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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싸를 만나다] 김도영 SKT 팀장 "디지털 세상 잇는 '패스', 이제 신분증 필요 없죠"

김도영 SKT 팀장은 모바일 본인 인증 서비스가 인공지능(AI), 메타버스로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민규 기자

김도영 SKT 팀장은 모바일 본인 인증 서비스가 인공지능(AI), 메타버스로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민규 기자

 
이제 지갑도 시계처럼 필수가 아닌 세상이 온다. 우리의 모든 일상이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신분증도 모바일로 옮겨가는 추세다. 더는 13자리 주민등록번호를 외우지 못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SKT, 명의 기반 본인인증 서비스 선봉
모바일 운전면허 서비스 이용자 폭증
3만개 제휴 사이트 업고 신분증 완벽 대체

 
이 모든 변화는 이동통신 3사가 합작해 만든 간편 인증 서비스 '패스(PASS)'에서 시작한다. 복잡한 절차 때문에 온 국민의 골머리를 앓게 만든 공인인증서 대신, 몇 번의 터치로 나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압도적 시장 점유율로 본인 인증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경쟁사 KT·LG유플러스와의 협업을 이끌며 단숨에 사설 인증 시장 리더십을 확보한 김도영(37) SK텔레콤 패스사업팀장을 최근 서울 중구 SK남산빌딩에서 만났다.


지드래곤 신발 때문에 서버 마비될 뻔…활용도 점점 높아져


SK텔레콤 본인 인증 서비스 고도화 현황.

SK텔레콤 본인 인증 서비스 고도화 현황.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김도영 팀장은 SK텔레콤 입사 후 본인 인증 서비스 한 우물만 팠다. 조만간 온라인 세상을 잇는 가교 구실을 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에서였다.
 
김도영 팀장은 "처음 인증 서비스를 마주했을 때 느낀 건 가능성이다. 금융을 비롯해 지금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쓰이고 있다"며 "인공지능(AI),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시대로 넘어가면서 발전 요소가 더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과 함께 본인 인증 시장을 주도하는 패스사업팀은 평균 연령이 31.9세로, SK텔레콤에서 가장 젊다. 패기로 똘똘 뭉쳐 무서울 것 없어 보이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했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김도영 팀장은 "인증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어느 날 시스템에 부하가 걸린 적이 있었는데, 가수 지드래곤의 한정판 운동화 판매일이었다. 결제 단계에서 인증 요청이 집중된 것이다"고 회상했다.
 
또 그는 "공모주 청약 때는 정말 힘들었다. 이제는 미리 뉴스를 보고 이슈를 파악해 네트워크 증설 작업을 한다"며 "모든 것에 적용된 패스 덕에 시대 트렌드를 배울 때가 있다"고 했다.

 
패스 모바일 운전면허 서비스. SK텔레콤 제공

패스 모바일 운전면허 서비스. SK텔레콤 제공

 
이처럼 활용도가 높아진 지금과 달리 모바일 인증 서비스는 본인 확인 문자로 시작했다. 개발 인력 1명이 6개월간 만들 정도로 규모가 작았다.
 
그러다 2015~2016년 휴대폰 소액결제 금액이 커지고, 문자로 바이러스를 확산하는 스미싱 피해 사례가 잇따르면서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김 팀장은 "본인 확인 문자를 안전한 수단으로 대체하기 위해 앱 개발을 추진했다. KT·LG유플러스도 금융 사기 예방에 공감대를 형성해 협업했다"며 "1주일에 2~3번씩 쓰는데 매번 이름·주민등록번호·생년·성별 등을 입력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이용자 편의 증대의 목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패스는 이용자 편의성이 가장 큰 강점이다. 인증 시 6자리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된다. 4자리는 계좌 비밀번호와 겹칠 가능성이 있고, 5자리는 구조상 외우기 힘들어 지금의 형태를 갖췄다. 지문이나 얼굴 인식을 적용할 수도 있다.
 
이렇게 간편한데 어떻게 최고 수준의 보안을 구현했을까. 첨단 기술보다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 철학이 열쇠라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김 팀장은 "패스가 구동될 때 본인 유심이 꽂혀있는 단말에서 작동하는지 가장 먼저 눈여겨본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도 다른 명의의 단말에서는 본인 확인을 못 하게 막는다"며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분산 저장한다. 해커가 특정 서버에 침입해도 가져갈 정보가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본인 인증 과정에서 항상 단말의 상태를 확인하며 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까지 관찰한다. 악용할 우려가 있어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패스 인증이 대세…"세상 연결하는 다리"


국내 대표 본인 인증 서비스 패스 개발을 총괄한 김도영 SKT 팀장이 서울 중구 SK남산빌딩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국내 대표 본인 인증 서비스 패스 개발을 총괄한 김도영 SKT 팀장이 서울 중구 SK남산빌딩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패스의 휴대폰 명의 정보는 한때 본인 인증 시장 진출을 노렸던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형 포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경쟁력이다.
 
이를 십분 활용한 게 지난해 6월 경찰청과 손잡고 선보인 모바일 운전면허 서비스로, 2개월 만에 100만 가입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최초 등록 시 신분증 촬영에 그치지 않고, 명의 정보까지 결합해 경찰청이 보유한 데이터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신뢰도를 높였다.
 
본인 명의의 스마트폰 1대에 1개의 통신사에서만 이용할 수 있으며, QR코드와 바코드만 노출해 개인정보 노출을 최소화했다. 편의점, 운전면허학원 등에서 쓰이고 있다.
 
김도영 팀장은 "모바일 지갑이라는 개념은 있었지만, 신분증은 빠져있는 상태였다. 서비스 출시 첫날 경찰청 서버에 부하가 걸릴 정도로 사람이 몰렸다"며 "이 서비스를 향한 국민의 기대가 크다는 사실에 놀랐다. 신분증을 완전히 모바일화해야겠다는 다짐을 한 계기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1위 SK텔레콤의 패스 이용률은 압도적이다. 올해 4월 월간 사용자 수(MAU)는 800만명이다. 구글과 애플 앱마켓에서 금융 앱 이용률 40대 이상 1위, 20~30대 2위를 항상 유지 중이다.
 
김도영 SKT 팀장 프로필

김도영 SKT 팀장 프로필

 
SK텔레콤은 지금의 흐름을 이어가 패스를 쓸 수 있는 영역을 생활 전반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예가 비대면 통장 개설로, 신분증을 사진으로 찍어 인증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대폭 간소화한다.
 
더 나아가 외부 유출 우려가 없는 개인정보까지 결합해 전에 없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 팀장은 "패스는 약 3만개의 사이트와 연결돼 있다. 믿을 수 있는 인증 수단에 개인정보를 더하면 풍성한 프로필이 된다"며 "이를 기반으로 금융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혜택을 간편하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예전까지 편의는 보안과 대치하는 개념이었다. 그 격차를 줄여 새로운 산업에 빠르게 진입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SK텔레콤은 패스를 신분증과 인증을 완전히 대체하는 수단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향후에는 개인정보도 추가해 취향까지 반영하는 나만의 프로필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김 팀장은 "패스는 어느 곳이나 연결할 수 있는 다리로서의 가치가 있다"며 "인증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그 최전방에는 패스가 있다"고 힘줘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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