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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 보면 먼저 뛰어들던 분” 순직 구조대장 빈소 눈물바다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김동식 구조대장의 빈소에서 20일 동료 소방관이 조문하고 있다. [뉴스1]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김동식 구조대장의 빈소에서 20일 동료 소방관이 조문하고 있다. [뉴스1]

검은 상복을 입은 젊은 아들은 소방관 정복 차림의 영정 속 아버지를 바라보며 소매로 계속 눈물을 훔쳤다. 그를 지켜보던 어머니는 아들의 어깨를 감싸 안고 소리 없이 울었다. 20일 경기도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김동식(52) 경기도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구조대장의 빈소에서다.
 

김동식 대장 각계서 조문 이어져
“너 없이 어떻게 살아” 노모 실신
오늘 영결식, 경기도청장으로
쿠팡 “유족 지원, 장학기금 만들 것”

빈소 단상엔 김 대장이 소방경에서 소방령으로 1계급 특진했다는 내용이 담긴 추서와 녹조근정훈장, 김 대장의 소방모와 기동복이 놓여 있었다. 한 소방관은 “살아있을 때 훈장을 받았으면 영광이었을 텐데, 허망할 따름”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전날 빈소에서 “나도 데리고 가거라. 아이고 내 새끼, 너 없이 어떻게 살아”라며 목 놓아 울었던 김 대장의 노모는 이날도 오열과 탈진을 거듭했다고 김 대장 동료들이 전했다. 노모는 이날 오후 김 대장의 입관식에서 끝내 정신을 잃었다고 한다. 빈소가 마련된 경기도 하남시 마루공원 장례식장에는 정치권 인사나 가족·지인 등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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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소방관들은 김 대장이 현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았던, 든든한 소방관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소방관은 “활활 타오르던 불에도 주저 없이 뛰어들던 분”이라며 “설마 이렇게 가실 줄은 몰랐다”고 눈물을 흘렸다.
 
구조대장은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진입하고,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게 원칙이다. 김 대장은 화재 당일인 지난 17일 탈출 명령이 떨어졌을 당시 대열 맨 뒤에 서서 끝까지 동료를 챙겼다고 한다. 대원들은 모두 빠져나왔지만 맨 뒤에 있던 김 대장은 화마를 떨쳐내지 못한 채 고립됐고 결국 실종됐다. 48시간 뒤인 19일 오전 그의 유해가 발견된 위치는 지하 2층 입구에서 50m 떨어진 곳이었다.
 
김 대장은 1994년부터 27년간 고양·하남·양평·용인소방서 등에서 구조대와 예방팀, 화재조사팀 등을 거친 베테랑 소방관이다. 직업에 자부심이 강했던 그는 구조 역량을 키우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응급구조사 2급, 육상 무전 통신사, 위험물 기능사 등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2010년 경기도지사 표창장을 받는 등 내부적으로도 신망이 두터웠다. 지난해 7월 13명의 사상자가 나온 경기도 용인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도 어깨 수술을 받은 몸을 이끌고 구조 활동에 나섰다.
 
화재 사흘이 지난 현장에는 아직 연기가 나고 있다. [뉴스1]

화재 사흘이 지난 현장에는 아직 연기가 나고 있다. [뉴스1]

영결식은 21일 오전 9시 30분 광주시민체육관에서 경기도청장(葬)으로 거행된다. 장의위원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맡으며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20대인 아들·딸 남매가 있다.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유가족분들이 평생 걱정 없이 생활하실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하겠다”며 “고인의 뜻을 기릴 수 있도록 순직 소방관 자녀들을 위한 ‘김동식 소방령 장학기금’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온라인 등에서는 쿠팡 불매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19일엔 트위터에서 ‘쿠팡 탈퇴’가 실시간 트렌드 1위에 올랐고, 20일에도 ‘새벽배송’과 ‘쿠팡물류센터’가 트렌드 상위에 올랐다. 탈퇴 방법을 상세하게 설명하거나 탈퇴 ‘인증샷’을 공유하는 이들도 있었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전 의장이 화재 당일 사임 발표를 한 것도 논란의 대상이다. 내년 시행 예정인 중대재해처벌법 회피 목적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사임은 이미 5월 말에 확정됐던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김 전 의장은 19일 빈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하남=채혜선 기자, 추인영·최모란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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