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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변이' 확산에...정은경, 정부 '방역 완화'에 반기들까

23일 오후 서울의 한 복합쇼핑몰 식당가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23일 오후 서울의 한 복합쇼핑몰 식당가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국내에서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가운데 오는 7월부터 적용되는 방역 완화 조치를 두고 정부 내에서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중앙 정부·지자체 협의체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방역사령탑인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같은 날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중대본은 국내 변이 유행 상황이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며 완화된 거리두기 개편안이나 백신 인센티브 방안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반면 방역 사령탑인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은 변이 확산이 우려스럽다며 확산 방지 강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중대본 “델타 변이 우려 수준 아니다”

24일 오전 중대본 브리핑에 나선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델타 변이가 아직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말했다. 손 반장은 “국내 방역적 조치와 관련해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며 “국내 유행 통제 상태는 안정적이다. 일평균 확진자 500명대를 유지하며 감염 확산 속도나 유행 규모가 통제되고 있다. 또 델타 변이 점유율 자체도 전체 변이의 10%가 안 되는 상황이라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리두기 개편을 계속 연기하면서 고도의 사회경제적 비용이나 자영업, 소상공인의 피해가 누적되는 상황을 이어갈 필요는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방대본 “해외유입 차단·국내 확산 방지 강화 필요”

21일 서울 명동에서 시민들이 점심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21일 서울 명동에서 시민들이 점심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오후 브리핑에 나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 청장은 “전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해외유입 차단과 국내 확산 방지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국내에서 델타 변이가 190건 확인됐고 지역 감염 사례가 3건 보고돼 유입의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고 진단했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정 청장은 앞으로 방역 대책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아직까지 델타형 변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낮지만 유입이나 전파 위험성은 여전히 상존하는 상황”이라며 “위험도가 높아질 경우 그에 맞는 방역조치를 강화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거리두기 개편안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지역별로 상황에 따라서 방역조치에 대한 부분들을 조정할 수 있다”며 “현재 시점에서 위험요인들,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는 좀 더 방역조치를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은 하고 있고 지자체와 협의해 보완대책을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특히 7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개편되고 예방접종자에 대한 일상 회복 지원방안이 확대되면 여름방학을 기점으로 국내 유행이 증가할 우려가 매우 크다고 내다봤다. 개편안에 따르면 수도권은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적용된다. 이 경우 유흥시설 이용 재개와 함께 카페ㆍ식당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시간은 24시까지로 늘어난다. 
 

해외 접종자 격리 면제 두고도 입장차

백신 접종 인센티브 주요 내용 그래픽 이미지.

백신 접종 인센티브 주요 내용 그래픽 이미지.

중대본과 방대본은 7월부터 적용되는 해외 접종자 격리면제 조치에 대한 부분에서도 입장 차를 보였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오전 브리핑에서 해외 접종자 격리 면제 조치에 대해 “위험도 평가에 근거해서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중대한 변동 사유가 있는지 평가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델타 변이라고 해도 아스트라제네카(AZ)나 화이자를 접종받은 경우 백신 효과가 있다는 부분을 총괄적으로 검토해 논의해야 한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앞서 정부는 7월부터 해외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 중 중요 사업이나 학술·공익적 목적, 직계 가족 방문 등 인도적 목적으로 입국할 경우 2주의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정 청장은 “델타 변이와 관련해서는 해외 유입과 국내 전파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유입 차단과 관련해 델타 변이가 주로 유입되는 국가를 방역강화 국가로 지정하고 검역이나 격리 면제에 대한 부분을 엄격하게 관리하며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델타 변이가 문제되는 국가의 경우 격리 면제 제도를 엄격히 적용해 입국 규모를 조정하는 강화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방대본 보수적 입장…신중할 필요는 있어”

1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청 주차장에서 담당 공무원이 백신 접종자 주차요금 할인 안내 게시물을 부착하고 있다. 뉴스1

1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청 주차장에서 담당 공무원이 백신 접종자 주차요금 할인 안내 게시물을 부착하고 있다. 뉴스1

이에 대해 최재욱 고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방대본의 경우 방역 컨트롤타워기 때문에 문제가 커졌을 경우 책임 소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보다 보수적인 입장을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델타 변이 확산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에 방역당국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지금 당장 국내에 있는 델타 바이러스는 통제 가능하지만 외국처럼 번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7월부터 해외 입국자들에 대한 방역 조치를 풀 예정인데 이 부분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들어오게 된다. 정 청장 말처럼 델타 변이가 극성을 부리는 국가에서 입국하는 경우 격리면제 해주는 걸 보류하는 등 방역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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