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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문신

김현예 P팀 기자

김현예 P팀 기자

“눈썹 문신(文身)한 홍준표 의원도 발의에 동참했다.” 등이 드러나는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등에 문신 스티커를 붙인 류호정 정의당 의원의 이 한마디 덕(?)에 10년 묵은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눈썹 문신이 소환됐다. 문신을 ‘의술’이 아닌 ‘예술’의 차원에서 합법의 테두리에 들여놔야 한다며 류 의원이 발의한 타투업법안을 알리기 위한 자리에서였다.
 
홍 의원의 ‘눈썹 문신’ 사연은 이렇다. 2011년 9월 당시 한나라당 대표를 하던 그는 스트레스로 눈썹이 빠지자 “눈썹 때문에 아픈 사람처럼 보인다”는 이야기를 왕왕 들었다. 아내마저 거들고 나서자 눈썹 문신을 했다.  
 
일은 그 뒤에 벌어졌다. 눈에 띄게 진하게 된 눈썹 문신이 의원 총회에서도 화제가 됐다. 별명마저 생겼다. ‘홍그리버드’. 당시 유행하던 눈썹 짙은 게임 캐릭터인 앵그리버드를 연상케 한다는 거였다.
 
문신이 우리나라에서 미(美)의 영역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건 1980년대 일이다. 당시 미국·프랑스에서 개발된 문신을 활용한 눈썹, 아이라인 반영구 화장술이 국내에 상륙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불법 의료행위’를 이유로 쇠고랑을 차게 된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1986년 손님에게 눈썹 문신을 해줬다가 대구의 한 미용실 주인이 처음으로 입건됐다.
 
90년 7월엔 눈썹 문신으로 4억원을 번 가게 주인 이모씨까지 나타나자 경찰이 영장을 치기에 이른다. 무려 2000명에 달하는 손님의 눈썹 문신을 해줄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탓이었다.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으로 기소된 이 씨는 변호사를 샀다. “미용일 뿐 의료행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3년간 무려 재상고까지 하며 버텼지만, 대법원은 “눈썹 문신은 무면허 불법 의료”라는 판례를 내놓는다. 이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문신은 ‘헌법소원’ 대상까지 됐지만, 지금껏 그 기조는 요지부동인 상태다.
 
문신은 의술일까, 예술일까. “나를 가꾸고 보여주고 싶은 욕구는 사사로운 멋부림이 아니라, 우리 헌법이 표현의 자유로 보호해야 하는 국민의 기본권”이라는 류 의원의 퍼포먼스가 ‘파격 드레스’로만 기억되지 않길 바란다.
 
김현예 P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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