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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세 버전 문건 돌아다닌다..."방어 어렵다"는 尹-X파일 정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의혹이 정리된 문서로 알려진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이 정치권을 휩쓸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월 25일 ‘조국 수호 집회’를 주도했던 개혁국민운동본부 집회에서 “윤 전 총장의 수많은 사건에 대한 파일들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한 게 시작이었다. 이후 보수진영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지난 19일 “X파일을 입수했다. 이런 의혹을 받는 분이 국민의 선택을 받는 일은 힘들겠다”고 쓴 SNS 글이 논란을 키웠다.  
 
중앙일보가 21일 ‘X파일’을 봤다는 인사들을 취재한 결과, 소위 윤석열 X파일 문건은 A4용지 두 장 분량의 요약본과 세부 내용을 붙여서 정리한 스무 장 분량의 종합본 등 두세 가지 버전 형태로 정치권 일부 인사들에게 공유됐다고 한다. 
 
장 소장은 이날 통화에서 “4월 말과 6월 초 각기 다른 출처에서 작성한 10쪽짜리 문건 두 개를 입수했다"며 "하나는 윤 전 총장은 누구냐, 가족과 인척은 누구고 어떤 의혹이 있나 문답식으로 총정리한 문건이고, 다른 하나는 본인과 부인, 장모 관련 의혹 3개 챕터로 구성돼 의혹별로 정치적 판단도 들어가 있다"며 "두 문건의 일부 의혹은 겹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언급한 당사자들과 발원지로 지목된 여권은 ‘명예훼손' 등의 우려를 이유로 X파일 문건의 실체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을 고꾸라뜨릴 수 있는 파괴력이 있다기보다는 그간 불거진 의혹들을 정리한 수준의 문건으로 보고 있다. 이에 법적 처벌보다는 도덕성에 흠집을 내기 위한 용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건에 포함됐다는 의혹들이 검찰이 수사했거나 수사 중인 사건과 대부분 중복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 수사 무마 의혹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김씨의 코바나컨텐츠 주관 전시회 협찬 의혹 사건 ▶장모 최모씨의 의료법 위반 의혹 사건 등이 주로 거론된다.
 

與 2019년 청문회 "결정적 한방 없다"던 윤우진 수사 무마 의혹

윤 전 총장과 가까운 윤대진 검사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관련 의혹은 2019년 7월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야당이자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제기한 의혹이었다. 윤 전 서장이 2012년 뇌물 수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윤 전 총장이 대검 중수부 출신 변호사를 소개했다는 내용이다.
 
현직 판·검사가 자신이 근무하는 기관에서 취급하는 사건이나 직무상 관련 있는 사건 등의 수임에 특정 변호사를 소개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윤 전 서장은 결국 2015년 검찰에서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윤 전 총장은 청문회 당시 “변호사를 소개한 적이 없다”며 “이미 무혐의로 처리된 사건”이라고 부인했다. 여당 의원들도 청문회에서 의혹을 적극 방어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윤석열 검사가 뭘 했다든가 이런 팩트가 없다”고 했다. 여당 의원들은 "낙마 사유가 될 만한 결정적 한 방이 없다”며 윤 전 총장 임명을 밀어붙였다.
 
이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서울중앙지검 형사13부가 윤우진 전 서장 뇌물수수 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성윤 나섰지만 아직도 못 밝힌 부인 의혹 두 가지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과 부인 김건희 씨가 2019년 7월 25일 청와대 본관에서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시작을 기다리며 조국 민정수석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과 부인 김건희 씨가 2019년 7월 25일 청와대 본관에서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시작을 기다리며 조국 민정수석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윤 전 총장의 부인인 김씨가 2010~2011년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 역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됐다. 여당은 이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했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은 2013년 경찰이 내사를 벌이다가 종결한 사건이었다. 경찰은 “김씨는 당시 내사 대상자가 아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의혹을 받았던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도 지난해 9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2013년 말 금감원이 한국거래소를 통해 심리를 거친 결과 '주가 조작 혐의가 없다'고 나에게 통보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와 관련된 전시회 협찬 의혹은 기존에는 협찬사가 4곳에 불과했지만,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으로 지명된 이후 16곳으로 늘어났다는 데서 출발한다. 협찬사 중 일부가 수사 또는 재판을 받고 있어 암묵적으로 청탁하기 위해 협찬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전시회 협찬은 주최사인 언론사가 계약해 코바나컨텐츠는 무관하다는 게 김씨 측 입장이다. 또 총장 후보 추천 이전에 협찬이 모두 완료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종민 의원은 청문회 당시 “협찬을 받은 회사는 언론사이고, 윤 후보자 배우자 회사는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것”이라고 윤 전 총장을 옹호했다.
 
부인 김씨 관련 두 사건도 추미애 전 장관의 지난해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친정권 성향의 이성윤 서울고검장이 중앙지검장이던 지난해 11월 반부패수사2부에 배당해 수사하고 있지만, 구체적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법원 판결 기다리는 장모 사건…장모 측 "병원 운영 관여 안 해"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최강욱(왼쪽부터), 황희석, 조대진 당시 후보가 지난해 4월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통장 잔고 증명서 위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 씨와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기 전 마스크를 벗고 있다. 뉴스1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최강욱(왼쪽부터), 황희석, 조대진 당시 후보가 지난해 4월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통장 잔고 증명서 위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 씨와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기 전 마스크를 벗고 있다. 뉴스1

윤 전 총장 장모 최모씨와 관련된 의혹은 불법 요양병원 운영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중앙지검 형사6부(박순배 부장)가 재수사에 착수해 지난해 11월 최씨를 의료법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최씨 측은 “사건의 주범인 주모씨에게 떼인 돈 3억원을 돌려받기 위해 추가로 돈을 빌려줬을 뿐 병원 설립과 운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7월 초 1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 밖에도 ‘X파일’에는 윤 전 총장 장모와 부인의 사생활과 관련한 내용도 담겨 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X파일’을 봤다는 장성철 소장은 “윤 전 총장 본인과 장모, 처의 의혹이 종합적으로 정리된 것”이라며 “더 자세한 것은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수 바뀐 여야…이준석 "국민에 피로감과 짜증 만 유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윤 전 총장 측은 ‘X파일’ 의혹에 대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는 “의혹을 제기한 여당이 입증하지 못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의혹들을 다시 정리한 수준이라면 윤 전 총장이 더 해명할 문제가 아니라 의혹을 제기하는 쪽에서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할 문제”라며 “윤 전 총장이 직접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면 파괴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권은 2019년 청문회 때와 공수가 바뀌었다. 이번엔 야당이 윤 전 총장 엄호에 나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국민에게 피로감과 함께 정치권에 대한 짜증만 유발할 뿐"이라며 “문재인 정부 하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 등이 거셌던 만큼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이 있다면 이미 문제 삼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광우·김수민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의혹과 해명.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의혹과 해명.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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