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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서만 긁고, 미래 소비 줄여…'카드 캐시백'의 이면

정부와 여당이 경기 진작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신용카드 캐시백’을 놓고 벌써부터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경기를 끌어 올리겠다는 게 당정의 목표지만, 해당 정책이 불러올 새로운 소비 효과는 기대보다 적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3일 기획재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신용카드 캐시백은 3분기 카드 사용액이 2분기보다 많은 경우 증가분의 10% 정도를 카드 포인트로 돌려주는 소비 장려책이다. 예컨대 2분기에 신용카드로 평균 50만원을 쓴 사람이 3분기에 150만원을 썼다면 10만원을 신용카드 포인트로 돌려받는 식이다. 당정은 한사람이 받을 수 있는 캐시백 최대한도를 30만~50만원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신용카드 캐시백 예시.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신용카드 캐시백 예시.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백화점ㆍ대형마트ㆍ면세점 등에서 사용한 내역은 환급 대상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에도 사용이 불가능했던 곳들이다.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을 봤던 온라인 쇼핑 등에서 사용한 금액도 제외될 전망이다. 또 자동차ㆍ가구ㆍ가전제품ㆍ통신기기ㆍ컴퓨터 등 내구재는 환급 대상 제외 품목으로 거론된다. 캐시백의 기준이 되는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분을 계산할 때 이런 내구재 구매액은 제외된다.  
 
결국 캐시백을 받으려면 전통시장과 식당 등 골목상권에서 인위적으로 소비를 늘려야 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캐시백 정책은 소비 여력이 있는 계층에게 추가 소비를 유도하는 것인데, 이처럼 사용처를 제한하면 소비 진작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며 “매달 사용하는 일정 금액이 있는데, 30만원 받자고 골목상권을 돌아다니며 300만원을 더 쓸 사람은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신용카드 캐시백이 신규 소비를 창출하기보다는 4분기 소비를 3분기로 앞당기는 정도에 그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3분기에 단기적으로 소비가 늘긴 하겠지만, 연간으로 보면 혜택이 끝난 이후 추가로 카드 사용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지급한 1차 재난지원금 때에도 지급 직후인 5월 둘째 주부터 6월 첫째 주까지는 소비 증대 효과가 나타났지만, 이후는 줄어들면서 8월 들어서는 큰 감소세를 보였다. (KDI ‘1차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 지난해 정부도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서 부가가치세 10%를 환급해주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미래 소비를 앞당기는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이 많아 도입을 유보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 원칙을 재확인한 22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점포에 재난지원금 사용 가능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 원칙을 재확인한 22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점포에 재난지원금 사용 가능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뉴스1.

 
코로나19 타격으로 소비 여력이 크게 줄어든 저소득층과 신용카드를 발급할 수 없는 저신용자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혜택에서 소외되는 일종의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것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용카드는 이들과 비교해 소득이 많은 계층이 주로 사용하는 결제 수단인데, 결국 고소득층에 혜택이 더 돌아가는 역진성을 띠게 된다”며 “소비 진작 효과는 있겠지만, 재정을 투입한 만큼의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라고 짚었다.
 
정부 정책과 발을 맞출 카드업계에서도 난색을 보이고 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8월 중 지급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한 7개 전업 카드사의 영업수익(가맹점 수수료)은 9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자비용, 판매ㆍ관리비(포인트 지급ㆍ청구할인 등 관련), 서버업그레이드 등 추가 인프라 구축비용 등에 사용된 영업비용은 1053억원으로 집계돼 8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재난지원금을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형가맹점에서 사용하지 못하고 영세ㆍ중소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손실을 봤던 것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중소가맹점은 낮은 수준의 우대 가맹점 수수료율이 적용되고 있다”며 “사용처가 중소가맹점으로 제한된다면 카드사들은 결제가 될 때마다 사실상 손실을 보는 것”이라고 전했다.  
 
5차 재난지원금 지급 인식조사.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5차 재난지원금 지급 인식조사.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반면 기재부는 소득 상위 계층은 재난지원금 지원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큰 만큼 신용카드 캐시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당정은 소득이 많은 상위 10~30%는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이 경우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하더라도 캐시백 혜택을 누리기 때문에 ‘보편’ 지급 효과가 있다는 게 정부의 논리다. 여기에 최근 대체공휴일 확대 정책까지 맞물려 내수 활성화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소상공인 등 그동안 어려웠던 내수 부분의 회복과 이를 통한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목적으로 설계가 되고 있다”며 “캐시백의 비율, 개인별 상한선, 캐시백 대상 사용처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계속 협의를 진행해서 이달 말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할 때 구체적 내용을 발표 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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