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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졌는데도 '원하는 결과"…'나쁜부모들' 대표가 노린 것

“원하는 결과가 나와서 다행입니다”

법원이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남성의 신상을 공개한 혐의를 유죄로 선고하자 강민서 양육비해결모임 대표가 보인 반응이다. 유죄 판결을 ‘원하는 결과’라고 했다. 마치 ‘확신범’처럼 판결을 받아들였다.
‘배드페어런츠’ 강민서 대표. 뉴스1

‘배드페어런츠’ 강민서 대표. 뉴스1

2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3부(부장판사 정계선)는 강 대표에 대한 항소심에서 정보통신망법상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무죄를 선고한 지난해 1심이 뒤집혔는데도 강 대표는 “상고하지 않고 형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강 대표는 ‘배드페어런츠(Bad Parents·나쁜 부모들)’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이들의 신상을 공개해왔다. 그에 따르면 양육비를 주지 않겠다고 버티거나 잠적하는 이들에 대해서만 이름, 나이, 주소, 사진 등을 공개한다. 최근까지 남성 31명과 여성 6명을 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고 한다.
강민서 양육비해결모임 대표는 설득을 해도 끝까지 양육비 지급을 거절하는 이들의 신상을 ‘배드페어런츠’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강민서 양육비해결모임 대표는 설득을 해도 끝까지 양육비 지급을 거절하는 이들의 신상을 ‘배드페어런츠’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당초 검찰은 배드페어런츠 사이트에 올라온 양육비 미지급 남성 게시글에 포함된 ‘스키강사 출신’ 등의 표현이 사실과 다르다고 보고 강 대표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가 “허위사실로 인식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하자 검찰은 항소심에서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을 공소사실에 추가했다.
 
이날 2심 재판부는 “강 대표가 허위 사실을 인식했다는 부분은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 실제 허위사실인지도 불분명하다”면서도 “사이트에 올린 게시물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 볼 수 없고, 비방의 목적이 보여 사실적시 명예훼손은 유죄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의 게시글이 단순히 양육비 미지급 문제에 그치지 않고 나이, 출생지, 사진 등에 더해 몇 가지 내용을 추가했다. 그 내용이나 표현방법이 상당히 공격적이고 원색적인 비난으로 보인다”며 “신상 공개 활동이 양육비 미지급 문제의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일조했다고 하더라도 신상 공개는 공개 대상자의 불이익이 매우 크기 때문에 법률 한도에 따라 신중하게 행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이날 항소심 선고 공판 3시간 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벌금을 내는 대신 노역장 유치를 택할 예정”이라며 “이번 일로 구치소를 가게 되면 조금이라도 정부에서 양육비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대지급제’는 임기가 1년 남은 지금까지 제대로 거론도 안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9년 1월 1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양육비해결모임 강민서 대표가 삭발을 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2019년 1월 1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양육비해결모임 강민서 대표가 삭발을 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대지급제는 정부가 양육비를 선지급한 뒤 비용을 청구하는 제도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대지급제 도입을 내세웠다. 2018년 대지급제 입법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0만명 이상이 동의하자 청와대는 “여성가족부에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법 제정은 되지 않고 있다.  
 
한편 양육비해결모임은 배드페어런츠 사이트를 통한 양육비 미지급자 신상공개를 계속할 방침이다. 강 대표는 “외국 사이트다 보니 1년마다 서버 비용을 내야 했는데 그 시기를 놓쳐서 잠시 사이트 접속이 불가능하지만 개편을 거쳐 곧 다시 열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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