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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64억에 ‘백기’…국내 최대 휴게소, 스스로 문 닫았다

경기 이천시 마장면 중부고속도로 마장 프리미엄 휴게소. 2013년 개장한 국내 최대 규모의 휴게소로, 최근 경영권을 보유한 맥쿼리 측과 운영사업자인 대보유통이 임차료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 대보유통]

경기 이천시 마장면 중부고속도로 마장 프리미엄 휴게소. 2013년 개장한 국내 최대 규모의 휴게소로, 최근 경영권을 보유한 맥쿼리 측과 운영사업자인 대보유통이 임차료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 대보유통]

 
경기도 이천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고속도로 휴게소인 마장 프리미엄 휴게소(마장휴게소)가 임차료 갈등으로 자진 휴업에 들어갔다.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200여 개 가운데 스스로 문을 닫은 것은 초유의 일이다.  

마장휴게소, 지난 14일 자정부터 ‘휴업’
운영회사 “인건비 상승에 코로나 악재
누적 적자 121억…이대로는 운영 불가”
경영주 맥쿼리 측 “현 임차료는 일시적”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장휴게소 운영업체인 대보유통은 지난 14일 자정부터 휴게소 사업을 ‘잠정 휴업’한다고 밝혔다. 식당과 편의점 등 30여 개 매장이 영업을 중단했다. 
 
이날 대보유통은 휴게소 건물 외벽에 “과도한 임차료 부담 때문에 더는 정상 운영이 어려워 휴업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용객에게 양해를 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경영권을 가진 맥쿼리자산운용 측과 대보유통은 2년 넘게 임차료 조정 협상을 벌였으나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결국 대보 측이 휴업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임차료 조정 이슈가 휴업 사태를 부른 배경이다. 대보유통은 지난해 사업주인 맥쿼리 측(법인명 하이플렉스)에 64억6000여 만원의 임차료(토지사용료 포함)를 지불했다. 이는 전체 매출 119억원 중 54.3%에 해당한다.   
 
두 회사가 계약한 것은 2017년이다. 맥쿼리가 2017년 6월 마장휴게소 운영권을 가진 하이플렉스를 600억원에 인수한 다음 운영사업자로 대보유통을 선정했다. 첫해 임차료를 28억여 원으로 하고, 해마다 최소 3% 이상 인상하거나(최소 사용료) 성과에 연동되는 임차료 중 큰 금액을 지급한다는 조건이었다. 성과 연동이란 일반음식점 24%, 편의점 15% 등 주요 시설마다 매출의 일정 비율로 임차료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천시 마장면 중부고속도로에 있는 마장휴게소는 휴게소와 식음료·마트·공연공간, 주유소 등이 함께 있는 복합휴게소로 2013년 4월 문을 열었다. 면적이 2만7491m²로 국내 휴게소 중 가장 넓다. 처음에는 롯데마트와 스타벅스·맥도날드·나이키·노스페이스 같은 유명 브랜드가 입주했다. 하루 이용객 1만3000명 안팎으로 매출 순위로 국내 5~6위권이었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인건비 상승, 코로나19 사태, 고속도로 확장공사 등이 겹치면서 경영 사정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국내 최초로 고속도로 휴게소에 입점했던 롯데마트는 지난해 9월 폐점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최근 하루 평균 이용객은 8300여 명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한때 연 220억~230억원에 달하던 마장휴게소의 매출은 지난해 119억원으로 급감했다. 매출은 반 토막 났는데, 최근 3년 새 임차료(토지사용료 포함)는 63억원(2018년)→65억원(2019년)→65억원(2020년)으로 꾸준히 올랐다. 이는 3년 평균 매출의 46.6%에 이른다.  
 
대보유통 관계자는 “지금까지 30억원을 들여 매장 증축, 환경 개선 등에 투자했으나 이용객이 급감해 누적 적자가 121억원이 넘는다”며 “인건비 상승과 코로나19 같은 예측 불가한 상황이 닥쳤으니 최소 사용료 조건을 폐지하고, 성과연동 요율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롯데마트가 철수하면서 이용객이 감소한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장 휴게소에 걸린 휴업 안내 현수막. [사진 대보유통]

마장 휴게소에 걸린 휴업 안내 현수막. [사진 대보유통]

 
맥쿼리자산운용이 마장휴게소 운영을 위해 설립한 하이플렉스는 최근 3년간 12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순이익이 94억원이 넘는다. 수입원 대부분은 임대료다. 두 회사의 계약기간은 2038년 4월까지다. 이후엔 건물과 토지를 한국도로공사에 기부채납하도록 돼 있다.  
 
호주계 투자회사인 맥쿼리가 국내에 진출한 것은 2002년이다. 그동안 서울양양고속도로의 서울~춘천 구간, 인천공항 고속도로, 인천대교, 우면산터널 등 사회간접자본(SOC)에 주로 투자했다. 과도한 정부보조금, 고액 통행요금 등으로 비난 여론이 일기도 했다.
  
고속도로 휴게소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현재 맥쿼리는 휴게소 매출 전국 1위인 덕평자연휴게소와 행담도휴게소, 평창휴게소 등의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 수익형 민자사업 방식으로 운영되는 휴게소를 인수했다. 마장휴게소 말고 다른 곳에서도 임차료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다. 
 
맥쿼리 측은 “휴게소 운영이 중단된 것은 유감”이라며 “대보유통이 즉시 영업을 재개하고, 합리적인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한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계약조건 조정 요구에 대해서는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임대료는 코로나19에 따른 일시적인 것이다. 오히려 부실 운영의 결과를 하이플렉스에게 떠넘기겠다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하이플렉스 측은 “이달 말까지 대보유통과 도로공사, 하이플렉스 3자가 코로나19 위기극복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는데 일방적으로 운영을 중단한 것은 휴게소 이용객을 볼모로 사회적 불편을 초래한 행위”라며 “특히 공용화장실 사용까지 제한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마장휴게소는 국내 연기금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한 100% 국내 민간 펀드에서 투자한 시설이며, 투자 수익은 국민들의 노후 자금에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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