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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IS] "전광판에 '4번타자 정훈' 뜨면 놀리기도 하더라"

롯데 정훈.

롯데 정훈.

2021년 6월, '거인 군단' 롯데의 4번 타자는 정훈(34)이다.
 
롯데의 4번 타자하면 딱 떠오르는 선수는 이대호(39)였다. 그는 현재 부상으로 빠져 있다. 부상에서 돌아오더라도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팀 득점력을 높이고자 이대호를 주로 3번에 기용할 계획이다. 이대호가 3번 타자로 나설 때 안치홍이 4번 타자 바통을 넘겨받았지만, 그 역시 부상으로 1군에서 이탈한 상태다.
 
서튼 감독의 다음 선택은 정훈이었다. 정훈은 4번 타자로 나서면서 16일까지 타율 0.418(67타수 28안타), 1홈런, 1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은 1개밖에 없지만 장타율이 0.522로 높다. 4번 타순일 때 출루율은 0.444다. 시즌 장타율(0.472)과 출루율(0.410)을 훨씬 상회한다.
 
지난주엔 주간 타율(0.591), 안타(13개), 루타(17개), 타점(11개) 1위를 차지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356이었다. 6월 8일 사직 롯데전에선 만루 홈런을 포함,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 타이(5개)를 쓸어 담았다. 정훈은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가 선정하는 6월 둘째 주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그가 프로 입단 후 외부에서 받는 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훈은 30대 중반에 새로운 야구 인생을 열어젖혔다. 2006년 현대 육성선수로 계약해 2010년 롯데에 입단한 정훈은 2013~2016시즌 롯데의 주전 2루수였다. 2015시즌에는 타율 0.300을 기록했다. 하지만 수비가 약한 탓에 외국인 선수(앤디 번즈, LA 다저스)에 밀려 백업으로 돌아갔다. 이후 1루수와 중견수를 병행하며 재기를 노렸다.
 
지난해 5년 만에 규정타석을 채우며 타율 0.295, 11홈런, 58타점을 올린 그는 올 시즌 타율 0.325, 6홈런, 37타점으로 커리어 최고 시즌을 예약했다. 득점권 타율은 0.339다. 언제, 어디서든 팀이 빈자리를 잘 메워준 그는 야구 인생의 역전포를 쳐냈다.
 
정훈이 만루 홈런을 때려냈다. 롯데 제공

정훈이 만루 홈런을 때려냈다. 롯데 제공

-MVP 수상을 축하한다.  

"지금껏 구단에서 주는 상 외에는 받아본 적이 없다. 언론사 또는 연말 시상식을 통틀어 처음 받는 상이다. 늦은 나이에 처음 받아서 정말 기분 좋고, 감사하다."
 
-지난주 활약을 돌아보면 어떤가.  
"한 경기에 많은 안타나 타점을 기록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한 주 동안) 몰아친 경우는 처음이다. 안타도 득점권 상황(10타수 6안타)에서 터져 타점으로 많이 연결됐다. 나도 믿기지 않는다."
 
-4번 타자 체질 아닌가.  
"그런 거는 아닌 것 같다(웃음). 타격 밸런스가 5월 말부터 다소 안 좋았다. 그 상황을 버티고 넘겨, 컨디션이 차츰 좋아질 때 4번으로 나섰다."
 
-4번으로 처음 나섰을 때 어땠나.  
"특별히 긴장하거나 부담을 느끼진 않았다. 지난해 딱 한 번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적 있다. 그때 동료들이 '전광판 사진 찍어놓으라'고 놀리기도 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막 4번으로 기용되던 6월 초 고척에서 키움과 경기할 때였다. 키움 선수들이 난리가 났더라. '선발 오더가 잘못된 거 아니냐'며 놀리더라. 서로 친분이 있으니까 장난을 이해한다. 그래도 나도 가만히 있지 않고 '나는 방망이 짧게 잡고 칠거야'라고 받아쳤다. 그동안 4번 타자를 제외하고 다 쳐봤다. 주변에서도 '4번 타자로 진작에 나섰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하더라."
 
-팀 내 타점과 OPS 부문 1위더라.  
"처음 4번으로 나섰을 때 장타 욕심도 많이 부렸다. 딱히 의식한 건 아니지만, 스윙이 커졌나 보더라. 그래서 '1번 타자로 나가는 것처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어차피 내가 홈런 20~30개 칠 타자도 아니고, 그런 기대도 없지 않겠나. 내 장점을 최대한 살리자고 생각했다."
 
-극단적인 어퍼 스윙이다. 몸의 중심을 잃고 자주 넘어질 만큼 독특한 폼을 가지고 있다.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다. 2014~2015년 정확성을 위해 토탭(앞발을 살짝 들어 이동하는 것, 그 외에는 움직임이 거의 없는 동작)으로 타격했다. 하지만 이후 시합을 못 나갔다. 나는 경기에 나가서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은데 기회가 없었다. 한정된 기회에서 임팩트를 주려면 장타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레그킥(우타자가 왼발을 들어 올리며 중심을 이동하는 동작)으로 바꿨다. 점차 내 몸에 익었다. 덕분에 지난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도 쳐보고 타구 스피드와 비거리도 조금 늘어났다. 어퍼 스윙을 하고 넘어지는 건 상대 투수의 투구에 타이밍을 뺏겨서다."
 
-현재 팀 분위기는.  
"시즌 초반 팀에 (성적과 감독 교체 등) 많은 일이 있었다. 주장 전준우 형이 계속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 나와 (손)아섭, (민)병헌이는 후배들에게 '동요되지 말고 선수가 할 수 있는 부분만 착실히, 최선을 다하자'고 얘기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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