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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댁, 당구여제 꺾고 우승했다···2번째 대회만에 정상

프로당구에 전향한지 두번째 대회만에 우승한 스롱 피아비. [사진 PBA]

프로당구에 전향한지 두번째 대회만에 우승한 스롱 피아비. [사진 PBA]

 
‘캄보디아댁’ 스롱 피아비(31·블루원리조트)가 여자 프로당구(LPBA) 전향한 지 두 번째 대회 만에 우승했다. ‘당구 여제’ 김가영(38·신한금융투자)을 꺾었다.

청주에 당구장 오픈, 6시간 연습
조국에 마스크 5만장, 상금 2천만원

 
피아비는 20일 경주 블루원 리조트에서 열린 2021~22시즌 개막전 ‘블루원 리조트 L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김가영에 3-1(7-11 11-4 11-10 11-9) 역전승을 거뒀다. 결승은 5전3승제 세트제로, 1~4세트는 11점, 5세트는 9점을 먼저 따면 이기는 방식이다.  
 
두께 조절에 실패하며 첫 세트를 내준 피아비는 2세트를 3이닝 만에 11-4로 끝냈다. 2세트에 하이런(한 이닝 연속 최다점) 6점, 에버리지(평균) 3.667를 찍었다.  
 
3세트에 김가영이 10-8 세트 포인트에서 3연속 공 타에 그친 사이에, 피아비가 뱅크샷과 빗겨치기로 11점에 먼저 도달했다. 4세트 9-9에서 연속 2득점을 따낸 피아비는 무릎 꿇고 큐를 번쩍 들어 올렸다.  
 
프로당구에 전향한지 두번째 대회만에 우승한 스롱 피아비. [사진 PBA]

프로당구에 전향한지 두번째 대회만에 우승한 스롱 피아비. [사진 PBA]

 
캄보디아 캄퐁참에서 아버지 감자 농사를 돕던 피아비는 2010년 국제 결혼으로 한국에 왔다. 이듬해 남편 김만식(60)를 따라 당구장에서 처음 큐를 잡았다. 2018년 세계여자3쿠션선수권 3위에 오르는 인생역전으로, 캄보디아에서는 ‘피겨퀸’ 김연아급 대우를 받았다.  
 
피아비는 2월 프로 당구로 전향했으나 첫 대회는 32강에서 탈락했다. 프로당구 규정인 세트제, 뱅크샷 2점제, 서바이벌(예선 4인1조 방식)에 고전했다.  
 
이번 대회 PQ라운드(128강)와 64강을 조 2위로 간신히 통과했다. 16강 토너먼트부터는 그의 별명처럼 ‘스트롱(strong) 피아비’였다. 4강에서 김세연, 결승에서 김가영을 연파했다. 김가영은 포켓볼 국제대회를 30차례 제패했고 2019년 3쿠션으로 전향해서도 우승한 선수다.  
 
무관중 대회라 충북 청주에서 TV로 시청한 남편 김만식씨는 “작년 7월 청주에 ‘피아비큐 당구클럽’을 오픈했다. 매일 새벽 연습 포함 5~6시간씩 훈련했다. 초반에 끌려가다 뒤집는 경우가 많았는데 결승전도 그랬다”며 웃었다. 피아비는 최근 피부 트러블이 심해졌다. 마스크를 쓴 채 많게는 새벽까지 10시간씩 훈련해서다. 피아비는 경기 후 “남편이 가장 기뻐할 것 같다. 집에 가면 삼계탕을 끓여주고 제주도로 같이 놀러가기로 약속했다”며 웃었다.  
 
캄보디아에 마스크 5만장을 보낸 스롱 피아비. [사진 리코스포츠]

캄보디아에 마스크 5만장을 보낸 스롱 피아비. [사진 리코스포츠]

 
우승 상금 2000만원을 챙긴 피아비는 “남들이 놀 때 더 열심히 연습하고, 한 큐마다 목숨을 걸었다. 캄보디아에 있는 부모님과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 나보다 남을 챙기는 게 인생에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피아비의 청주 집에는 한글로 ‘나는 이들을 위해 살 것이다’라고 적은 문구와 함께 캄보디아 아이들 사진이 걸려있다. 피아비는 두 달 전 직접 구매한 마스크 5만장과 함께 구충제 2000알, 학용품 1000개를 조국에 보냈다. 아버지가 자전거를 타고 가난한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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