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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만난 성 김, 정의용도 못 만난 후나코시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한 사람에겐 공깃밥만 딸랑 주고, 다른 사람에겐 진수성찬을 대접했다.’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 위해 방한
외교부 “정 장관과 일정 안 맞았다”
외교가 “미국 진수성찬, 일본 공깃밥”
한·일관계가 한·미·일 공조 악영향

지난 21일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방한한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의 방한 행보를 두고 나온 말이다. 미국은 환대하고 일본은 냉대하는 임기 5년 차 문재인 정부 외교의 현주소라는 평가다.
 
성 김 대표는 23일 출국할 때까지 3박4일 동안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21일 북핵 수석대표 간 연쇄 협의 직후 오후에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만났다. 정 장관은 같은 날 동남아 3개국 순방 차 출국해야 하는 촉박한 일정에도 성 김 대표 접견을 위해 시간을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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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엔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최영준 차관을 만났고, 오후엔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다.  
 
성 김 대표는 이후 주한 미국대사관저에서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 메신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셈이다.
 
반면에 후나코시 다케히로 국장은 방한 기간 별다른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다. 대통령 면담은 물론 청와대 참모진과의 만남도, 정 장관 예방 일정도 없었다. ‘광폭 행보’를 한 성 김 대표와 비교하면 푸대접을 받았다고 느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외교부는 이날 후나코시 국장이 정 장관을 만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상호 일정이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본 측에서 면담을 원했다면 시간을 쪼개서라도 자리를 만들었겠지만 애초 요청 자체가 없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 외교 소식통은 "이번 일은 손님 두 명을 집으로 초대해 한 명에게는 공깃밥만 내주고, 다른 한 명에게는 진수성찬을 내준 것과 다름없다”며 "한국이 이번 협의의 주최국인 만큼 형식적으로라도 미국과 유사한 일정을 만드는 게 최소한의 예의였다”고 말했다.
 
최근 한·일 관계는 위안부·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와 독도 영유권 분쟁 외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한·일 정상회담 무산 배경을 놓고서도 으르렁대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 추진의 주요 축으로 강조하고 있는 한·미·일 협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일 모두 미국만 바라보며 협력을 외치는 반쪽짜리 공조로 전락할 수 있어서다.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해 미국은 당초 한·미·일 공조 강화에 앞서 한·일 관계 개선을 중재했으나 양국 간 갈등의 골은 메워지지 않았다. 오히려 일본은 한·일 관계 개선을 압박하는 바이든 행정부에 ‘한·미·일 협력에는 충분히 동조하겠지만 한국과의 관계개선 문제까지는 관여하지 말라’는 취지의 입장까지 전달했다고 한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지금 한국은 바이든 행정부의 요구로 어쩔 수 없이 한·미·일 협의에 나서는 형식적인 제스처를 취하지만 실제론 미국과의 협력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한·일 모두 미국을 향해서만 구애작전을 벌이고 있는 탓에 한·미·일 협력이 아무리 강화된들 한·일 관계개선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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