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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설 대신 하천 보(洑) 철거···올해 물난리 되풀이되나

갑천, 준설대신 보 등 철거하기로 

지난해 사상 최악의 물난리를 겪은 대전시가 수해 대책으로 준설 대신 일부 하천은 보(洑) 등 시설물을 철거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환경부가 추진하는 하천 시설물 철거 사업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다. 이에 일각에서는 강바닥이 높아진 하천을 그냥 두고 시설물만 철거하는 것은 홍수대책으로 미흡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7월 30일 오전 대전시 서구 정림동 한 아파트 주차장과 건물 일부가 잠겨 주민들이 119 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아파트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 30일 오전 대전시 서구 정림동 한 아파트 주차장과 건물 일부가 잠겨 주민들이 119 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아파트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예산 20억원을 편성해 대전 시내를 관통하는 유등천·대전천·갑천 등 3대 하천 준설 사업을 추진했다. 지난해 7월 대전은 집중 호우로 아파트 단지, 전통시장 등 도심 곳곳이 물에 잠기고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대전시는 준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일부 구간은 지난 40년 이상 준설을 포함한 하천 정비를 거의 하지 않았다”며 이 바람에 강바닥에 오랫동안 퇴적물이 쌓였다”고 했다. 강바닥이 높아지면서 통수 단면(물그릇)이 작아지자 호우가 내리면 하천이 금세 넘칠 기세였다. 지난해에도 유등천 안영교와 갑천 만년교 등에서 홍수주의보·경보 사이렌이 잇달아 울렸다.
 
그런데 대전시는 지금까지 유등천 2곳과 대전천 1곳 등 3곳에서만 일부 준설 작업을 했다. 사업비는 20억 가운데 12억원만 썼다. 대전시 관계자는 “이들 하천에서 1곳당 1만9000㎥의 퇴적물을 제거했다”며 "하상을 정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 유등천 상류지점 강바닥에 잡초가 무성하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 유등천 상류지점 강바닥에 잡초가 무성하다. 프리랜서 김성태

"환경단체 반발도 영향"

반면 대전시는 갑천에서는 퇴적물 제거 작업을 아예 하지 않았다. 대전시는 “갑천은 환경부가 추진하는 보 등 하천 시설물 철거로 대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환경단체의 반발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환경단체는 “대전 하천물 흐름을 방해하는 것은 구조물”이라며 “하천 준설은 홍수 예방에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7월 30일 대전시 서구 정림동 한 아파트 주차장과 건물 일부가 물에 잠겨 주민들이 119구조대원의 도움을 받아 고무보트를 타고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 30일 대전시 서구 정림동 한 아파트 주차장과 건물 일부가 물에 잠겨 주민들이 119구조대원의 도움을 받아 고무보트를 타고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환경부 전국 하천 시설물 철거 사업 추진

환경부는 4대강을 제외한 전국 하천 등을 대상으로 시설물 철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과거 농업용수 확보 등을 위해 설치했던 소규모 콘크리트 보 등은 기능이 없어진 게 상당수”라며 “올해 하반기까지 철거 대상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설물을 철거로 생태를 보호하고 홍수 대비 등 하천 치수 기능도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3년간 철거 대상은 약 8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전시는 갑천에 있는 7개 시설물 철거를 요청했다. 이 시설물은 가수원교 하류에 있는 태봉보(콘크리트보)와 정림보(징검다리)를 포함해 갈마2보(징검다리 여울), 대덕대교 하류 대덕보(콘크리트보), 갑천·유등천 합류지점의 대화돌보(징검다리) 등이다. 신대돌보(징검다리)와 봉산돌보(돌보)도 해체해 달라고 대전시는 요구했다. 이 가운데 농업용 보는 태봉보 뿐이다. 대전시는 "필요한 갑천 시설물은 남겨 둔다"고 했다. 
대전시 만년교 근처 갑천에 나무와 풀이 무성하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 만년교 근처 갑천에 나무와 풀이 무성하다. 프리랜서 김성태

하천에 잡초와 나무 무성, 수해 우려 

준설이 제대로 안 된 대전 하천은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유등천·갑천 상류 지점은 잡초와 나무로 뒤덮여 하천인지 들판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중구 안영교 부근은 나무가 하천 중심부에도 자라고 있어 물길이 크게 좁아진 상태다. 유성구 만년교 근처도 마찬가지다. 강 바닥에 높이 10m의 제법 큰 나무 수십그루가 자라는 등 숲이 우거져 있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오랫동안 퇴적물이 쌓여 통수 단면이 작아진 하천이 전국에 많다”며 “게다가 나무와 잡초 등은 물의 흐름을 방해하고, 결국 이런 현상이 집중호우시 홍수를 불러온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하천 시설물도 만들 때 분명한 목적이 있었을 텐데 충분한 검토 없이 철거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홍수 예방 등을 위해서는 준설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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