거 가게 등지에서 드라이브 스루 영업 방식을 널리 사용하면서 퍼지기 시작했다.
 
한국 최초의 드라이브 스루 점포는 1992년에 문을 연 맥도날드 부산해운대점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는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뿐 아니라 다양한 업태의 드라이브 스루 점포가 전국 각지에서 운영 중이다. 대개 도로변에 상호와 함께 ‘DT점’이라는 간판을 내걸어 운전자에게 드라이브 스루 점포임을 알려주고 있다.
 
따지고 보면 한국판 드라이브 스루의 원조 격은 따로 있다. 시원하게 뚫리던 도로가 정체구간으로 바뀌는 순간, 귀신같이 나타나는 이들이 있다. 옥수수와 군밤 따위를 파는 장사꾼이다. 운전 중 저 멀리에 챙 넓은 모자와 토시로 무장한 이들을 발견했다면, 그건 지옥의 정체구간에 돌입했음을 의미한다. 물론 이들의 불법 영업은 단속 대상이다.
 
물건을 팔 때나 활용하는 줄 알았던 드라이브 스루 방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도 적용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한국 의료진이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도입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검사 대기시 감염 우려가 적고 검사하는 의료인도, 검사받는 사람도 모두 편하다. 다만 수많은 차량이 대기해야 할 공간이 필요해 설치 요건은 까다로운 편이다.
 
코로나19 4차 유행이 지속하면서 서울시가 드라이브 스루 선별검사소를 확대하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일 구청장들과 화상회의를 통해 “이 방식이 신속하고 안전하다. 공간만 확보되면 적극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현재 서울시에서는 서초구 2곳(심산문화센터·서초종합체육관)만 드라이브 스루 검사소를 운영 중이다.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해진다. 드라이브 스루 검사소의 재등장은 코로나19 유행이 한동안 사그라지지 않을 것을 암시한다. 실제로 21일 0시 기준 하루 확진자는 사상 최대치인 1784명을 기록한 상황이다. 드라이브 스루하면 커피를 떠올리던 시절이 새삼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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