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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죽을까" "그래" 아내 목조른 남편…日 '노노개호' 비극

초고령 사회 일본에서 70대의 남편이 지병으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아내를 살해한 '노노개호(老老介護) 살인' 사건이 또 발생했다. '노노개호'는 간호가 필요한 노인을 노인이 돌보는 것을 말한다. 
 

마비, 골절로 누운 아내 수년간 간호
본인도 항암 치료, "다른 방법 없었다"
노인이 노인 돌보는 '노노개호'의 비극
"정상참작 여지 있어"...검찰 3년 구형

지난 4월 30일 70대 남편이 아픈 아내를 살해한 사건이 벌어진 일본 히로시마의 주택. [사진 일본 방송화면 캡처]

지난 4월 30일 70대 남편이 아픈 아내를 살해한 사건이 벌어진 일본 히로시마의 주택. [사진 일본 방송화면 캡처]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24일 히로시마 지방법원에선 지난 4월 30일 발생한 살인사건의 첫 번째 공판이 열렸다. 피고는 80세의 아내 이세코(亥聖子)를 살해한 72세의 무라다케 데쓰야(村武哲也)로 그는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검찰은 이날 피고 무라다케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아내 이세코는 2015년 뇌경색으로 왼쪽 반신이 마비됐으며 골절로 장기간 입원했다. 스스로 움직이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게 싫다"며 요양시설에 입소하지 않았다. 남편 무라다케 역시 2013년 직장암으로 수술을 받았으나 이후 암이 재발해 치료 중이었다. 수년간 암 투병을 하며 아내를 돌봐온 남편은 지난해부터 체력적·정신적으로 한계를 느꼈고 아내와 함께 죽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사건이 일어난 날 아침 피고는 아내에게 "오늘 죽을까"라고 물었다. 아내는 눈을 감은 채 "그래"라고 대답했고 남편은 머플러로 아내의 목을 졸라 질식사시켰다. 이후 자신도 목을 매고, 칼로 손목을 그은 채 쓰러져있다가 집을 방문한 이웃에 발견됐다. 무라다케는 "아내와 이날 같이 죽을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피고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하면서 "살인을 선택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전제한 후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않고 최후를 맞고 싶다는 아내의 의사를 존중해 수년간 병수발을 들어왔다는 점에서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아내의 유족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법원에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 측에 따르면 부부는 둘 다 몸이 좋지 않은 가운데도 사이좋은 모습을 보여 이웃 주민들에게 '잉꼬부부'로 불렸다고 한다.  
 
일본에선 10여년 전부터 '노노개호 살인'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2019년에는 나라현에서 70대의 며느리가 10년간 간호한 90대 시부모와 몸이 아파 누워있는 남편까지 3명을 한꺼번에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2016년 사이타마현에서도 83세 남편이 치매에 걸린 77세 아내를 살해한 일이 있었다.
 
올해 기준으로 일본 인구에서 65세 이상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8.9%로 세계 최고다. 간병의 괴로움에 시달리는 이들은 급속하게 늘고 있으나 지원 시스템은 고령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무라다케 피고도 최후 진술에서 "함께 죽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아내에게 사과한 후 "(죽음 말고는) 다른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다. 보다 쉽게 개호에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요미우리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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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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