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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행하며 일하는 시대…코로나에 에어비앤비도 변했다

재택근무를 넘어 ‘어디서든 일하는(Work-From-Anywhere) 시대’가 막을 올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원격 근무가 일상이 되면서다.  
 
현대차와 KT는 최근 서울 도심 곳곳에 거점 오피스를 마련했다. 업무공간과 집은 분리하면서, 출퇴근 시간은 줄여 효율적으로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은 ‘메타폴리스’라는 3D 가상 오피스로 출퇴근한다. 오프라인 근무는 전면 폐지했다.
 
에어비앤비는 이처럼 급변한 이동 패러다임을 가장 가까이서, 가장 널리 지켜본 기업이다. 지난달 에어비앤비가 내놓은 ‘새로운 여행 트렌드’ 리포트는 그 관찰의 기록. 회사는 리포트와 함께 100가지 서비스 개편안도 공개했다. 이를 총괄한 에어비앤비 네이선 블레차르지크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지난달 27일 화상으로 만났다. 그는 “이제 여행하면서 일도 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블레차르지크 CSO는 브라이언 체스키(CEO·최고경영자), 조 게비아(이재민 지원 비영리단체 ‘에어비앤비오알지’·에어비앤비 디자인 스튜디오 ‘사마라’ 회장)와 함께 2008년 에어비앤비를 공동창업했다.
 
중앙일보는 지난달 27일 네이선 블레차르지크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를 화상 인터뷰했다. 사진 에어비앤비

중앙일보는 지난달 27일 네이선 블레차르지크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를 화상 인터뷰했다. 사진 에어비앤비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여행 트렌드가 있나.
에어비앤비의 올해 예약 데이터와 지난해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호스트와 게스트 각 4만여 명을 설문한 결과를 종합해보니, 세 가지 큰 흐름이 발견됐다. 먼저 여행 기간의 분산이다. 원격근무가 늘면서 사람들은 직장이나 학교 등 한 곳에 묶여 있을 필요가 줄었다. 언제든 여행과 일상을 병행할 수 있는 유연함이 생긴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게스트 5명 중 1명(19%)이 원격으로 일하며 여행했다. 두 번째는 여행지의 다변화다. 여행지가 광범위해졌다. 2019년 파리 등 상위 10개 도시는 전체 예약의 10%를 차지했지만 올 여름(6~8월) 예약에선 5% 밑으로 내려갔다. 마지막은 장기숙박이다. 2019년 여름 14%였던 28박 이상 숙박 비율이 올 여름엔 24%로 크게 늘었다.
 
여행과 일상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건가.
그렇다. 앞으로의 여행은 인생의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1년에 한두 번, 비행기를 타고 해외 관광지를 찾는 게 기존의 보편적인 여행이었다. 그런데 지난해부턴 가족 단위로 인근, 특히 전원 지역으로 떠나는 패턴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한국의 경우 올해 전체 예약의 18%가 전원 여행이었다(2019년 6~8월엔 8%).
 
바뀐 여행 패턴에서 읽히는 건.
사람들이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도 충분히 즐거운 경험, 긍정적인 유대를 느낄 수 있다는 걸 학습했다. 미국에선 같은 주(州)의 다른 동네로 휴가를 떠나는 ‘스테이케이션’ 같은 단어도 생겼다. 사람들이 로컬 여행을 더 자주, 더 많이 다닐 것으로 본다.
 
에어비앤비가 새로운 트렌드 ‘유연한 여행’을 위해 도입한 세 가지 검색방식. 왼쪽부터 차례로 ‘유연한 예약일’, ‘유연한 숙소 매칭’, ‘유연한 여행지’. 사진 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가 새로운 트렌드 ‘유연한 여행’을 위해 도입한 세 가지 검색방식. 왼쪽부터 차례로 ‘유연한 예약일’, ‘유연한 숙소 매칭’, ‘유연한 여행지’. 사진 에어비앤비

그럼 에어비앤비 서비스는 어떻게 달라지나.
우리의 핵심은 유연함이다. 완전히 다른 근무 형태가 확산되면서 사람들의 스케줄 자체가 유연해졌기 때문이다. 고정된 날짜 대신 주말 휴가, 일주일 휴가 등으로 검색할 수 있는 ‘유연한 예약일’, 고객이 설정한 장소나 가격에선 살짝 벗어나지만, 매력적인 숙소를 더 보여주는 ‘유연한 숙소매칭’, 기대하지 않았던 양질의 장소를 발견할 수 있는 ‘유연한 여행지’ 등이 추가됐다. 지금까지 2억 명이 유연한 검색을 썼다.
 
100가지나 발표했는데 나머지는 무엇인지.
체크아웃, 호스트와의 채팅, 위시리스트 관리 등 숙박 관련 경험 전반을 개선했다. 코로나19 전에는 호텔·항공 등 다른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에어비앤비는 최근 한국관광공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 소비자 대상 ‘K팝 온라인 체험’을 선보이는 등 국내 사업을 확장 중이다. 그러나 아직 자린 못 잡고 있다. 국내 숙박업계의 반발로 정부가 공유숙박의 내국인 숙박일을 연 180일로 제한하는 등 규제 압박이 가해지고 있어서다.
 
한국은 공유숙박 시장이 정체된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할 건가.
공유숙박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한국 정부가 규제 이전에 어떤 게 옳은 방향인지 들여다 봐줬으면 한다. 에어비앤비는 수입을 얻고 싶은 호스트, 새로운 방식으로 여행하고 싶은 게스트,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싶은 한국 정부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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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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