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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참치 맛에 눈뜨자, 남태평양 사모아 어부가 울었다

참치 회(참다랑어) 자료 사진. [픽사베이]

참치 회(참다랑어) 자료 사진. [픽사베이]

 
남태평양의 휴양지 사모아섬(미국령) 어민들은 몇해 전부터 줄어든 참치 생산량에 한숨을 쉰다. 현지 수산생태 과학자 마크 피체트는 "사모아 어부들은 2007년에 5000미터톤의 알바코어 참치를 잡았는데, 최근에는 1000미터톤도 겨우 생산한다"며 "이 지역 알바코어 참치의 절반은 중국 원양어선이 잡아간다"고 주장했다.(지난달 17일 하와이 매체 '호놀룰루 시빌빗' 보도) 그는 "중국 원양어선 '함대'의 규모가 커지면서 사모아의 어족 자원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분노했다.
 
14억 인구 대국인 중국에서 국민들의 해산물 소비량이 늘고, 최근에는 '참치의 맛'에 눈을 뜨면서 전세계 바다에서 경고음이 퍼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13일(현지시간) 가장 비옥한 태평양 참치 어장이 중국이라는 위협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4월 21일 보도에서 대서양에 면한 서아프리카 가나의 어족 자원이 중국의 쌍끌이 어선 탓에 고갈됐다고 전했다. 가나의 어촌 악심에 사는 53세 어부는 "중국 쌍끌이 어선 때문에 우리 그물까지 망가졌다"며 "어부들은 모두 빚을 지고 생계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WSJ는 중국 정부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중산층의 해산물 수요를 맞추기 위해 '원해 조업'을 장려하고 있는데, 이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의 핵심 청사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中 2010년 들어 참치회 본격 소비

실제 중국의 1인당 해산물 소비량은 1990년 11.5㎏에서 2004년 25.4㎏, 2020년 35.9㎏(추산)로 30년 새 3배가량 늘었다. 회를 즐기지 않던 중국인들이 참치회 맛에 눈을 뜨기 시작한 건 2010년을 전후해서다. 중국 유망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중국 연안의 참치 어획량은 2012년 17만여t에서 2019년 42만여t으로 증가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공식 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불법과 합법을 넘나드는 원양어선의 참치 조업은 더 활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원양어업 회사인 상해개창국제해양자원(上海开创国际海洋资源)은 참치 어획을 시작한 2012년 수입이 전년 대비 90%나 증가했다. 이 회사는 이후 대형 참치선을 지속적으로 늘려오다 2018년에는 3척을 추가 수주했다. 코로나19로 잠시 벌이가 주춤했지만 전 세계가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한 지난달에는 "올해 새로운 참치 어장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태평양 공해 상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은 2012년부터 최근까지 500% 이상 성장했다. 2016년 태평양에서 조업 중이라는 중국 선박은 290척으로 전체 국가의 선박의 25%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참치를 비롯한 어류 남획 문제는 전보다 심각해졌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2020 세계 수산·양식보고서(SOFIA)에 따르면 전 세계 바다에서 벌어진 참치종 남획은 전년 대비 34.2%나 늘어났다. 매년 43억~83억달러어치의 어류가 불법·미신고·규제 위반 조업(IUU)으로 사라진 것(2019 세계자원연구소 보고서)으로 나타났다.
 

中정부는 2701척이라는데 실제는?

중국 저장성 닝보서 출항하는 중국 어선단.[신화통신=연합뉴스]

중국 저장성 닝보서 출항하는 중국 어선단.[신화통신=연합뉴스]

여기에는 중국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제네바에 기반을 둔 초국적 범죄 감시기관인 글로벌이니셔티브는 2019년 중국이 '불법 어업'을 저지른 국가 가운데 확산 규모가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함대 조업’을 시사하는 자료도 있다. 2019년 중국 외교부는 자국의 원양어선 수는 2701척이라고 밝혔는데, 영국 해외개발연구소(ODI)는 선박등록, 무선교신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영해 밖에서 조업 중인 중국 어선이 1만7000척으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미신고 선박이 5~8배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ODI가 발표한 수치로 보면 1만척 이상의 중국 어선이 불법 조업을 하는 셈이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미렌 구티에레즈 ODI 연구원은 "중국은 자국 연안의 어류 자원이 고갈되고 (원양 어업을 장려하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나오면서 원양어선 수주량이 늘었다"며 "중국 선사들은 여전히 더 많은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공식 통계만으로도 전 세계 원양어업의 38%를 차지한다. 1989년 이후 30년째 수산물 생산량 전 세계 1위(최근 연 6500만t 수준)를 기록하고 있다. 생산물의 3분의 2를 중국 본토에서 소비한다. 횟감인 냉장 참다랑어는 일본에서도 수입하고 있다.
 
참다랑어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규정한 멸종위기종이다. 참치류 가운데서도 개체 수가 1%에 불과하고 지난 50년 사이 원 개체 수의 97% 이상이 사라졌다. 일본과 한국도 남획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제기구들은 참다랑어를 지키기 위해 공해 상 조업에 국가별 쿼터제를 도입했다. 지난 수년간의 노력으로 개체 수가 다시 복원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참치회 맛에 눈을 뜬 중국의 불법 조업을 막지 못하면 노력이 수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동해 싹쓸이 조업으로 韓 오징어도 급감  

중국 어선단은 수백척씩 몰려다니며 '싹쓸이 조업'을 해 악명이 높다. 저인망 어선으로 해저를 훑는 방식에 자국 근해의 어족 자원도 말랐다. 한국과 일본도 현재 동해 상 오징어 개체 수가 급감하는 현상을 겪고 있는데, 중국 선단이 2017~2019년 유엔 제재를 어기고 북한 동해 해역에서 개체 수의 70%에 달하는 오징어를 쓸어 간 게 주요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원양어선의 충격적인 인권 실태도 문제다. 지난해 사모아 근해에서는 상어 지느러미 불법 채취에 동원된 인도네시아 선원 3명이 바다에 수장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어선 롱싱 629호에서 10대와 20대 선원 3명이 가슴 통증을 호소하다 사망하자 바다에 유기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지난해 국내 인권단체가 관련 사진과 동영상을 확보해 국제사회에 문제를 제기해 최근 미국 당국의 제재로 이어졌다. 사건을 세상에 알린 공익법센터 어필의 김종철 변호사는 중앙일보에 "사망한 선원들은 바닷물을 처리한 물을 식수로 마시고 하루 18시간씩 일하다 동일한 증상으로 차례로 사망했다"면서 "롱싱 외에도 그런 식의 불법 조업 사례는 아주 많지만, 입증이 어렵다"고 말했다.
 

국제기구 "지속 가능한 어업"

참치회의 원재료인 참다랑어 자료 사진. [중앙포토]

참치회의 원재료인 참다랑어 자료 사진. [중앙포토]

'지속가능한 어업', '지속가능한 참치'는 전 세계적인 화두다. 유엔의 해양 특사인 피터 톰슨은 지난 5월 “참치는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 14건 중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참치종 남획이 전년 대비 34.2%로 증가한 것은 1974년 모니터링이 시작된 이후 3배 수준”이라며 “이는 자연과의 평화를 이루기 위해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참치가 가장 많이 잡히는 태평양과 인도양 공해를 관리하는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 인도양참치위원회(IOTC)의 총회 의장인 해양수산부 김정례 주무관은 "참치 자원 관리를 위해 회원국과 어업 쿼터를 조정해 장기적으로 (자원 개체 수가) 우상향 그래프를 그릴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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