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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 섞은 매트리스…골칫거리 CO₂, 돈벌이 효자로

온실가스 주범으로 지목돼 지탄을 받던 이산화탄소(CO₂)가 최근 각종 산업 재료로 활용되며 주목받고 있다. ‘탄소 제로’라는 글로벌 기조와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맞물리면서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독일기업, 차량용 내장재도 개발
미국선 이산화탄소 시멘트 만들어

국내 SK E&S·현대오일뱅크 등
CO₂ 활용한 다양한 기술 개발 착수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 영국 기업 카본8이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만든 건축용 자재. [사진 각 사]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 영국 기업 카본8이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만든 건축용 자재. [사진 각 사]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시장을 주도하는 두 가지 기술은 ‘포집’과 ‘전환’이다. 기술 발전이 상대적으로 빠른 건 탄소 포집(화석 연료 사용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모으는 기술) 시장이다.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 등은 미국 텍사스주 발전소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페트로 노바 프로젝트를 2016년 12월부터 시작했다. 여기서 모은 이산화탄소는 셰일오일 채굴 등에 재사용한다. 미쓰비시 중공업과 독일 화학사 바스프는 이산화탄소만을 골라내는 흡수제 분야의 선두 주자로 꼽힌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산업 재료로 바꾸는 탄소 전환 시장은 유럽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독일 플라스틱 생산 기업 코베스트로는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폼 매트리스를 만든다. 폼 매트리스 원료 중 20%가 이산화탄소다. 코베스트로는 가정용 폼 매트리스에서 나아가 자동차 내장재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미국 기업 솔리디아는 포집한 이산화탄소로 시멘트를 생산한다. 시멘트 주요 원료인 탄산칼슘을 만드는 데 이산화탄소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산화탄소 시멘트로 건축하면 건물을 사용하는 수십 년간 이산화탄소를 붙잡아 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와 동시에 시멘트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도 줄일 수 있다. 시멘트는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8%를 차지한다.
 
이산화탄소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과 분야

이산화탄소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과 분야

독일 플라스틱 생산 기업 코베스트로가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만든 폼 매트리스. [사진 각 사]

독일 플라스틱 생산 기업 코베스트로가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만든 폼 매트리스. [사진 각 사]

국내에서도 에너지 대기업을 중심으로 속속 이산화탄소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신비오케미컬은 지난 14일 수소 제조 공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회수해 반도체 공정용 탄산가스를 생산하는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공장이 완공되면 매년 36만t의 이산화탄소를 탄산가스 등으로 전환할 수 있다. SK E&S는 지난 16일 씨이텍 등과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씨이텍은 이산화탄소 포집 원천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양사는 에너지기술연구원과 함께 천연가스(LNG) 발전에 최적화된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이윤제 씨이텍 기술이사는 “천연가스 발전은 석탄화력발전보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아 이를 포집하는 게 더 어렵다”며 “탈 탄소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게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SK그룹은 이산화탄소 포집 시멘트 시장 진출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4월 여수 공장에 탄소 포집 실증 설비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이 미국 텍사스주에서 진행 중인 페트로 노바 프로젝트. [사진 각 사]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이 미국 텍사스주에서 진행 중인 페트로 노바 프로젝트. [사진 각 사]

정부도 탈 탄소 정책에 맞춰 이산화탄소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 15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술혁신 로드맵을 내놨다. 이산화탄소를 잠재적 시장 가치가 있는 제품으로 활용하겠다는 게 로드맵의 핵심이다. 최지나 한국화학연구원 탄소자원화전략실장은 “자발적인 시장 형성이 어려운 기술적 특성을 고려해 초기 시장 창출 및 사업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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