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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상위 2% 종부세’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세제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위 위원장(왼쪽 세번째)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 공급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부동산특위는 분양가의 6~16%만 내면 입주할 수 있는 '누구나집' 주택 1만785가구의 시범사업지로 인천 등 6개 지역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뉴스1]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위 위원장(왼쪽 세번째)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 공급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부동산특위는 분양가의 6~16%만 내면 입주할 수 있는 '누구나집' 주택 1만785가구의 시범사업지로 인천 등 6개 지역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8일 의원 총회를 열어 1가구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을 ‘공시가 9억원 초과’에서 ‘공시가 상위 2%’로 변경키로 결정했다.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은 거래 가격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4·7 재·보선 참패 후 부동산 세제 완화 대책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을 계속하던 민주당이 두 달여 만에 내놓은 개편안이다.
 

납세 대상인지 예측 불가, 조세안정 해쳐
대선 앞두고 ‘표’만 따져 편가르기한 셈

우선 종부세는 1가구 1주택자에 한해 공시가격 상위 2% 이상(현재 공시가격 약 11억원 이상) 주택부터 부과된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종부세 납부 대상은 공동주택(아파트·다세대·연립)은 현행 52만5000가구에서 28만4100가구로 줄어든다. 양도세의 경우 양도차익 5억원까지는 현행 기준(공제 비율 40%)을 적용하고 5억원이 넘으면 공제 비율을 차등 적용해 양도차익이 큰 경우의 공제 비율을 줄였다.
 
의총에선 4시간 가까이 격론이 벌어졌다. 부동산세 완화를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표결까지 갔다. 진성준 의원은 "개편안은 부자 감세안으로 정부 부동산 정책기조를 훼손하고 무주택 서민들의 분노와 저항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반대했다. 결국 민생을 강조하며 취임한 송영길 대표가 한 달 넘게 공을 들인 내용이 더 많은 찬성표를 얻었다. 민주당이 거대 여당인 만큼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올해 서울 아파트 4채 중 한 채가 종부세를 내는 기형적 상황은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그러나 상위 2%라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특정 비율 과세’ 방식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변수가 많아지며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조세 안정성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지역별 아파트값 상승률에 따라 상위 2%가 변하기 때문에 해마다 종부세 납부 대상이 달라질 수 있다. 만일 지금의 부동산 상승장이 급변해 요동치면 집값이 하락해도 상위 2%에 포함돼 종부세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공시가격 순서대로 줄 세우면서 들어가는 행정 비용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2% 구간에 근접한 소유자들은 막판까지 대상 여부를 알기 어렵고, 대상에 포함될 경우 반발과 함께 소송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부과 대상을 상위 2%만으로 한정한 건 전형적인 국민 편가르기란 비판도 나온다. 2% 부자들에 대한 부유세로 낙인찍자는 의도가 다분하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해 4·7 재·보선 참패를 겪은 민주당이 다음 대선의 ‘표’를 의식해 특정 비율 과세란 불합리한 개편안을 내놨다는 지적도 궤를 같이 한다. 실제로 개편안을 주도한 김진표 당 부동산특위 위원장은 의총에서 “4·7 재·보선에서 서울 89만 표 차, 부산 43만 표 차로 졌다. 서울·부산에서 100만 표 이상 지면 내년 대선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고 의원들을 설득했다. 경제나 민생이 아닌, 정치와 표의 논리로 접근했다는 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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